“마약은 끊었다고 말해도 다시 손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정시설 안에서 끊지 못하면 밖에서도 반복됩니다.”
법무부가 급증하는 마약류 사범의 재범을 차단하기 위해 교정시설 내부 치료·재활 체계를 처벌 중심에서 회복 중심으로 전환하는 교정정책을 본격화했다. 단순 수용과 통제 중심이던 기존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중독 치료와 사회 복귀까지 연결하는 ‘전담 조직’을 현장에 직접 가동한 것이다.
23일 법무부에 따르면 광주교도소, 화성직업훈련교도소, 부산교도소, 청주여자교도소 등 4개 교정기관에 ‘마약사범재활과’를 신설하고 지난 1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마약사범재활과는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용자를 대상으로 치료와 재활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기존 본부 중심의 정책 기능을 현장 단위 실행 체계로 전환한 것이 특징이다.
법무부는 2023년 6월 본부에 마약사범재활팀을 한시적으로 설치해 운영해 왔다. 그러나 이를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수행할 조직이 부족해 재활 프로그램이 일회성에 그치거나 수용자 특성에 맞는 관리가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교정시설 내 상시 운영 조직을 구축해 관리 체계를 보완했다.
이번 조치는 처벌 중심 대응만으로는 재범 억제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치료와 재활 기능 강화 필요성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용자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수용자는 2020년 3111명에서 2025년 7429명으로 늘어 5년 사이 약 139% 증가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마약류 사범 재활·치료 체계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보다 체계적인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마약사범재활과는 수용자의 중독 수준에 따라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이수 명령 집행과 전문 상담, 출소 이후 사회 복귀 연계까지 전 과정을 담당한다.
법무부는 “중독 수준별 재활 프로그램과 전문 상담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치료·재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전담 인력 선발과 프로그램 참여 수용자 모집이 진행되면서 제도가 시범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운영 단계에 들어섰다. 교정시설 내부에서는 치료와 교육을 병행하는 운영 구조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재활 프로그램은 단계별로 운영된다. 기본 과정(40시간)은 중독 원인 분석과 동기 강화 상담 중심으로 구성되며, 집중 과정(80시간)에서는 인지행동치료와 개인 상담이 병행된다. 심화 과정(120시간)에서는 미술·음악 치료가 추가돼 정서 안정과 자기 통제 능력 회복을 지원한다.
회복이음 과정(160시간)은 치료공동체 개념을 적용한 프로그램으로, 자조모임과 맞춤형 상담, 지역사회 연계 교육을 함께 진행한다. 수용자는 별도 재활 전용 공간에서 관리되며 출소 이후까지 이어지는 회복 경로를 설계받는다.
프로그램 효과도 확인됐다. 법무부가 회복이음 과정 참여자를 대상으로 사전·사후 효과를 분석한 결과, 단약효능감은 62.9점에서 80점으로 상승했다. 반면 통제집단은 77.4점에서 70.4점으로 낮아졌다. 우울·불안 지표 역시 11.5점에서 7.3점으로 감소했다.
다만 치료공동체 방식 운영에 따른 우려도 제기된다. 동일 공간에서 생활하는 수용자 간 약물 관련 정보가 공유되거나 관계 형성이 범죄 네트워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2021년 이른바 ‘마약계의 대모’로 불린 최모씨 사례 역시 교정시설 내 인맥 형성이 출소 이후 마약 거래망 확장으로 이어진 사례로 언급된다.
전문가들은 재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력 전문화와 외부 협력 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교정 인력 대상 전문 교육과 함께 임상 전문가 참여를 확대하고, 치료 인력 소진을 방지하기 위한 지원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마약사범재활과를 심리학 박사와 임상심리사·중독심리사 등 전문 인력 중심으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중독심리학회와 협력한 자체 교육 과정을 통해 전문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소 이후 재활 연계도 확대하고 있다. 법무부는 수용자 석방 시점에 맞춰 치료보호기관 연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산하 중독재활시설 ‘함께한걸음센터’를 통해 상담과 자조모임, 가족 지원 등 단계별 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와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내 치료·재활 기능 강화는 재범 방지뿐 아니라 사회 안전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현장 중심 재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