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들썩 후 사라진 지갑”...절도 혐의 60대 2심서 무죄

CCTV에 결정적 장면 부재
피고인 일관되게 습득 부인

 

엉덩이를 들썩이며 버스 좌석에 놓인 지갑을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형사5-2부(한나라 부장판사)는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A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8월 29일 경남 김해시 한 시내버스에서 현금 20만원이 든 지갑을 가져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지갑이 놓인 좌석에 앉은 뒤 엉덩이를 반복해 들썩이거나 양손을 엉덩이 아래 넣었다 빼는 모습이 담겼다.

 

1심은 이를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다. A씨가 지갑을 인식한 상태에서 자리를 지켰고, 이후 자리에서 일어난 뒤 지갑이 사라진 점 등을 종합해 점유이탈물횡령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범행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형법상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물건 주변에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자신의 지배 아래 두려는 행위와 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나야 한다.

 

또 형사재판에서는 이러한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돼야 하며, 의심이 남을 경우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한다.

 

재판부는 “A씨가 지갑을 직접 집어 가져가는 장면은 CCTV에 촬영되지 않았고, 승객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이를 목격한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수사 단계부터 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지갑을 가져간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갑의 금전적 가치가 크지 않고 피고인이 별다른 전과 없이 생활해 온 점 등을 고려하면 형사처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를 취득할 동기가 뚜렷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당시 반바지와 소지품으로 불편함을 느껴 몸을 움직였다는 취지의 설명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