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설립한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1인 기업 대표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형사7부(임주혁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50대 김모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단독 주주로 있는 3개 회사를 운영하면서 2021년 6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약 14억6000만원의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옮겨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회사 간 실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꾸며 허위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도 확인됐다. 해당 자금은 생활비 등 사적 용도로 쓰이거나 일부는 지인에게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재판에서 “사업 운영 과정에서 자금을 유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통상적인 관행이며 회사에 손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실질적 피해가 없거나 경미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피고인이 사실상 1인 주주로서 개인 재산과 법인 재산을 혼용해 사용해 온 점은 일반적인 횡령 사건과 동일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현행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횡령·배임으로 취득한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등으로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대법원은 1인 회사의 법적 성격과 관련해 “주식회사의 주식이 사실상 1인의 주주에게 귀속돼 있는 경우에도 회사와 주주는 별개의 인격체로서 회사 재산이 곧바로 그 1인 주주의 소유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회사 자금을 임의로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는 취지다(1999. 7. 9. 선고 99도1040 판결).
이와 유사한 하급심 판단도 있다. 2025년 광주지방법원은 1인 회사 대표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건에서 횡령 혐의로 처벌했다.
해당 대표는 약 3년 4개월 동안 회사 계좌에서 배우자 명의 계좌와 개인사업자 계좌 등으로 자금을 이체하거나 현금을 인출했고, 이 과정에서 60여 차례에 걸쳐 약 12억8000만원을 개인 용도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피고인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 집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자금 사용처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고, 생활비와 개인 채무 변제 등 사적 용도로 사용된 정황이 확인된 점을 근거로 불법영득 의사를 인정했다.
또 일부 금액이 사후에 반환되거나 정산됐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 범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1인 회사라도 법인과 개인은 법적으로 엄격히 구분되는 별개의 주체”라며 “지배 구조나 소유 형태와 관계없이 회사 자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순간 횡령이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사용에 대한 객관적 증빙이나 적법한 회계 처리 없이 임의로 집행할 경우 형사 책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사후에 일부 금액을 반환하거나 정산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횡령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