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은 늘 조심스럽다. 한 문장이 누군가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치는 한 가지 현실은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이들이 법률 상담에서 “이길 수 있나요”라고 묻지만, 그 질문의 본질은 결국 “지금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느냐”에 가깝다. 분쟁은 대개 법률문제로 시작하지만 곧 생활 전반으로 확산된다. 거래 갈등은 사업 운영을 흔들고, 형사 절차는 직장과 가족관계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 래서 법적 대응은 단순히 승패를 가르는 과정이 아니라 일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실제 분쟁에서 당사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하는 것은 복잡하지 않다. 불확실성을 줄이고, 손해를 최소화하며, 과도한 갈등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분쟁이 초기 대응의 부재나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불필요하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계약 분쟁에서는 구두 약속이나 관행에 의존한 거래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납품, 검수, 하자 통지 등 기본적인 절차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분쟁이 장기화되기 쉽다. 전문가들은 거래 과정에서 최소한의 문서화와 시간 순서 정리가 분쟁 예방의 핵심이라고 지적
Q1. 안녕하세요. 절도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되어 유치장에 구금되었습니다. 가족이 소식을 듣고 급히 변호사에게 연락했고, 변호사는 선임계를 제출하기 전 사건 파악과 수임 여부 결정을 위해 유치장으로 찾아와 접견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정식 변호인으로 선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접견이 거부됐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의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아래의 답변은 일반적인 법리에 대한 설명이며, 실제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정황에 따라 법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변호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헌법 제12조 제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변호인 조력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합니다. 이 권리는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핵심적인 절차적 권리입니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려면, 변호인을 선택하기 위해 상담하는 과정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즉 변호인 선임의 전제가 되는 접견 자체가 변호인 조력권의 핵심 내용이므로, 아직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변호인이 되려는 자’에게도 피의자와 자유롭게 접견할 권
Q1.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징벌대상행위 적발 보고서에 손도장(무인)을 찍으라고 하는데, 내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거부해도 되나요? 거부하면 ‘지시불이행’으로 징벌받나요?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문의 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를 가정해보고, 이어서 관련 법리와 실무 조치, 주의 사항 등을 답변드리겠습니다. 1) 사실관계(가정) 수용자 A는 같은 거실 수용자와 사소한 시비가 붙어 언쟁을 벌였습니다. 이후 교도관이 와서 당시 상황을 기록한 ‘징벌대상행위 적발 보고서’를 보여주며 손도장(무인)을 찍으라고 지시했습니다. A씨는 보고서에 적힌 내용 일부가 사실과 다르다고 생각해 손도장을 찍지 않겠다고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교도관은 정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며 ‘지시불이행’으로 다시 징벌하겠다고 합니다. 2) 법리 수용자는 헌법 제12조 제2항에 따라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 즉 ‘진술거부권’을 가집니다. 이 권리는 형사절차뿐만 아니라, 징벌 사유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처럼 장차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행정절차에서도 보장됩니다. 징벌대상행위 적발 보고서에 손도장(무인)을 찍
PD: 변호사님, 이번 사건은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스포츠 경기의 승패나 점수 차를 예측하는 게임이 문제 된 사안입니다. 스포츠는 일정 부분 분석이 가능한 영역인데 이를 형법상 도박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핵심을 먼저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김변: 네, ‘형법 제246조가 정한 도박의 개념에 이 사건이 해당하는지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 되겠습니다. 도박은 ‘재물을 걸고 우연에 의해 재물의 득실이 결정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게임머니가 재물인지, 그리고 스포츠 결과 예측이 법적으로 ‘우연’에 해당하는지가 판단의 대상이었습니다. PD: 먼저 ‘우연’의 의미가 중요해 보입니다. 스포츠 경기라면 선수 전력이나 통계를 통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는데, 대법원은 이를 어떻게 판단했습니까? 김변: 여기서 말하는 ‘우연’은 결과가 완전히 무작위일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사자가 그 결과를 확실히 예견하거나 자유롭게 지배할 수 없으면 충분하다는 것이 기존 판례의 입장이었는데요. 대법원도 이를 따랐습니다. 스포츠 경기 역시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므로, 참가자가 이를 통제할 수 없는 이상 형법상 우연성
Q.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피해자가 미성년자 의제강간에 해당하는 연령인 만 16세 미만일 경우 명시적인 동의 후 성관계를 했더라도 처벌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연령이 만 16세 이상부터 만 19세 미만일 때에도, 명시적인 동의 후 맺은 모든 성적 관계에 대해 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 한 가지, 연령 기준과 관련한 질문입니다. 2026년 3월 17일 기준으로 만 16세 이상부터 만 19세 미만에 해당하는 사람이 ‘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난 사람’부터 ‘2007년생 중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까지가 맞는지도 궁금합니다. A.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19세 이상인 사람이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상대방의 명시적인 동의가 있더라도 그 동의가 처벌을 막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즉, 만 16세 미만이면 폭행이나 협박이 없고 외형상 동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법률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만
PD: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요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예전보다 훨씬 무거운 처벌을 받는다고 하던데요? 김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입니다. 맞습니다. 2017년 대법원 판결 이후 보이스피싱 처벌 기준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37명의 조직원이 단순 사기죄가 아니라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로 함께 기소된 사건이었는데요. 총책, 간부, 상담원, 현금인출책까지 모두 포함됐습니다. 피고인들은 “우리는 범죄단체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상고심까지 다퉜습니다. PD: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단체로 인정되느냐에 따라 차이가 큰가요? 김변: 차이가 상당합니다. 형법상 범죄단체는 다수인이 범죄를 목적으로 계속적으로 결합하고 일정한 통솔체계와 위계질서를 갖춘 조직을 의미합니다. 범죄단체로 인정되면 사기죄와 별도로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가 추가로 성립하게 됩니다. 이 경우 형량이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피고인들은 단순히 일당을 받고 일했을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던 것입니다. PD: 그럼 대법원은 이 사건을 어떻게 판단했나요? 김변: 대법원은 해당 조직을 명백한 범죄단체로 인정했습니다. 총책을 중심으로 간부, 상담원, 현금인출책 등으로 역할이 분담
Q. 저는 수사 초기부터 강간 혐의는 부인했고, 상해 부분 중에서도 피해자의 안면부를 1회 폭행한 사실만 인정했습니다. 공소사실에 기재된 옆구리 폭행이나 목을 조른 사실, 항거불능 상태에서의 성기 삽입은 일관되게 부인해 왔습니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제가 안면부 폭행을 인정한 점을 근거로 나머지 폭행 사실까지 모두 인정했습니다. 성기 삽입 여부와 관련해서도 피해자 진술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변경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최초 경찰 조사에서 성기 삽입이 있었다고 진술했지만, 피해자 신체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 Y-STR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들은 이후에는 “완강히 반항해 실제 삽입은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진술을 바꾸었습니다. 이후 법정에서는 다시 삽입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했고, 결국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이 경우 항소심에서 무죄를 적극적으로 다투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합의를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나은 선택인지 궁금합니다. A. 형사재판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며, 유죄 인정은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피해자 진술이 주요 증거가 되는 사건에서는 진술의 일관성, 구체성,
사법 기록을 들여다보면 때로는 사건의 본질보다 더 큰 문제를 드러내는 장면이 있다. 한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명 변호사와 미스코리아 출신 파워 블로거 사이의 불륜 스캔들도 그런 사건이었다. 사건 초기에는 불륜 여부가 관심의 중심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강간치상 무고를 교사했다는 의혹이었다.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해당 여성은 과거 증권회사 임원 A씨와 술자리를 갖던 중 말다툼 끝에 술병에 머리를 맞아 전치 2주의 열상을 입었다. 이 사건의 법률 대응 과정에서 논란이 된 것은 사건 처리 방향이었다. 당시 여성은 신체 접촉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변호사가 강간치상 혐의로 고소할 것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단순 폭행 사건으로는 합의금 규모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사건은 결국 무고 교사 혐의로 수사와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허위 고소를 유도해 합의금을 노렸다는 정황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1심 법원은 해당 변호사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와 상고가 이어졌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판결을 확정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
Q. 안녕하세요. 저는 억울하게 모함을 당해 징벌방에 조사수용되었습니다. 형집행법상 조사기간이 10일로 정해져 있었는데, 기간이 끝난 뒤에도 이틀 동안 계속 징벌방에 수용되었습니다. 저는 담당 교도관에게 조사기간이 연장된 것인지 확인했지만, 전자수용기록부에는 연장된 기록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교도소 측은 조사기간 마지막 날에 ‘조사기간 연장보고’를 작성했기 때문에 적법하게 연장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연장보고서의 소장 결재일은 조사기간 만료일이 아닌 그 다음 주 월요일로 되어 있습니다. 형집행법 시행규칙과 교정특별사법경찰 운영규정에 따르면 조사기간을 연장하려면 소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경우 만료 후에 결재가 이루어진 연장이 적법한 것인지, 또 이를 근거로 한 징벌 처분도 유효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조사기간 연장 시 수용자에게 통지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징벌대상 행위에 대한 조사를 위해 수용자를 분리수용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10일 이내이며,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해 7일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러한 연장은 기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