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과 아세안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 이웃사촌 같은 관계”라며 협력 확대를 예고했다. 최근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스캠센터(사기 범죄단지)에 대해 한-아세안 초국가범죄 대응 강화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한 ‘이웃사촌’과 같은 관계”라며 “한국에서의 ‘이웃사촌’은 피를 나눈 친척과도 같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한 “아세안은 한국의 3대 교역 대상이자 경제·산업 성장의 핵심 파트너”라며 “한국은 누적 85억 달러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해 아세안의 미래에 투자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가까운 관계가 된 양측은 지난해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했다”며 “오는 2029년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CSP’는 한국의 대 아세안 협력 확대 비전의 일환이다. 한국이 아세안의 꿈과 희망을 이루는 조력자(Contributor)이자 성장과 혁신의 도약대(Springboard), 평화와 안정의 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배경에는 주요 증인으로 등장한 카카오 전직 임원의 위증 전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해당 인물이 과거 법정에서 위증죄로 처벌받았던 사실을 확인한 뒤,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카카오 전직 임원인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은 지난해 7월 열린 심문 과정에서 재판부로부터 “2015년 8월 위증죄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그렇다”고 인정했다. 이 전 부문장은 당시 위증 경위에 대해 “그때 근무하던 회사에서 임원 전체가 ‘당시 실소유주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저도 잘 몰라서 ‘예’라고 대답했다가 문제가 됐다”며 “회사 일로 우연히 연루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지난 21일 김 창업자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준호의 진술이 없었다면 피고인들이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준호는 별건 수사 과정에서 강한 압박을 받았고, 그로 인해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전 부문장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발생하는 범죄단지 수사와 피해자 보호 강화를 위해 현지 파견 경찰관 2명을 선발했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20일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에 협력관 자격으로 근무할 경찰관 2명이 새로 선발됐다. 이로써 현지 대사관 내 경찰 인력은 총 5명으로 늘었다. 이번에 선발된 경찰관은 모두 경감급으로, 경찰청과 인천경찰청에서 각각 1명씩 파견된다. 이들은 현지 사기범죄 조직 단속, 피의자 송환, 실종자 수색 등 한·캄보디아 간 공조수사를 담당하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투자·사기형 범죄가 늘고 있어, 상시 협력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인터폴·아세아나폴 및 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공조협의체’를 발족했다. 한국 경찰이 주도해 만든 첫 국제협력 플랫폼으로, 최근 확산하는 초국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 공조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수의 ‘갑질’ 피해를 호소한 전남대학교 대학원생이 숨진 사건을 두고 국정감사장에서 전남대의 책임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교수 개인의 일까지 떠맡았던 정황이 드러나며 대학 내 ‘위계형 착취 구조’에 대한 제도적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22일 전북대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월 전남대에서 갑질 피해를 호소하고 숨진 학생의 메모에는 4개 연구과제의 행정업무를 떠맡고, 교수의 골프대회 준비와 칠순잔치 현수막 제작 같은 사적 일을 수행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총장이 진상조사했다고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계약직 연구교수에게 규정에 따라 2학기 수업을 배정해줬다”며 “대학원생을 값싼 노동력이나 개인 비서로 취급하는 관행이 여전히 만연하다”고 성토했다. 같은 당 진선미 의원 역시 “대학원생의 문자메시지를 보면 인건비 회수와 계좌 관리, 부당한 업무지시가 반복됐다”며 “교수 배우자 명의의 페이퍼컴퍼니 일까지 학생에게 시켰다는 건 학문 공동체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대학 조직문화의 문제”라며 “지도·연구교
이재명 대통령이 경검의 수사·기소 분리 이후 첫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이 국민 신뢰로 답해야 한다”며 책임성과 전문성을 거듭 강조했다. 수사권이 커진 만큼 공권력 남용보다 투명성과 공정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2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창경 80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며 “경찰에게 주어진 공권력의 유일한 근거는 국민의 신뢰”라고 말했다. 특히 “자치경찰제의 확대와 수사·기소의 분리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국민은 묻고 있다. 경찰 권한이 커지면 국민의 삶이 더 나아지느냐는 물음에 진지하게 응답해야 한다”며 경찰의 책임 있는 변화와 자기혁신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마약, 보이스피싱, 딥페이크 사이버 범죄 등 신종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스마트 경찰’로 거듭나야 한다”며 “국가 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첨단 AI 기술을 범죄예방에 접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제폭력이나 스토킹으로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경찰이 먼저 나서야 한다”며 “마약은 국민 일상에 스며드는 중대한 사회 문제로, 수사·치료·재활이 연계되는 협력체계
캄보디아 현지 온라인 사기 조직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이 18일 오전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대한항공 KE9690편 전세기는 이날 오전 8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인근 테초 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약 5시간 20분 만이다. 송환 대상자들은 기내에서 곧바로 체포됐으며, 국적법상 국적기 내부도 대한민국 영토로 간주돼 체포영장 집행이 가능하다. 착륙 후 수갑이 채워진 이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각 관할 경찰관서로 압송됐다. 입국 수속까지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됐으며, 충남경찰청 45명, 경기북부청 15명, 대전경찰청 1명, 서울 서대문경찰서 1명, 경기남부청 김포경찰서 1명, 강원 원주경찰서 1명 등으로 분산됐다. 현장에는 경찰 호송조 190여명이 투입됐다. 피의자 1명당 경찰관 2명이 양팔을 붙잡은 채 이동했고, 일부는 휠체어를 타거나 A4 용지로 얼굴을 가리기도 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개를 숙인 이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으며, 준비된 호송용 승합차 23대에 차례로 탑승했다. 호송 행렬 주변에는 소총을 든 경찰 특공대가 도열했고, 기동대 등도 대거 배치돼 공항 일대는 삼엄한 분위기를 이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욕설과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빚은 여야 충돌이 결국 ‘징계·고발전’으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욕설 논란의 당사자인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고, 국민의힘은 박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김우영 의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6일 민주당 이기헌·문금주·이훈기 의원은 국회 의안과에 박정훈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공식 제출했다. 백승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김우영 의원을 향해 욕설과 폭언을 했다”며 “이는 국회의원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욕이자 국회 품위를 심각히 훼손한 행위”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열린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김우영 의원은 박정훈 의원이 지난달 초 자신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논란이 촉발됐다. 김 의원이 공개한 사진에는 “에휴, 이 찌질한 놈아”라는 문구와 함께 발신자 번호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적인 전화번호를 공개한 것은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라며 즉각 반발했다. 고성이 오가는 과정에서 박정훈 의원이 “이 한심한 XX야”라며 욕설을 퍼부었고, 여야 간 충돌로 회의장이 한때 정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주식리딩방 사기 범죄를 저지른 일당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이들은 해외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하며 투자자들을 속여 수십억 원을 가로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범죄단체가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송모(26)씨와 이모(39)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각각 징역 3년 2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들은 2024년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 본거지를 둔 주식리딩방 사기 조직에서 활동하며, 국제 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해 국내 피해자 23명으로부터 약 19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중국인 총책이 조직한 범죄단체에 가입해 범행에 가담하고, 허가 없이 온라인 주식 투자사이트를 개설·운영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함께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죄수익을 얻기 위해 조직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송씨와 이씨에게 각각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2096만 원과 192만 원의 추징을 명했다. 2심은 “주변인까지 범행에 끌어들인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두 사람이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받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다소 낮춰 각각 징역 3년 2개월로 감형
교정시설 내 수형자도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 대상이지만, 실제로 제도의 혜택을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존재함에도 작동하지 않는 ‘유령 제도’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3일 법무부가 발간한 2025년 법무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교정시설에서 산업재해 보상금 또는 위로금이 지급된 통계는 0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5명(총 9,872만 원)에서 2018년 5명(1억4,546만 원)으로 증가했지만, 2023년에는 2명(1,392만4,000원)에 그쳤고 2024년에는 단 한 건의 신청이나 지급 승인도 없었다. 이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돼 있음에도 실제 보상 절차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형집행법 제74조 제1항은 “작업 또는 직업훈련으로 인한 장해 발생 시 및 사망 시 위로금 또는 조위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수형자의 생명과 신체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로 마련된 조항이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는 2006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을 통해 교정시설 내 작업 중 발생한 재해에도 적용되도록 확대됐다. 이에 따라 수형자는 장애등급(1~14등급)에 따라 최소 251만 원에서 최대 6,736만 원까지 보
신축 아파트 분양사무소 직원으로 가장해 자녀의 어린이집 학부모 등 지인들을 속이고 50억 원이 넘는 거액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부(재판장 김종기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금 일부(약 29억 원)가 반환된 점은 유리한 사정”이라면서도 “범행 수법이 치밀하고 피해 규모가 막대한 데다, 편취한 돈을 불법 도박에 탕진하고 피해자들의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안성의 신축 아파트와 평택 지식산업센터 분양사무소 직원으로 행세하며 “가계약금을 내면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속이는 방식으로 12명에게서 약 54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 상당수는 자녀의 어린이집 학부모 등 평소 교류하던 지인들이었다. 그는 이 외에도 중고 휴대전화를 거래하던 지인의 사업장에서 1200만 원 상당의 휴대전화 9대를 훔치고, 여자친구 명의의 리스 차량을 임의로 제3자에게 넘기는 등 범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