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16년 한국에 들어왔다. 외국인은 아니고, 가깝고도 먼 북한에서 넘어왔다. 북에 남은 가족들이 나 때문에 처형당했을 수도 있다. 가족 생사도 모른 채 한국에 왔으니 잘 살아야 하는데 이 교도소란 곳에 오니 더욱더 가족 생각이 많이 난다. 남들은 가족 접견이 당연하지만, 나에겐 꿈과 같은 일이다. <더 시사법률>을 통해 수용자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다. 당연한 가족 접견이 누군가에게는 꿈에서조차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가족들에게 잘하시고 다들 건강하게 출소하세요. 북에 살아 계시는지 아니면, 생각하기도 싫지만 생사도 모를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출소하고 이 마음 잊지 않고 부모님 몫까지 열심히 살겠습니다. 교도소란 곳에서 삼시 세끼 먹는 것조차 죄스럽습니다. 저를 건강하게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어머니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교
처음에는 무서웠습니다. 목소리에도 위엄이 느껴지고 외모에도 근엄함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인정이 많으신 분이셨습니다. 눈이 크시고 미남형이지만 성격은 카리스마 있는, 기본에 어긋나면 가차 없이 혼을 내시는 계장님. 구치소가 처음이라서 무섭고 생소했는데 701동 9실 룸메이트분들이 너무 잘 대해주셨습니다. 한 달 정도 생활을 해보니 이○○ 계장님도 너무너무 인자하시고 마음이 넓으신 분이라는 걸 느낍니다. 제가 패션디자인과를 졸업해 옷을 잘 만들고, 옷 수선도 스스로 하는데 어느 날 바느질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노래를 흥얼거리게 됐습니다. 그때 계장님이 듣고는 지금 제정신이냐고 화를 내셨습니다. 저도 그때 너무 당황했습니다. 계장님께서 “여기 놀러 왔냐”고 크게 꾸짖었습니다. 눈물이 날 뻔했습니다. 저도 제 행동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계장님이 비싼 영양 두유를 먹으라고 주시면서 용서해 주셨습니다. 이후 몇 번의 작은 실수가 있었지만 말로 주의 주시고 넘어가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계장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교
젊었을 적에는 몰랐죠. 주위에서 제일 무서운 건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라던데 제가 이제 나이 먹어 보니 정말 실감이 납니다.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교도소에서 일명 '법자'라는 이름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징역을 9개월 넘게 살고 있는데, 이 법자 타이틀을 가지면 인간 대접 못 받습니다. 아참, 저 죄인이죠. 그러니까, 같은 죄인이라도 쓰레기 취급합니다. 제가 아무리 100% 잘 해도 법자는 30~50% 정도로만 사람 취급합니다. 이 나라가 자본주의 국가 아닙니까. 여기 직원들도 수용자를 볼 때 영치금 확인 먼저 하죠. 쉽게 말해 영치금이 신분이고, 영치금이 많으면 징역 생활도 정말 편합니다. 내가 아무리 생활을 못 해도 다 용서가 됩니다. 사회나 여기나 똑같습니다. 돈의 힘은 정말 무섭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도 여기서의 생활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필이면 여기 ○○교도소가 생긴 지 11년 되어 가는 새 교도소입니다. 때문에 위탁 공장도 얼마 없어 출역을 나가 영치금을 버는 것도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는 여기서 징벌방에 네 번이나 가게 되었답니다. 영치금이 없다 보면 할
노숙자들이 밖을 돌아다니다 사고를 쳐 감옥에 들어온다 봄,여름.가을도 아닌 겨울에만 다시 봄이 되면 세상 밖으로 나가 길거리를 돌아다닌다 노숙자들이 겨울에만 감옥을 찾는 건 찬 바람을 피해 온 게 아닌 사람의 온기가 필요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3 대선을 앞두고 전국 지지도 51%를 기록하며, TK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과 연령층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PK(부울경) 지역에서도 41%로 김 후보(39%)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6일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51% △김문수 29% △이준석 8%를 기록했다. 의견 유보는 12%이다. 지역별 지지도를 살펴보면 이 후보(이하 이준석 후보는 별도 구분 표기)는 최대 표밭인 서울(50%)과 인천/경기(55%), 민주당 텃밭인 호남(76%)에서 과반 지지도를 달성했다. 충청권(46% vs 29%)과 부울경(41% vs 39%)에서도 선두를 달렸고, TK(34%)에서만 김 후보(48%)에 뒤졌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김 후보 보다 낮은 지지도를 기록했지만 30% 벽을 돌파했다. 지난 20대 대선 당시 TK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는 73.89%를 득표했고, 이 후보는 22.76%에 그쳤다. 당시와 현재 여론조사를 단순 비교하면 이 후보는 10%p가량 치솟았고, 김 후보는 과반 지지도 힘겨운 상황에 몰렸다. 이 후보
문득 “1년이란 시간이 흐르면 사회에 있는 모두에게 잊혀진다”라고 적은, 타 기관에 수용 중인 친구가 보낸 편지 내용이 떠오른다. 그런 말에 대비는 하고 있었지만 잊혀진다는 것에 익숙해지기란 참 어렵다. 머리로는 생각한다. 이제 더이상 사회에서 올 소식은 기다리지 말자고. 하지만, 편지 받을 시간이 오거든 마음에선 기대한다. 혹시 하고 편지를 들고 오는 직원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고 내 이름을 부를 것에 대비한다. 하루, 일주일, 한 달, 석 달, 여섯 달… 찾아오는 소식의 점점 빈도가 잦아질 때마다 기다리는 내 마음에 실망도 잦다. 난 아직 구속될 때의 그날, 그 시간에 멈춰있지만 벌써 계절은 돌고 돌아 구속될 당시의 그리운 계절로 바뀌고 있다. 잊혀짐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있긴 할까. 아마 난 매일 기대하고, 실망하고를 반복할 테지만 그런 기대감으로 또 하루를 기다리고 버틸 수 있는지도 모른다. 정말 1년이 지났을 즈음에 모두에게 잊혀져도 난 매일 기다릴 것 같다. 그러다 보면 그토록 기다리던 날이 찾아올 테지. ○○○교
엄마~ 이곳에서 세 번째 겨울이 지났네. 벌써라고 해야할 지 아직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우리 한 번의 겨울만 더 헤어져 있으면 만나지 않을까싶네. 내가 보내는 예쁜 편지지는 방에 같이 지내는 솜씨좋은 언니 동생들이 다 만들어서 그려준 거다. 꽃 그림 이쁘제~ 아끼다가 어버이날 엄마 주려고 보냈당. 이쁜 우리 엄마 주름살 늘어나니까 이제 쓸데없는 걱정 고마해라. 돈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돈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엄마가 자꾸 얘기 안 해도 여기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하나뿐인 내 새끼랑 떨어지면서 마음에 멍들게 하고 하나뿐인 엄마 가슴에 커다란 대못 박아 놓고 여기 와 있는데 기나긴 세월 흩어져버린 시간 딸한테도 엄마한테도 어떤 행동과 마음으로도 보상 할 수 없다는 거 나도 안다. 앞으로 약속한대로 엄마 말 잘 듣고 다 의논하고 살게. 엄마도 지금 이 힘든 시간들 자꾸 가슴앓이 하지 말고 더 행복해지려는 갖춤이라 생각해도. 여기에 있어보니까 살아가는 게 정말 별 거 없었는데 늦게 후회해봐야 소용도 없지만 무슨 벼슬 할 거라고 내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아등바등 욕심내면서 살았나싶다. 엄마랑 토끼 같은 내 새끼 건강하고 평범하게만 살아도 내 맘에 행복만 있
지금 인생의 고비에 서 있는 당신아 무언가를 쫓느라 고달픈 삶 속에 지친 당신아 막막한 현실에 잠 못 이루고 있는 당신아 이제 괜찮다. 이제 좀 멈추고 이제 좀 쉬자. 당신 참 애썼다. 지금의 멈춤은 더 나은 시작을 위한 행복의 씨앗일 뿐… 우리는 아직 실패하지 않았다. 당신은 아직 성장 중이며 우리는 인생의 고비마다 한 뼘씩 자라난다… ○○○교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내 몸이 기억하는 습관같은 작은 몸짓이 언제나 외부에 벽을 치고 있음을 요즘 들어 부쩍이나 느껴집니다. 그리 좋아하지는 않아도 대놓고 싫어한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은연중 사람들을 가려본 것 같기도 한 것 같습니다. 내 사람이 아니면 등을 돌렸던 내 작은 몸짓이 다가 설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말했던 어느 젊은 친구의 말이 떠올라 이젠 등돌림을 멈추고 모두를 품어보려 합니다. ○○○교
법무부는 14일, 취약계층을 위한 법률상담 서비스인 ‘법률홈닥터’ 사업이 ‘2025 국가대표브랜드 대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고 밝혔다. 법률홈닥터 사업은 2012년 도입된 이후, 법무부 인권국 소속 변호사들이 지방자치단체 및 사회복지협의회 등 지역 거점 기관에 상주하면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현재는 종합사회복지관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 복지망을 통해 기초생활수급자, 범죄피해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대상으로 법률상담·법교육·유관기관 연계 등 종합적인 법률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집중호우 피해 법률지원단',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 법률지원단', '의사 집단행동 피해 법률지원단', '울산·경북·경남 산불 피해 법률지원단'등 법무부 중대재해 법률지원단에도 참여한다. 승재현 법무부 인권국장은 “앞으로도 법무부는 지역과 연대해 법률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