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깎이와 관련한 두 번째 이야기는 앞선 일상과는 전혀 다른, 훨씬 무겁고 치열한 현장의 기록입니다. 어느 날 한 수용자가 갑자기 “죽고 싶다”며 손톱깎이를 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이나 수감 생활에 대한 거부감, 혹은 공황장애나 우울증 같은 심리적 불안이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상황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의료과로 호송하여 확인 절차를 거쳤습니다. X-ray 촬영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뱃속에는 손톱깎이뿐만 아니라 칫솔 조각, 핀셋, 압정 같은 여러 가지 이물질이 한꺼번에 포착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배출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에, 결국 외부 병원으로 긴급히 나가 내시경이나 수술을 통해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수용자가 외부 병원을 이용할 때는 보안을 위해 최소 3명의 교도관이 반드시 동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응급 상황은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 아니기에, 관련 직원들에게는 즉시 추가 근무가 통보되고 현장에 투입됩니다. 평온하던 근무 일과가 한순간에 긴박한 외부 호송 업무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이물질 취식’ 사건은 교정시설 내에서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발생 횟수를
혼인신고 저에겐 결혼을 약속한 사람이 있습니다. 짧은 연애를 마치고 작년 1월 초 살림을 하나로 합쳤습니다. 이후 간단하게 결혼식과 혼인신고를 할 예정이었지만, 3개월 뒤 아내를 만나기 전 사건이 불거지면서 그간의 소중한 시간을 뒤로한 채 저는 구속되고 말았습니다. 아내에게는 ‘잠깐 거래처 좀 다녀오겠다’는 말을 했던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아내는 접견을 올 때마다 울기만 하였습니다. 아내와 저는 12년 차 띠동갑입니다. 아내는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고, 저는 아내를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에 기다리지 말라고 권했지만, 아내는 되레 저를 나무랐습니다. '이런 일로 끝낼 거면 당신을 만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면서 마음 약해지지 말라고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었습니다. 수용 생활을 하면서 이혼하고 헤어지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고, 저 또한 그런 경우를 많이 봐 왔기에 자신은 없었지만 아내의 말을 듣고 최선을 다하고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래서 매일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아내 또한 늘 답장을 보내며 접견을 와 주었고, 저희는 사실혼 관계임을 인정받아 한 달에 두 번 전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재판에 재판을 거쳐 13개월을 쉼 없이 달려왔고
토끼와 거북이 나의 삶은 늘 거북이걸음처럼 느렸다. 토끼처럼 빨리 가는 주위 사람들, 친구들이 늘 부러웠고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렇게 세상을 살아봤자 토끼 뒤꽁무니도 못 쫓아간다는 마음이 늘 나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다. 나는 토끼를 따라잡고 싶은 마음에 불법을 저질렀고, 그 결과는 너무 참혹했다. 많은 시간이 지나서야 나는 깨달을 수 있었다. 토끼처럼 빨리 갈 수는 없지만, 거북이처럼 한 걸음 한 걸음씩 내 길을 걸어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나는 오늘 하루도 행복을 위해 힘차게 걸어 본다.
어느 주말, 아들과 놀이터에 다녀온 아내가 물었다. “오빠, 혹시 유치원 가면 뭐 해?” “나? 조용히 스마트폰 보는데?” “몇몇 분이 민아(가명)를 알아보곤 나한테 ‘매일 아빠만 보는데 반갑다’면서 인사하시더라고.” “그래? 엄마를 처음 봐서 반가우셨나?”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했지만, 사실 당황스러웠다. 다른 엄마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니…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에게 아이 등·하원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아이의 하원을 기다리는 그 몇 분간은 영원한 침묵이 흐르는 것 같다. 간혹 친한 엄마끼리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보통은 떠다니는 먼지가 바닥에 앉는 소리도 들리겠다 싶을 만큼 조용하다. 어색함을 피해 스마트폰에 시선을 맡긴다. 시간이 어서 지나기만을 바라다 보면 아이가 구원자처럼 나타난다. ‘드디어 탈출이다.’ 아이를 격하게 환영한다. 손으로 쌍안경을 만들어 유리창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아이 이름을 크게 부르며 높이 들어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후에는 아이를 데리고 멀리 도망가느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둘 여유가 없었다. 생각해 보니 엄마들 사이에서 아빠가 눈에 띄는 건 당연했다. 자주 보면 자연스럽게 기억하게 되는 것도 그렇고. 어쩌면 엄마들도
교정시설의 일상은 거창한 사건보다 아주 사소한 소품들로 채워지곤 합니다. 그중에서도 각 사동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물품들은 현장의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손톱깎이와 바늘 상자입니다. 보통 한 사동에 70명에서 100명 정도가 생활하는데, 이 많은 인원이 손톱깎이 하나, 바늘 한두 개를 차례로 돌려쓰는 구조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느 방에서 손톱깎이가 필요하면 거실 소지를 불러 요청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다른 방에서 사용 중이라면 아무리 급해도 순서를 기다려야 합니다. 나름의 엄격한 ‘질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성격 급한 수용자들은 “다 쓰면 바로 우리 방으로 보내라”며 미리 압박을 주기도 하는데, 협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분위기가 묘하게 긴장되는 순간들이 생기곤 합니다. 이런 공용 물품은 관리자가 누구인지, 현재 어느 방에 있는지를 명확히 표시해 두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물건을 반납하지 않았음에도 “이미 돌려줬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소지가 반납을 요청하면 “벌써 줬는데 왜 그러느냐”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심하면 “담당 근무자 불러와라” 하며 언
나의 인생은 한마디로 문제였다. 학창 시절에는 학업에 실패했고 어렵게 시작한 사업은 파산, 늦은 나이에 이룬 가정은 이혼 후 당뇨와 암으로 오랜 투병 생활. 현재 2평 남짓한 좁은 방 안에서 과거를 반성하고 사회로 나가 다시 한번 도전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나는 지금이 다시 최고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여전히 태양은 솟았다 우리의 작은 일상들이 모여 커다란 삶을 만들어 낸다 부지불식간에 그렇다 내 삶도 그렇게 만들어졌고 너의 삶도 그렇다 일부러 사는 삶은 없다 시간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흘러흘러 여기까지 온 거다 우리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 결국엔 넓디넓은 곳에서 만난다 결코 좁디좁은 이곳이 마지막이 아니며 시간의 한 흐름 속에 잠시 갇혀 있는 것뿐이다. 잠시 잠깐이면 된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속에 우린 존재하고 함께하며 이곳에 있는 것뿐임을 절망하지 말라 희망을 품어라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숨 쉬는 것에 존재 가치를 느껴라 오늘 오늘이 있으매 당신과 나, 우리가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태양과 햇살이 우리를 비추는 순간이 매일 시나브로 같이 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다가옴을 느낀다.
저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 투자자로 1심에서 다소 무거운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항소심에서 6개월 감형을 받아 수원구치소에서 타 교도소로 이감을 기다리고 있는 미결 수용자 OOO라고 합니다. 이감에 앞서 수원구치소에 근무하고 계시는 심재열 계장님께 감사 인사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직접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혹시 부담스러워 하시지는 않을까 싶은 마음에, 제가 가장 좋아하고 많은 수용자들께서도 유익하게 보시는 <더 시사법률> 지면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피고인이기도 한 저는 제 생명과도 같은 저의 반쪽 아들과, 아직은 아빠의 손길이 더 필요한 어린 막내딸 그리고 아내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온 불행으로 인해 강제 이별을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분리로 인한 충격으로 저는 끝을 알 수 없는 캄캄한 나락으로 떨어졌고,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져 병들어 갔을 뿐 아니라 말로는 도저히 형언할 수조차 없는 극한의 고통과 아픔까지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아프고, 지쳐서 죽고만 싶고, 인생을 포기하고 싶었을 때 저에게 다시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주시고 아픔과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용기를 주신 수원구치소 심재열
운동 시간은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더 현실적인 장면들을 만들어냅니다. 한 수용자가 제게 넌지시 다가와 묻습니다. “부장님, 저 아십니까?” 기억을 더듬으며 “어느 공장에 있었지요?”라고 되묻자, 그는 “8공장에서 종이백 접는 일을 했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제야 어렴풋이 기억이 살아납니다. “혹시 사동 청소 같은 일을 돕는 ‘임출(임시출역)’이었습니까?”라고 물으니, 그는 반가워하며 맞다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작년 봄에 출소했다는 그의 말에, 저는 조금 씁쓸한 마음으로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나갔다가 얼마 안 되어 또 들어온 겁니까?” 그는 “바로는 아니고…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습니다”라며 말끝을 흐리고 고개를 숙입니다. 하지만 숙였던 고개는 금방 들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은 아까와 같습니다. “부장님, 그래도 OO보다 XX 교도소가 낫지 않습니까? 시설도 좋고 온돌방이라던데요?” 결국 저는 “다 아시지 않습니까. 살다 보면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라고 대충 받아넘겼습니다. 궁금한 마음에 “미통(미결구금일수 통산)은 얼마나 됐습니까?”라고 형량에 포함될 미결 기간을 물었습니다. 그는 “이번 건으로 2년 6개월을 받았고, 전에 집행유예 10개월짜리가
안녕하세요. 법률 지식이 부족한 저와 수용자들이 <더 시사법률>이 창간된 후, 신문을 통해 유익한 정보들을 얻게 되어 감사히 생각합니다. 저는 변호사 선임에 대해 전국의 수용자들께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외부에서는 유튜브 영상과 광고를 통해 변호사들이 높은 광고비를 들여 사건 수임에만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선임된 변호사들은 막상 선임을 하고 나면 의뢰인을 홀대하고, 밖의 가족들은 변호사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조차 없어 이와 같은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후 문제가 생겨 대한변협에 진정을 넣어봐야 아무 의미가 없더군요. 그나마 다행인 건 <더 시사법률>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수용자들에게 직접 보급되는 신문인 만큼 광고하시는 변호사분들이 만약 위와 같이 행동하신다면,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 변호사 활동이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저는 사회에서 성 관련 사건에 연루되어 ‘포렌식’, ‘압수수색’, ‘체포영장’ 등을 유튜브에 검색하다가 한 변호사를 만나 선임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유튜브나 포털을 통한 광고는 유입량이 많다 보니 해당 변호사가 수임하게 되는 사건의 양이 많아져, 결국 의뢰인의 사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