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법·알·못 상담소’에서는 고소와 수사 절차와 관련하여 특히 질문이 많은 들어오는 주제들을 골라보았습니다. 알고 나면 단순하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면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판단되는지를 중심으로 풀어보았으니,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Q. 저는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수용자입니다. 얼마 전 진행한 수사 접견 이후로 궁금한 점이 생겨 질문 드립니다. 제 사건의 피해자와 합의도 했고, 피해자 쪽에서 직접 처벌불원서도 써줬는데요. 그래서 이제 사건이 끝난 줄 알았는데, 경찰에서는 송치할 거라고 합니다. 피해자가 더 이상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도 왜 사건이 끝나지 않는 건가요? A. 질문자분께서 궁금해하시는 부분은 제가 은근히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곧 사건의 종료라고 생각하시지만, 실제 형사소송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습니다. 범죄 중에는 ‘반의사불벌죄’로 분류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국가가 처벌할 수 없는 범죄’입니다. 대표적으로 폭행죄, 명예훼손죄 등이
검찰청 폐지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앞으로의 수사 체계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경찰 경제범죄수사팀에서 근무하던 시절, 모든 수사의 시작과 끝이 검사에게 있었던 시기를 경험했다. 경찰이 아무리 사건을 파고들어도 최종 판단은 검사 몫이었고, 사건은 일괄적으로 검찰에 송치되었다.복잡한 사건일수록 검사의 지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며, 심지어 수사자료표 작성과 지문 채취도 ‘기소 의견’ 사건에서만 이뤄졌다. 당시에는 ‘조금만 복잡하면 일단 송치하고 검사 지휘를 받자’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었고, 검사와 소통이 잘되는 수사관들일수록 직접 전화하거나 면담을 요청해 수사의 방향을 확인하곤 했다. 결국 경찰이 표면적으로 수사를 하더라도 사건의 실질적 주도권은 검사에게 있었다. 그 후 필자가 검찰로 전직했을 때 마침 경찰에게 수사종결권이 부여되기 시작했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었고,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보완수사 요구’ 혹은 ‘재수사 요청’이라는 이름으로 대폭 축소됐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름만 바뀐 듯 보일 수 있지만 실무에서는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보완수사 요구는 기관 간 문서 교환 방식이어서, 검사가 요구
형사사건을 맡다 보면, 때로는 의뢰인의 범행 그 자체보다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그 선택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선택 뒤에 어떤 감정적 굴곡과 삶의 균열이 있었는지가 더 깊은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 있다. 이번 마약 사건 역시 그런 순간 중 하나였다. 의뢰인은 30대 중반의 남성으로, 소규모 쇼핑몰을 꾸준히 운영하며 자신의 몫을 성실하게 다해온 사람이었다.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일상 속에서 묵묵히 책임을 다해 살아왔지만, 그 겉모습 뒤에는 누구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 내면의 부담과 고립된 감정이 오랜 시간 쌓여있었다. 그는 몇 년 전부터 점점 심각해진 고부 갈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처음에는 단순한 의견 충돌 정도로 여겼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마음속 여유는 빠르게 사라졌다. 밤이면 잠을 청해도 쉽게 잠들지 못했고, 새벽까지 뒤척이기 일쑤였다. 불면이 이어지자 피로가 쌓이고, 탈모까지 진행되며 일상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감정적 붕괴를 주변에 제대로 털어놓지 못했다. 가정 내 갈등을 외부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고, 직장 동료나 친구들에게도 쉽게 얘기할 수 없었다. 그저 ‘
Q. 안녕하세요. 현재 1심 재판 중인 피고인입니다. 저는 1인이 운영하는 술집의 여주인을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다는 혐의(준강간)를 받고 있습니다. 당시 피해자가 만취한 것은 맞지만, 완전히 의식을 잃었거나 항거가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눈을 뜨고 반응을 했고 대화도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시 상황을 어떻게 입증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새벽 2시가 되어 영업시간이 끝나 손님들이 모두 나가고 저도 가게를 나섰습니다. 그런데 놓고 온 물건이 생각나 다시 돌아갔고, 여주인이 소파에 누워있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던 중 여주인의 남편이 가게에 들어와 저를 준강간으로 신고했습니다. 검찰은 제가 불 꺼진 주점에 다시 들어간 것을 ‘범행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가게 내부 CCTV가 있지만 제가 있던 곳이 사각지대라 캄캄한 화면 속에 물체만 어렴풋이 보이는 수준이고, 피해자의 진술 외에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없습니다. 주변에서는 범행을 인정하고 합의하라고 하는데, 제 상황과 유사한 사례의 판례나 제가 취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에스의 임태호 변호사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질문자님이 설
안녕하세요. 저는 1년 3개월간의 긴 재판 끝에 1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아 남은 20대를 교정 시설에서 보내게 된 20대 중반 수형자입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삶을 비관하여 포기하려 하는 이에게 제 사연을 전합니다. 저는 유아기 때부터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정서적 불안과 슬픔 속에서 살아왔습니다. 제대로 돌봄 받 지 못한 채 몸만 커져버렸고, 보호받고 기대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지만 가족들은 제게 한 번도 안전을 보장해 주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책임져야 할 것들은 많아지고 가정불화에서 벗어나긴 좀처럼 쉽지 않아 매일이 지옥 같았습니다. 아버지의 폭력에 어머니가 다치는 소동이 날이 갈수록 잦아졌고, 경찰서에서 전화가 오는 걸 볼 때마다 치가 떨렸습니다. 가족 때문에 끌려다니는 시간이 많아져 학업도, 직장도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고 문득 ‘이러다가 서른이 넘어도 못 벗어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자 무력감과 비참함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어느 날 팔과 다리를 비롯해 어머니의 온몸에 멍이 든 걸 보고 잘 참고 견뎌왔던 마음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결국 제 생일 전날 회사 승진을 앞둔 술자리에서 잔뜩 취한 채로 귀가해 아버지를 해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주변
To. 사랑하는 나의 아내 흔한 안부조차, 인사조차 당신에게 큰 죄를 짓는 것 같아서 건네기가 미안한 마음이야. 부부란 평생 의지하고 감싸줘야 하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당신에게 너무나 큰 짐을 떠안기고 온 것 같아서 죄스럽기만 해. 2024년 당신은 혈액암이라는 큰 병을 진단받고 혹여나 나에게 짐이 될까 봐 숨기고 있었지. 많이 수척해진 모습에도 그냥 몸이 좋지 않은 것이려니 하고 무심코 넘겨버린 나 자신이,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는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어. 내가 갑자기 구속된 후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아픈 몸을 이끌고 피해자들을 만나 합의하기 위해 분 주하게 뛰어다니던 당신이 너무나 안쓰러워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남은 형기를 교도소에서 버텨보겠다는 말을 내가 꺼냈을 때 당신은 단호한 눈빛으로 그것만은 안 된다고 했지. 나는 그 순간에도 가장답지 못했고, 남편답지 못했어. 어느 날 접견을 와서 해맑은 미소로 “여보, 전에 일하던 식당에서 다시 일하라고 했어”라며 나에게 맛있는 걸 많이 사주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당시에는 당신 마음 아플까봐 애써 미소만 지었지만 거실로 돌아와 무릎을 꿇고 오열하다시피 눈물을 흘렸어. 여보! 나는 수용
친구에게 친구야, 우리 오랜 친구로 남아있자!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인생이다. 지금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도, 계산하지 않고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친구로 남아있자. 가까이서 살지 못하더라도 일이 있을 때 한달음에 달려와 주는, 허물없이 두 팔로 안을 수 있는 친구로 남아있자! 우리가 함께한 추억이 세상 사는 고단함에 옅어질지라도 서로 만나면 밤늦도록 옛 추억을 나누며 진한 향기를 풍기는 라일락 같은 친구로 남아있자! 어찌 친구라고 해서 늘 한결같을 수 있으며 늘 곁에 있을 수 있겠냐마는, 서로 칭찬하며 성장할 수 있는 따뜻한 사랑과 너그러운 인품을 지니고 진실한 친구로 남아 있자! 우리 어떤 모습이든 자랑스럽고 떳떳한 친구로, 어떤 상황에서든 격려할 수 있는 친구로 남아 서로를 비추는 등불이 되자! 혹여나 세월의 풍파 속에서 연이 끊겨 볼 수 없게 되더라도, 아련히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친구로 남아 있자! 우리가 재회하려면 아직도 건너야 할 세월이 12년이나 남아있지만, 난 아직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친구야, 보고 싶고 사랑한다!
Q1. 저는 음주 운전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 후 출소했습니다. 제가 여주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2021년에 처벌 근거였던 법 조항이 위헌 결정이 나면서 교도소에서 재심 신청 안내 서류를 전달받았습니다. 그때는 출소까지 2~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우선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이후 2022년 2월에 만기 출소했고, 같은 해 여름에 재심 결과가 나와 형량이 10개월로 감형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1년간 복역했기에 재심의 혜택을 전혀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는 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사건이 있습니다. 해당 사건의 형량은 5년입니다. 재판부에 ‘당시 재심을 통해 감형받은 2개월은 실제 아무 효과가 없었으므로, 이번 사건에 적용해 감형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당시에는 재심 결과가 무죄가 아닌 이상 보상도 못 받고, 변호사를 선임 하면 그 비용이 더 클 것 같아 아무 보상을 못 받은 채 묻어두고 지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혹 시나 그때의 재심 판결이 지금의 제게 이로운 점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A1.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베테랑의 황순철 대표 변호사입니다. 주신 질문 내 용을 바탕으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Q. 저는 부하 직원에 대한 강제추행 및 준강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며, 현재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유부남이었고 상사라는 위치에 있기는 했지만, 사건 당시 피해자와 둘이 술을 마시다 서로 취한 상태에서 관계가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그 이전에 피해자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제게 건넨 적이 있었고, 저 역시 선물을 한 일이 있습니다. 첫 관계가 있던 날 이후에도 피해자는 저와 개인적으로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피해자는 제가 지위를 이용해 가스라이팅을 했고, 성적으로 추행·착취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가 유부남으로서 바람을 피운 행동은 분명 잘못이며 반성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관계가 강제로 이루어졌다는 부분만큼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피해자에게 진심이 있었고, 피해자도 제 감정을 어느 정도는 공유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말 피해자에게 마음이 있었고, 피해자도 그런 줄 알았습니다. 문제는 제가 유부남이어서 카카오 톡 메시지를 수시로 삭제해 왔고, 이번 일을 계기로 아내와 이혼 소송까지 진행 중이라 당시의 대화 기록이나 증거를 확보할 방법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