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플랫폼에서 수천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반복되면서 이용자 불안도 커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단순한 정보 관리 실패를 넘어 2차 피해와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이 크다. 특히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의 보안 책임, 피해자 구제의 실효성, 해외 플랫폼에 대한 집행 가능성 등 법·제도 전반의 한계가 함께 드러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균 변호사는 개인정보 보호 의무는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법적 책임의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대규모 이용자 정보를 보유한 플랫폼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보안 수준과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하고, 유출 사고가 반복된다면 이는 기업의 관리 책임과 제재 구조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그는 “대형 유출 사건에서는 형사·민사·행정 책임이 동시에 문제 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개별 이용자가 피해를 입증하고 배상을 받기까지 높은 장벽이 존재한다”며 “반복을 막으려면 제재의 확실성과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상균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대형 플랫폼에서 수천만 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잇따르면서 이용자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상황을 어
당신은 법정에서 판결문을 받아 든 순간을 기억하는가? 재판장의 목소리가 멀어지고, 주문이 낭독되는 동안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것을 느낀다. “징역 ○년을 선고한다.” 그 한마디가 귓가에 울리고, 손에 쥔 판결문은 인생의 종결문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나는 30년 동안 형사사건을 다루며, 1심 판결문을 ‘끝’으로 받아들인 사람과 ‘시작’으로 받아들인 사람의 운명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느꼈다. 판결문은 종결문이 아니다. 그것은 항소심으로 향하는 지도이다. 많은 이들이 1심 판결문을 받으면 그 순간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판결문은 단순한 결과 통지서가 아니다. 그 안에는 법원이 어떤 근거로 유죄를 판단했는지, 어떤 정황을 불리하게 보았는지, 어떤 부분을 신뢰하지 않았는지가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판결문은 법원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보여주는 유일한 기록이다. 항소는 바로 그 판단과정을 다시 검토하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절차이다. 따라서 판결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히 읽어보는 것이 항소심의 출발이다.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려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3416 판결)
“고등학교 1학년이라고만 들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야기는 몰랐어요.” 필자가 만난 의뢰인은 장애가 있는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로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그는 필자에게 자신이 만난 상대가 장애가 있는, 그것도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따라서 사건의 쟁점은 명확했다. ‘의뢰인이 피해자의 나이와 장애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는가.’ 이것을 밝혀내는 것이 필자의 숙제였다. 처음 수사기관의 시선은 매우 차가웠다. 단순히 ‘성관계’를 했다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의제강간’과 ‘성 착취물 제작’이라는 중대범죄가 함께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특히 장애인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법정형이 매우 높게 책정돼 있고, 사안의 특성상 조금만 대응이 늦거나 진술이 모호해도 구속의 가능성이 충분했다. 필자가 사건을 맡았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세우는 일이었다. 성관계 사실 자체는 인정하더라도 그가 피해자의 장애나 연령을 정확히 인식했는지 여부, 그리고 ‘촬영’이라는 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는 철저히 구분해서 따져보아야 했다. 특히 성 착취물 제작 혐의의 경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특정 주제를 정하는 대신 독자분들이 보내주신 개별 질문들에 하나씩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보통은 비슷한 주제로 묶어서 정리해 드렸는데, 그러다 보니 계속 답변이 늦어지는 질문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주제를 정하지 않고 자투리 질문들을 모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서신을 통해 직접 질문을 주신 분은 한 분일지라도 같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드리는 답변들이 그분들의 답답한 마음을 덜어드리고,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Q.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공범 중 일부는 불구속 상태인데, 저는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이런 경우 제 형량이 더 무거워지게 되는 건가요? 재판부가 구속된 피고인에게 더 중한 형을 선고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A. 안에서 지내시면서 여러 가지 불안한 마음이 드실 것 같습니다. 먼저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드리면, 구속 상태라는 이유만으로 형량이 더 무겁게 선고되지는 않습니다. 수사단계에서 영장이 발부되어 구속되는 것은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의 가능성’을 기준으로 한 판단으로, 유무죄 판단이
Q. 안녕하세요. 9월 초에 선고유예 관련해서 편지 보냈었는데 아직 게재되지 않아 다시 질문드립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어떤 경우에 선고유예가 나올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1심에서 형이 나왔다면 2심부터는 선고유예가 나오기 어려울까요? 판결이 있으면 함께 실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꼭 답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질문에 답변드립니다. 선고유예의 요건은 ‘1년 이하의 징역,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 ‘전과가 없을 것’, ‘피해회복이 되었거나 사안이 경미하고 재범가능성이 없는 경우’입니다. 성범죄는 모든 범죄의 법정형이 매우 중하기 때문에 선고유예 판결이 적은 편입니다. 다만 법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같은 성범죄 혐의에도 누군가는 선고유예 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저희의 경우 카메라등이용촬영죄, 불법촬영물소지죄, 아동성착취물소지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는 물론 아동성매수와 같은 중한 성범죄 사건들에 대하여도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수행해 온 동일 혐의의 검찰 기소유예 처분 사례를 다수 제출하고, 다른 법원의 선고유예 사례도 제출하는 등의 변론 활동을 통해 선고유예 판결을 이끌어 내
Q. 안녕하세요. 저는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착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쇠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금속 프레임 안경의 반입을 불허당했습니다. 교도소에서는 새로 맞추라고 하는데, 저는 영치금도 가족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안경알이라도 달라”고 요청했지만 그것도 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말 방법이 전혀 없는 건가요? A. 교정시설에서는 안경 프레임의 재질에 따라 반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특히 금속(쇠) 프레임은 보안상의 이유로 반입이 불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안경알만 따로 분리해 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는 분실·파손·자해 위험 등을 고려한 교정행정상의 조치입니다. 다만 안경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고충처리반 상담을 통해 사정을 알리고, 사회복귀과의 교화지원, 자매결연단체, 신우회·성심회·불심회 등 교정공무원 종교모임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단체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수용자에게 안경이나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Q. 형사재판에서 징역형과 함께 벌금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경우에도 정식재판이 가능한가요? A.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 청구와 징역형·벌금형 선고에 대한 항소·상고 절차는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정식재판 청구란,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법원이 정식 공판 절차 없이 서류 심리만으로 벌금·과료 또는 몰수형을 부과하는 ‘약식명령(略式命令)’에 불복하는 절차입니다. 항소(抗訴)는 정식 공판 절차를 거쳐 선고된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급법원(항소심)의 판단을 구하는 절차입니다. 따라서 독자분의 경우처럼 징역형과 벌금형이 함께 선고된 사건은 약식명령 사건이 아니므로 정식재판 청구는 불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항소 절차를 통해 불복해야 합니다.
Q1. 과밀소송 관련 기사를 보고 문의드립니다. 저는 지난 5년간 취사장 반장을 하면서 매일 인원과 방에 몇 명이 있는지에 대한 엑셀파일을 보내주고 그 내용에 누군가의 개인정보는 없습니다. 또한 인원 1명이라도 안 맞으면 큰일 나기에 화이트보드 관리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 왜 소송에서 제공을 안 한다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혹시 법무부 장관님 주소를 지면에 기재 시 이 과밀수용에 대해 많은 수용자들이 편지를 할 텐데 알려주실 수 있나요? Q2. 안녕하세요. 과밀소송 관련 기사를 봤는데 방에 몇 명이 있었는지 안 알려주는 이유가 뭔가요? 뻔히 몇 명 있는지, 지금 상태가 어떤지 아는데요. 법무부 장관님과 대통령님 계시는 청와대 주소 좀 알려주세요. Q3. 과밀소송 기사 잘 봤습니다. 손해배상 소송은 유효기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교도소나 구치소 내에서 소송을 진행해야 할 텐데 소송 방법이 어떻게 될까요? A1. 첫 번째 질문의 답변입니다. 과밀소송 기사 이후 위와 같이 법무부 주소를 물어보는 독자가 상당히 많습니다. 먼저 법무부 주소는 비공개 사항이 아닌데 독자분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법무부 주소는 ‘경기도 과천시 관문
Q. 구속은 2024년 5월 29일이고, 현재 1년 4개월째 수감 중입니다. 1형은 모두 복역했고 2형을 살고 있는 중인데, 올해 7월 2일에 ‘경고’ 처분을 받았습니다. 가석방 시기는 언제쯤이 될까요? A. 말씀하신 ‘경고’ 처분은 형집행법 시행규칙 제234조(징벌의 실효)에 따라 일정 기간 동안 가석방 심사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해당 조항은 징벌의 종류에 따라 효력이 지속되는 기간을 규정하고 있으며, 그중 경고 처분은 제215조 제5호에 해당하는 가장 경미한 징벌로서 효력이 6개월간 유지됩니다. 즉 독자분이 2025년 7월 2일에 경고를 받았다면, 징벌의 효력이 소멸하는 시점은 2026년 1월 초입니다. 따라서 가석방 심사 대상에 오르더라도 2026년 1월 이후에야 실질적인 심사 가능성이 생깁니다.
Q. 안녕하세요. 저는 마약사범으로 내년 초 출소 예정입니다. 예전 기사에서 마약사범도 성범죄자와 마찬가지로 배달업종 취업이 제한된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솔직히 현실적으로 사회에 나가면 전과자라는 이유로 대부분 배달업종에 종사하게 되는데, 이마저 막아버리면 저희 같은 마약사범들은 또다시 마약에 손을 대거나 불법적인 일을 하라는 것밖에 안 됩니다. 과거 이를 개선하려 한다는 기사를 본 것 같아 그 뒤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A. 지난 1월부터 마약사범의 취업 제한 직군에 음식 배달원과 장애인 콜택시 운전기사가 추가되었습니다. 기존 국토교통부 시행령 등은 마약 관련 전과가 있는 경우 가사도우미, 경비원, 미용사 등 다수의 서비스 업종에 취업을 금지하고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취업 제한 대상 업종이 더욱 확대된 것입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마약류 중독 회복을 위한 취업 지원 및 직업재활 실태조사 및 방안 연구’ 용역을 지난 4월부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한 본지의 질의에 대해 식약처는 “현재는 실태조사 단계로, 구체적인 정책은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며 “경제적 자립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회복과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