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와 메신저를 통한 아동·청소년 성 착취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가해자들은 외모 칭찬으로 접근한 뒤 점차 성적 착취 목적의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는 ‘그루밍’(grooming) 수법을 사용한다. 상담 현장에서 만난 사례들을 보면 피해 청소년들이 비교적 쉽게 가해자의 요구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청소년기의 발달 특성과 디지털 환경, 사회적 요인이 맞물려 나타나는 결과다. 청소년기는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발달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를 ‘상상적 청중’(Imaginary Audience)이라고 하는데, 이는 청소년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자신이 늘 다른 사람에게 주목받고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사소한 외모 변화나 말투, 행동까지 또래 집단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칭찬이나 인정은 단순한 호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결과, 외모에 대한 칭찬은 강력한 보상으로 작용하며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은 가해자의 ‘너는 특별하다’는 조작적 언어에 청소년들이 쉽게 반응하도록 만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해자들이 청소년의 이런
상담을 하다 보면 간혹 “저는 보이스피싱 조직 사무실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콜을 성공한 적이 없어 피해자를 발생시킨 바 없고, 한 달 만에 귀국했으니 무죄를 주장하고 싶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을 듣고 변호사가 곧바로 무죄 주장을 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예 가담하지 않은 경우’와 ‘가담 사실은 인정되나 정도가 낮은 경우’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법원은 콜을 성공한 적이 없더라도 조직에 들어가 함께 움직였다면 범죄단체가입활동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다른 팀원들이 콜을 성공했다면 그 결과에 대한 공모관계도 인정해 사기죄로 처벌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법리를 잘못 해석해 무리하게 무죄를 주장하게 되면, 재판부가 ‘반성하지 않는다’고 평가해 오히려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또 1심에서 합의로 좋은 결과를 얻을 기회도 놓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무죄가 어려운 사건인데 변호사의 말만 믿고 거액의 수임료를 쓰느라 정작 합의금은 마련하지 못해 곤란을 겪는 사례도 자주 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관대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범죄 행위가 성립하는 데 있어 실질적으로 한 일이 없다”
Q1. 피해자 중 한 명이 저를 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제가 속한 단체 협회에 “사기로 경찰 조사 중인 사람이니 해임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해당 피해자는 저희 회사를 지칭하며 페이스북에 “사기꾼이다, 경찰 조사 중이다”라는 댓글을 제 실명을 포함해 게시했습니다.이로 인해 당시 진행 중이던 경찰 수사와 맞물려 저희 회사는 손실을 입었습니다. 물론 제가 피해자에게 일정 부분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이 경우, 피해자가 제 명예를 훼손하고 회사에 손실을 끼친 점에 대해 고소나 민사소송이 가능한지요? 가능하다면 필요한 서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1. 우선 형사적으로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고소를 고려해 보실 수 있습니다. SNS에 실명을 밝히고 “사기꾼”이라고 표현한 글은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수 있는 모욕적 표현에 해당할 수 있고, “경찰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한 부분도 명예훼손죄의 요건인 ‘공연성’과 ‘사실 적시’를 충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공익적 목적에서 알린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도 있으므로, 실제 판단은 수사기관과 법원이 하게 될 것이고, 피해자가 협회에 알린
피해자와 피의자의 상반된 진술만이 있는 경우,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는 대법원 판례가 말하는 바와 같이 피해자의 진술이 유죄의 유일한 증거라 하더라도 그 진술이 합리적이고 일관성이 있다면 이를 근거로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쟁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이다. 이 과정에서 흔히 활용되는 수단 중 하나가 바로 심리생리검사, 즉 ‘거짓말탐지기’다. 진술의 진실 여부를 과학적 방법으로 가려보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지만, 법적으로는 여러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수사기관이 거짓말탐지기를 활용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특히 피의자가 “나는 억울하다.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상황에서 수사관은 “그렇다면 거짓말탐지기를 해보라”는 식으로 권유를 하곤 한다. 문제는 거짓 반응이 한번 나오면 이후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진술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피의자가 아무리 일관되게 억울함을 주장하고 사실대로 진술한다 해도, 이미 ‘신빙성을 잃었다’는 낙인이 찍히면 그 인식을 뒤집기가 쉽지 않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거짓말탐지기는 결코 가볍게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겉으로는 객관적이고
지난 주는 여섯 건의 판결선고기일이 몰려있던 주라 하루하루가 무겁게 지나갔다. 법정에 들어서기 전, 그동안 쌓아온 서면과 증거, 의견서들이 과연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다. 준비해 온 모든 전략이 제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다행히 모든 사건에서 원하는 방향의 결과를 얻었다. 각 사건마다 전략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최선의 시나리오’를 현실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성과의 무게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이런 결과들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재범 위험 같은 불리한 요소를 하나씩 깨뜨리고, 피고인의 사정과 진심 어린 반성, 그리고 피해 회복을 위한 구체적 노력을 재판부에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는 단순히 한두 장짜리 서면으로는 도저히 부족하다. 사건의 전모를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피고인의 삶의 맥락이 판사의 시각 안에 온전히 담길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의견서를 제출하고, 세세한 사실관계와 정황을 풀어내야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비로소 판결의 방향이 바뀌고, 최선의 결과가 현실이 된다. 결과가 전해진 뒤 석방된 의뢰인과 그 가족들과 통화하며 함께 울고 웃었던 순간은 여전히 마음 깊이 남아있다. 한 장의 판결문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나는 아침에 동네 헬스장에서 간단한 운동을 마치고 대치동 집에서 차를 몰고 사무실로 출근한다. 공직에 있을 때는 출근길에 차 안에서 항상 뉴스를 틀어놓았지만 지금은 주로 팝이나 가요 같은 음악을 듣는다. 내 사무실은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한가운데 난 왕복 8차선 도롯가에 있는 ‘정곡빌딩 남관’ 건물에 있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하고 음악을 끄고 엘리베이터에서 5층 버튼을 누르면 비로소 변호사로서의 하루를 시작하는 버튼을 누르는 것 같다. 내 방이 따로 있지만 나는 주로 상담실에 머문다. 디퓨저 향기가 은은하게 흐르는 상담실로 들어가 음악을 틀고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내다본다. 비록 5층이지만 이 건물에서 제일 높은 층이고 비탈길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시선을 왼쪽으로 돌리면 검은색 블랙박스처럼 생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도 보인다. 늘 같은 건물이었을 터인데 최근에 검찰권이 약화하면서 왠지 과거보다 건물이 작아져 보인다. 흔히 변호사들이 고객과 상담하는 회의실은 밝은 형광등 아래 업무용 회의 테이블과 회전하는 업무용 의자들이 마주 보고 놓여 있다. 그렇지만 나의 상담실은 형광등을 다 없애고 검은색 갓을 씌운 주황색 벽열등 조명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대한민국은 앞으로 한정된 자원 속에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하는 ‘축소 사회’로 접어들 것”이라며 “정치는 더 주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효율적 자원 분배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더시사법률>과 인터뷰를 갖고 “기성 정치인들은 과거의 고속 성장 경험에 기대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연금·부채·복지 제도 등 구조적 문제를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를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어릴 때부터 정치가 꿈이었고, 특히 이준석의 젊은 정치와 조국 사태를 보면서 공정과 법치에 민감한 세대 교체 필요성을 느꼈다”고 답했다. 교정·사법 개혁과 관련해 그는 교정시설 과밀 해소 방안으로 “미결 구금을 줄이고 모범수에 대한 가석방을 확대해야 한다”면서도 “정치적 특권처럼 비치는 사면은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사면된 것과 관련해 “정치인 특혜로 비칠 수 있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수용자 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처럼 경중을 세분화한 법체계가 아니라 선을 긋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