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범죄 양상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 유포, 텔레그램 기반 성범죄, 온라인 금융사기 등은 기존 형사사법 체계로 대응하기 어려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범죄 발생 속도에 비해 수사와 제도 대응이 뒤처지면서 피해 확산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은 이상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딥페이크와 같은 AI 기반 범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존 형사사법 체계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A. 아직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디지털 범죄는 물리적 범죄와 달리 발생과 동시에 복제와 확산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어,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지는 시점에는 이미 피해가 광범위하게 퍼진 이후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기술 발전 속도가 법과 제도의 정비 속도를 앞서면서, 새로운 유형의 범죄가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기존 기준으로는 포섭하기 어려운 공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결국 사후 처벌 중심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초기 유포 단계에서의 차단과 플랫폼 차원의 통제가 병행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피해 감소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Q. 텔레그램이나 해외 플랫폼을 이용한 범죄의 경우 수사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보십니까?
A. 가장 큰 문제는 관할과 국제 공조 체계의 한계입니다. 디지털 범죄는 서버가 해외에 있거나 익명성이 높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국내 수사기관이 자료를 확보하거나 계정을 추적하는 데 구조적인 제약이 존재합니다.
또한 국가 간 수사 협조 절차는 시간과 절차가 복잡해 실시간 대응이 사실상 어렵습니다. 그 사이 범죄는 계속 진행되거나 증거가 소실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기술적 대응뿐 아니라 국제 공조 체계를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Q.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피해 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현재 제도의 한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가장 근본적인 한계는 완전한 삭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한 번 유포된 영상이나 이미지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복제되고 재유포되기 때문에 특정 플랫폼에서 삭제하더라도 전체 유통을 차단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직접 삭제 요청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큰 부담을 초래합니다. 대응 과정 자체가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피해자 개인에게 대응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플랫폼 사업자와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온라인 금융사기나 보이스피싱도 점점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기존 범죄와 다른 특징은 무엇입니까?
A. 디지털 금융범죄는 범행의 속도와 분업화된 구조가 핵심적인 특징입니다. 범행이 단계별로 조직화되어 이루어지고, 자금 이동 역시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피해 발생 직후 자금이 분산되거나 해외로 이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수사 방식으로는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발생합니다. 결국 실시간 차단 시스템과 금융기관의 즉각적인 대응이 결합되지 않으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어렵습니다.
Q. 디지털 범죄 대응에서 가장 시급하게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대응의 속도와 기관 간 연결성입니다. 현재처럼 수사기관, 플랫폼, 금융기관이 각각 분절적으로 대응하는 구조로는 빠르게 진화하는 범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위험 징후가 포착되는 즉시 정보가 공유되고, 필요한 조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통합 대응 체계가 필요합니다. 또한 법적 절차 역시 디지털 환경에 맞게 신속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합니다.
Q. 디지털 범죄가 증가하면서 일반 시민이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정보의 진위와 접근 경로를 항상 검증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특히 영상이나 이미지의 경우 기술적으로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제로 판단해야 합니다.
금융 거래와 관련해서는 긴급성을 강조하며 판단을 재촉하는 상황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범죄는 신속한 결정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개인의 주의 의무로만 돌리기보다, 제도적 대응과 예방 체계가 함께 구축되어야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Q. 앞으로 디지털 범죄 대응에서 형사사법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처벌 중심 구조에서 예방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범죄 발생 이후의 대응만으로는 피해 확산을 막기 어렵고, 회복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 유포 차단, 실시간 대응 체계 구축, 플랫폼 책임 강화 등 사전 대응 요소가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디지털 범죄는 기존 범죄와 구조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새로운 대응 체계로의 전환이 불가피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