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 위에 당신과 아이 (광주교도소)

 

창문 밖으로 온 세상을 다 덮을 듯,
내리는 새하얀 눈을 보고 있으니,
순간 떠오르는 사람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바로 나의 사랑하는 딸과, 아내.
눈 내리는 걸 좋아했던 아내.


쌓인 눈 위로 발자국을 남기는 딸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던 나.


지금쯤 길을 걸으며 당신은 딸의 손을 잡고 걷고
딸은 이곳저곳 자신에 발자국을 남기며 걷고 있겠지.


보지 못해도, 보이지 않아도 당신과 딸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을 다시 보려면
수많은 날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그날을 기다리며 나는 오늘도 딸 사진 뒷면에 편지를 쓰고,
당신과 딸을 생각하며 어렵게 잠을 청한다.

 


○○○교 아기 잠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