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 ○○○에게

 

뚱아,
벌써 우리 헤어진지 1년이 넘었네. 그런데 아직도 재판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제는 내가 널 언제 다시 품에 안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만 종일 해.


그날, 우리 만난 지 딱 1년 되던 날…
그렇게 너는 내 곁을 떠났고 우리가 함께 걷던 집 앞 거리는 이제 꽃이 만발했어.


가끔 들리던 그 호프집 앞을 지날 때면 니 생각이 많이 나네.
만난 시간은 1년, 근데 앞으로 기다릴 시간은… 얼마나 더울지 막막해.


그래도 너를 선택한 건 나니까, 누구 원망 안하고 나 위해서 기다리려고.
요즘은 친구들도 괜히 피하게 되고, 그냥 조용히 너만 기다리고 사는데 봄이라 그런지 생각이 많아지네.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데, 겨울엔 추울까 봐 걱정했었는데 사람들이, 여름 되면 안에서 더 싸움도 많아진다고… 그래서 또 걱정이야.


아무리 힘들어도, 다치지 말고, 잘 견뎌…
어머니도 합의 보려고 이리저리 다니셔.
얼마 전엔 ○○카페에 “한 달 만났는데 5년 기다릴 수 있나요?” 라는 글이 올라왔는데

댓글은 다들, 당연히 못 기다린다고 하더라. ㅎㅎㅎ


고마워 해 나한테.
<더 시사법률> 홈페이지에서 기고하면 원고료를 준다길래 매일같이 쓰는 편지지만, 이번엔 네가 조금 더 감동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써봤어. 걱정 마.
나는 잘 기다릴 거니까… 오늘도 잘 살아볼게.
너의, 작고 따뜻한 세상 ○○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