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린이 (경기북부 3교 복실이)

 

처음으로 이곳에 들어왔다. 들어와 일주일 동안 나와 같은 교린이(첫 징역) 처지인 사람들과 신입 방에서 생활했다.


그곳에서 매일 밤마다 우는 아저씨가 말했다.


“여긴 신입 방이어서 곧 본방으로 갈 거야. 거긴 흉악범
들밖에 없을 거야….”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생각했다.


‘얼굴은 아저씨가 제일 흉악범인데….’


일주일 내내 새벽마다 아저씨는 흐느꼈고, 난 잠에서 깰때마다 흐느끼는 아저씨 얼굴을 보며 흐느꼈다.


‘이런 아저씨랑 같이 살아야… 해? 정말 내 인생…’


절망의 일주일이 지나고 아저씨와 서로 다른 본방에 배치받았다. 절망핑 아저씨는 나와 헤어진다고 다시 한번흐느꼈다.


“흑… 흑… 근데 소시지는 내가 가져가도 돼? 내가 소시지 없으면 밥을 못 먹어서….”

 

정말 어이가 없었다. 단 하나도 사지 않았으면서… 눈물에 호소하는 무자본 M&A라니… 나는 모든 먹을 것들을 절망핑 아저씨에게 주고, 식판과 모포만 챙겨 본방으로갔다.


처음 들어간 본방은 답답한 느낌이었다. 신입 방에 비해, 짐들이나 생필품이 곳곳에 가득 차 있었다.
방문이 닫히고 50대 정도로 보이는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걸었다. (A 아저씨라 칭하겠습니다.)


“우리 조카, 자기소개 한 번 해볼까?”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그동안 영화에서 봤던 교도소 신입식 이미지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는 최대한 이 상황이 익숙한 척하면서 말했다.


“안녕하세요. 전 98년생이고, 키는 176cm 정도에 몸무게는 78kg…. 발 사이즈는….”


성심성의껏 진짜 자기소개하던 중 A 아저씨가 내 말을 끊으며 이야기했다.


“아니 그런 거 말고, 왜 들어왔어?”


“예?”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아, 일단 웃었다. 그랬더니 A 아저씨는 ‘세상에 뭐 이런 놈이 다 있지?’를 표정으로 말하며 입고 있던 윗옷을 벗었다.


알록달록 이레즈미 문신이 있었다. 특히 어깨에 있는 도깨비 문신이랑 계속 눈이 마주쳤다. 도깨비와 아이 컨택을 하며 아이엠 그라운드 게임을 계속 이어나갔다.


“전 사기 방조로 처음 들어왔고, 잘 부탁드립니다….”


A 아저씨는 갑자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묻지 마 미소 폭행을 당한… 그 순간 깨달았다.
A 아저씨의 덧니도 노랗고, 명찰도 노랗다는 것을.
A 아저씨는 말했다.


“야! 정리 도와줘. 귀염둥이 막둥이 왔으니까.”


옆에 남루해 보이는 30대 형이 빠르게 다가와 내 식판과 모포를 정리해줬다. 그러면서 말했다.


“식판쓰~”


A 아저씨가 듣자마자 소리쳤다.


“야! 너 말끝마다 쓰쓰 거리지 말라 했지!”


“그, 그그그게…. 제가 습습습관이라 죄송합니다.”


“하, 진짜 하지 마라.”


정말 금방이라도 때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A 아저씨는 상을 중앙으로 밀면서 말했다.


“야! 됐고 일단 밥이나 세팅해.”


A 아저씨를 제외하고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상 위에 신문지를 깔고, 휴지를 깔고.
A 아저씨는 30대 형에게 말했다.


“싱크대에서 참치 꺼내 와.”


30대 형은 그 말을 듣고 나지막이 혼잣말을 했다.


“참치쓰~”


그렇게 교린이의 본방 첫째 날이 흘러가고있었다.


‘경북 북부 3교 복실이’라는 이름으로 게시되길 희망합니다.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