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12·3 비상계엄으로부터 6개월 만으로, 국민들은 그 책임을 물어 3년 만에 정권교체를 선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일 오전 6시 15분 대통령 당선인 결정을 위한 제9차 전체 위원회의를 개최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약 6분 후인 오전 6시 21분께 "21대 대통령 당선인은 이재명"이라고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이 후보가 임기 5년의 대통령이 된 순간이다.
이 대통령은 김명수 합동참모의장으로부터 국군 통수권을 이양받는 것을 시작으로,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오전 11시 국회에서의 취임선서, 국회의장 및 각 정당 대표와의 오찬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후에는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국무총리 후보자와 대통령비서실장 등 주요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최종 1728만 7513표, 49.42%의 득표율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는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 전 대통령이 얻었던 1639만 4815표를 뛰어넘는 역대 최다 득표 기록이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유력해진 4일 오전 1시 22분경 여의도 국회 앞에서 '감사 인사'를 통해 △내란 극복 △국민통합 △민생경제 회복 △안전한 나라 △안정된 한반도 등 5대 대통령 사명을 천명했다. 사실상의 대통령 수락 연설이었다.
이 대통령은 두 번째 대선 본선 도전 만에 대통령직에 올랐다. 20대 대선에서는 0.73%포인트(p) 차이로 석패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연이은 실정과 △비상계엄 △탄핵 △파면 사태가 이어지며 보수 정권에 등을 돌린 민심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 진영은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맹공하고 민주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으로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의 득표율을 합산하면 49.49%로, 49.42%를 얻은 이 대통령보다 0.07%p 높았다.
여당이 된 민주당은 171석의 압도적 과반을 확보한 반면, 국민의힘은 107석으로 개헌 저지선을 간신히 유지하는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까지 포함하면 여권 의석수는 약 189석에 달한다.
향후 대선 패배 책임론을 둘러싸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조만간 시작될 전당대회가 국민의힘 내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의 지원이 더해질 경우 이재명 정부 초반 국정 운영은 강한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입법부에 이어 행정부까지 독주 채비를 갖춘 것에 대한 국민적 견제 여론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파면과 분열된 야권 구도 속에서도 과반 지지율을 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