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기업형 보이스피싱 조직이 정부 합동수사단에 적발됐다.
이른바 '마동석'으로 불리는 외국인 총책이 만든 이 조직은 범죄 수법별로 전문팀을 구성하고 직급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는 등 기업형 구조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18일, 범죄단체조직 및 활동 혐의 등으로 ‘한야 콜센터’ 팀장 A(32)씨 등 조직원 18명을 구속하고, 이 가운데 16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한야 콜센터’는 총책 ‘마동석’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검팀(수사기관·금융기관 사칭) ▲해킹팀(악성 프로그램 설치) ▲몸캠피싱팀(음란 영상 협박) ▲로맨스팀(조건만남 사기) ▲리딩팀(투자 정보 사기) ▲쇼핑몰팀(리뷰 포인트 사기) ▲코인팀(가상자산 투자 사기) 등 범죄 유형별 7개 전문팀을 꾸렸다. 여기에 자금 세탁을 담당하는 ‘이체팀’과 인력 모집 및 관리를 맡은 ‘모집팀’도 따로 두는 등 기업처럼 체계적인 조직 구조를 갖췄다.
!['한야콜센터'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추가 인증 비용을 요구하는 텔레그램 대화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 제공] / 연합뉴스](http://www.tsisalaw.com/data/photos/20250729/art_17528053940589_d4d051.png?iqs=0.5536244769786366)
핵심 역할을 맡은 로맨스팀은 A씨가 직접 팀장을 맡아 운영했다. 이들은 마사지업소와 성매매 여성을 사칭해 "성매매 코스 비용과 신원 확인에 필요한 인증 비용을 계좌로 보내달라"고 요구하며 총 11명의 피해자들로부터 5억 2700만 원을 대포계좌로 입금받았다.
팀원들은 ‘신사임당’, ‘허준’, ‘장금이’, ‘유관순’, ‘여포’, ‘초선’, ‘제갈량’ 등 역사·드라마 속 인물을 본뜬 별칭을 사용했으며, 여성 조직원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이 조직은 국내 취업난을 겪는 20~30대 MZ세대를 대상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말로 유인해 조직원을 모집했다. 실제로 구속된 18명 대부분이 2030 세대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수사는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가 수사 첩보를 합수단에 제공하면서 시작됐다.
합수단 관계자는 “이들은 확정적인 고의로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범행에 가담했으며, 범행 성공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 만큼 가담 기간과 상관없이 죄책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가담자 전원이 단 1명도 빠져나갈 수 없도록 철저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합수단은 해외에 체류 중인 외국인 총책 ‘마동석’과 한국인 부총괄 등 나머지 조직원들에 대한 추적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허위 취업 정보를 통해 청년층이 범죄조직에 유입되지 않도록 주요 취업 알선 플랫폼에 대한 점검 등 예방 활동도 병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