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의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이 28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자택과 국회의원회관 사무실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당대표로 있던 2022년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과 공모해 특정 인사의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업무방해’ 혐의가 영장에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자택, 경기 화성 동탄의 주거지,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문서와 전산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이미 휴대전화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대표는 공천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는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대가로,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토록 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과거 관련 수사에서 이 대표와 명씨가 공천 발표 직전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한 바 있다. 명씨는 유튜브 방송에서 2022년 5월 8일 “이 대표가 ‘당선인 측에서 창원의창은 경선을 해야 한다더라’는 한기호 당시 사무총장의 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5월 9일에는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 좀 해줘라, 그런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말했다는 녹취 내용이 민주당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 대표가 김 전 의원에게 김영선을 주프랑스대사로 추천하자고 제안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명씨의 운전기사는 법정에서 “2022년 봄, 명씨와 함께 노원구에 있는 이 대표를 찾아가 차 안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2024년 2월 29일 ‘칠불사 회동’이라 불리는 이 대표·명씨·김 전 의원·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간 만남도 수사 대상이다. 당시 김 전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의 통화기록과 메시지를 근거로, 공천 개입 폭로를 대가로 비례대표 1번 공천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여사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김 전 의원의 기존 지역구(경남 창원 의창)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전략공천시키려 했다는 의혹도 함께 수사 중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김 전 의원은 김해갑으로 출마지를 옮겼지만 낙천했고, 김 전 검사도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준석 대표 측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전략 공천을 논의하거나 공모한 바 없고, 공천개입 사실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 정황이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고 반발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2022년뿐 아니라 2024년 총선 공천개입 의혹 전반을 겨냥한 수사의 일환이다. 특검은 전날(27일)에는 2022년 당시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이던 윤상현 의원을 소환해 15시간 가까이 조사했고, 업무방해 공범으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시기 서울 서초갑 공천을 받은 조은희 의원도 참고인 조사를 받았으며, 윤한홍 의원에 대해서도 최근 출석을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