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를 진행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 11분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건물 2층 포토라인에 선 그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고 짧게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답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취재진이 ‘명품 목걸이와 명품백 수수 이유’, ‘해외 순방 때 가짜 목걸이를 착용한 이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전 인지 여부’ 등을 잇달아 물었으나 김 여사는 묵묵부답이었다. ‘명태균 씨와의 통화·만남 이유’, ‘BP 패밀리 인지 여부’, ‘해명하고 싶은 의혹’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오전 10시 23분부터 시작된 조사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을 김 여사에게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 가담을 통한 사익 취득, 건진법사를 매개로 한 통일교 측 금품 수수와 청탁 수용, 정치 브로커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이와 함께 고가 목걸이 재산 신고 누락(공직자윤리법 위반), 대선 경선 허위사실 공표(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출석은 지난 6월 12일 특검 임명, 7월 2일 수사 개시 이후 35일 만이다. 특검팀은 약 100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으며, 부장검사들이 직접 조사에 투입됐다. 다만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등 남은 10여 건의 의혹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방대한 의혹과 조사 범위를 고려할 때 추가 소환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 측 역시 건강상 이유를 들어 혐의별 분리 조사, 조사 일정 간 3~4일 휴식, 오후 6시 이전 조사 종료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홍주 특검보는 “하루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고, 오정희 특검보는 “통상의 절차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