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역대 최고’…사이버·언어폭력 증가

심의위 중심 처리에도 피해 증가 추세
교육부 “관계회복 중심 대응 강화”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초·중·고교생 비율이 정부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을 중심으로 피해 양상이 변화하는 가운데 기존 대응 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폭력을 신체적 폭행뿐 아니라 따돌림, 사이버 괴롭힘 등 정신적 피해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학교폭력 사안은 교육지원청 산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중심으로 처리된다. 위원회는 사안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치 수준을 결정하며 이 과정에서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의 의견 진술 기회 보장이 함께 요구된다.

 

피해학생에 대해서는 심리상담, 일시보호, 치료·요양, 학급교체 등의 보호조치가 가능하다. 학교장은 학교폭력을 인지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가해자와 피해학생을 분리해야 하며 긴급한 경우 즉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가해학생에 대해서는 서면사과, 접촉·협박·보복행위 금지, 학교봉사, 사회봉사,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 단계별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특히 협박이나 보복행위가 확인될 경우 출석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병과될 수 있다.

 

이 같은 제도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 피해는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2.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2.1%보다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013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5.0%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2.1%, 고등학교 0.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9.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집단 따돌림 16.4%, 신체폭력 14.6%, 사이버폭력 7.8% 순으로 나타났다.

 

언어폭력과 집단 따돌림, 사이버폭력은 증가한 반면 신체폭력과 금품갈취 등은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가해 응답률은 1.1%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증가했다. 폭력 장면을 목격했다고 답한 비율도 6.1%로 1년 전보다 늘었다.

 

교육부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사이버폭력 증가와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를 꼽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실제 접수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지만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이버폭력과 학부모의 문제 인식 변화가 응답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반영해 갈등 해결 중심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심의 이전 단계에서 관계 회복을 유도하는 ‘관계회복 숙려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해숙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국장은 “학교 공동체 신뢰 회복과 학생들의 정서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이버폭력 등 변화하는 유형에 대응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