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제·합의가 형량에 미치는 영향은?

 

Q. 항소심에서 변제내역을 제출했는데도 양형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상고 사유가 될 수 있나요?


A. 변제 상황을 형량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는 사실심 법원의 재량입니다. 사실심 법원인 1심과 항소심에서는 행위의 모습, 반성 정도, 피해회복 정도 등을 고려하여 형량을 정하게 됩니다. 만약 1심에서 변제 내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아서 생각보다 중한 형을 선고받았다면 항소하여 다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소심에서 상고심(대법원)에 상고하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상고심은 법률심이므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살피지 않고 법령의 적용이 제대로 되었는지만 봅니다. 그러므로 원칙적으로는 형량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된 경우에만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형량 자체뿐 아니라 형량의 전제조건인 판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어떠한 사유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형량이 과다하게 책정되었다는 사유도 결국 양형부당을 다투는 취지이므로 상고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다만, 극히 예외적으로 사심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을 벗어날 정도로 위법한 경우에는 단순한 양형판단의 부당성을 넘어 죄형균형의 원칙 또는 책임주의 원칙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이 되므로, 그 부당성을 다투는 피고인의 주장을 사실심법원의 양형심리 및 양형판단 방법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취지로 보아 적법한 상고이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5. 3. 13.선고 2024도20879 판결). 그렇지만 이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