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대행 사퇴에…검찰 지휘부 인선 후보군 ‘촉각’

총장 대행 사퇴로 지휘 라인 붕괴
대검 기조부장 직무대행 가능성
차기 차장 구자현·송강·이종혁 거론

 

검찰 조직이 총장과 차장 모두 공석에 놓이는 초유의 공백 사태를 맞았다.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대검 차장검사)이 ‘대장동 항소 포기’ 후폭풍 속에 자진 사퇴하면서, 검찰 지휘부는 ‘대행의 대행’ 체제 또는 신속한 후속 인사라는 갈림길에 섰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노 대행의 면직안을 제청해 이재명 대통령이 재가하는 즉시 대검찰청은 공식적으로 총장·차장 모두 공석이 된다.

 

이 경우 서열상 선임 참모인 차순길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총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검찰차장이 아닌 부장급이 검찰총장 대행을 수행하는 이른바 ‘대행의 대행’ 체제는 2009년 이후 두 번째다.

 

정부는 장기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검 차장을 신속히 임명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차장은 인사청문회 절차 없이 현직 고검장급 가운데 전보로 임명이 가능해, 빠르게 후속 인사로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차기 대검 차장 후보군으로는 법무부 검찰국장·법무부 대변인 등 핵심 라인 경험한 구자현 서울고검장(29기)과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국장 역임했고 대검 공안 총괄 경험이 있는 송강 광주고검장(29기), 형사·감찰 라인 경험이 풍부한 이종혁 부산고검장(30기) 등이 거론된다.

 

서울중앙지검장 인사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대장동 항소 포기 직후 사의를 표명한 정진우 중앙지검장(29기) 후임으로는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30기)이 가장 유력하다는 평이다. 그는 ‘항소 포기’ 상황에서 전국 검사장급 가운데 유일하게 경위 설명 입장문에 서명하지 않은 검사장 중 한 명이다.

 

한편 이번 사태는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해 ‘총장 대행–차장 대행–기조부장 대행’ 구조가 이어졌던 당시와 상황이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에도 수뇌부 붕괴가 장기화하며 검찰 역사상 가장 긴 총장 공백이 발생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단순히 ‘원포인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을 두고 검사들 사이에서 상당한 반발이 표출된 만큼, 조직 안정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검사장급 추가 전보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새로 임명될 지휘부는 조직 내 불만을 진정시키는 동시에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드라이브에 보조를 맞춰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된다. 대장동 본류 사건 공소 유지와 함께 각종 민감 사건을 지휘해야 한다는 점에서 험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