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독자분들과 ‘반성문’ 작성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형사 재판을 앞둔 분 중에 반성문 안 쓰는 사람 찾기는 어렵습니다. 누구나 내는 것이다 보니 “낸다고 해서 감형으로 이어지냐, 굳이 안 내도 되지 않냐”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가끔 있는데요. 저는 항상 그런 태도만큼 위험한 건 없다고 조언을 드립니다. 바꿔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모든 피고인이 정성 들여 반성문을 작성하는데, 어떤 피고인만 반성문을 내지 않는다면 재판부 입장에서 어떻게 보일지를요. ‘남들이 하는 건 기본적으로 다 챙긴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곽변: 그렇다면 반성문은 어떻게 써야 할까요? 따로 가이드를 드리지 않아도 먼저 쓰신 다음 봐달라는 분도 있지만, 글 쓰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도 참 많습니다. 저희는 충분히 도움을 드리되 대신 써드리는 건 지양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아무리 감추려 해도 변호사가 써준 건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반성문의 뜻이 뭡니까. ‘피고인이 반성하는 마음을 담은 글’인데, 변호사가 써주면 진정성이 전혀 안 보이는 거죠. 변호사가 작성한 반성문이 겉으로 보기엔 멋있을지 몰라도, 반성문을 매일 보는 판사에게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투박한 부분이 있어도, 피고인이 오랜 시간 고민해서 써 내려간 글이 훨씬 와닿습니다.
곽변: 다음으로 반성문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반성문은 ‘판사에게 비는 내용’으로 작성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는 정말 많은 분께서 실수하는 부분인데요. 사실 우리가 판사님께 잘못한 건 전혀 없습니다. 용서를 구해야 할 대상은 어디까지나 ‘피해자’이므로, “판사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보다는 “판사님,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잘못을 구하고 싶습니다”처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자(前者)는 반성하는 모습보다는 판사에게 빌어서 형량을 깎고 싶은 태도로만 비쳐질 수 있으니까요. 한편 피해자가 없는 사건에서는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반성하는 내용을 담으면 됩니다.
곽변: 그리고 ‘작성 양식’과 관련된 부분도 팁(TIP)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항상 강조드리는 부분인데, 보기 좋은 글이어야 읽고 싶어집니다. 한눈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죠. 쓰실 때는 위쪽과 좌우로 여백을 두고 문단도 충분히 나눌 것을 권유드립니다. 글씨도 크게, 진하게 쓰시고요. 빽빽하거나 글씨가 작은 반성문은 판사님도 꼼꼼히 보기 어렵습니다. 판사님 입장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매일 수천 건의 문서를 읽느라 눈이 피로하실 것이고, 나이가 있는 판사님들은 노안도 있을 것입니다. 내 글을 한 번이라도 더 읽고 참작 해주길 바란다면, 적어도 읽기 좋게 쓰는 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곽변: 그리고 정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형광펜이나 색이 있는 볼펜으로 강조 표시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판사님이 소송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서류를 보는 데 투입하는 시간에 비해, 반성문을 읽는 시간은 비교적 짧습니다. 본인이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판사님이 놓치지 않으시도록 표시를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정성스럽게 준비한 반성문과 탄원서는 실제 재판에서 기적을 만들기도 합니다.
곽변: 어떤 상황이든 변호사가 포기하면 사건은 끝나고 맙니다. 정성을 다해 준비하면 ‘기적’이 찾아올 수도 있으니 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의 건승을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