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요즘 위법한 압수수색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관련해서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아이폰은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수사기관에서 절대 못 푼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그널 이홍열 변호사입니다. 스마트폰은 이제 개인의 일상, 인간관계, 경제활동, 사생활이 모두 응축된 ‘디지털 신체’에 가까운 물건입니다.
수사 실무에서도 휴대전화 포렌식은 더 이상 부수적인 절차가 아니라 사건의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단계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아이폰 비밀번호를 끝까지 말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도 풀지 못하는가”, “비밀번호를 거부하면 재판에서 불이익을 받는가”, “포렌식 과정에서 다른 범죄가 나오면 왜 그대로 처벌하지 못하는가”와 같은 문제들입니다. 이 질문들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헌법상 방어권과 형사사법의 한계를 함께 드러내는 지점입니다.
우선 아이폰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최신 기종과 최신 운영체제는 강력한 암호화 체계를 사용하고 있어 비밀번호를 모르면 내부 데이터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수사기관 역시 전문 포렌식 장비를 사용하지만, 현실적으로 접근에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폰이라고 해서 비밀번호를 절대 못 푸는 것은 아닙니다. 구형 기종일수록 풀 수 있는 가능성이 높고, 비밀번호가 간단하다면 역시 복잡한 경우보다 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휴대전화가 잠금 해제된 상태에서 확보되었거나, 클라우드 백업 자료, 메신저 서버에 남아 있는 기록, 다른 기기와의 동기화 자료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증거가 확보되는 경우도 많고 최근에는 페이스 아이디에 대해 법원에서 처음부터 압수수색영장을 같이 받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Q. 두 번째로, 증거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아이폰 비밀번호를 끝까지 알려주지 않는다면 추후 형사재판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나요?
A.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원칙적으로 피의자와 피고인에게는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행위가 자신의 범죄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거부하는 태도는 방어권 행사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유죄 판단을 하거나 형을 무겁게 해서는 안 됩니다. 문제는 실무의 결은 조금 다르다는 것입니다. 판결문에는 “수사에 비협조적 태도”, “범행 후 태도 불량”, “진지한 반성 부족”과 같은 표현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권리 행사라고 하면서도 양형 판단에서 ‘태도’ 요소로 간접 반영되는 사례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불리한 정상에 ‘수사기관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명시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또한 수사단계에서는 증거인멸 시도로 판단될 수 있는 정황이 함께 존재한다면 구속 사유로 인정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비밀번호 제공 여부는 일률적으로 답할 문제가 아니라, 사건 구조와 증거 상황을 종합해 전략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입니다.
Q. 세 번째 질문입니다. A 범죄로 체포돼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던 중 B 범죄 정황이 나와 그것으로 기소했다가 위법수집증거로 무죄가 나오는 사례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수사기관은 왜 그 이후에 추가로 영장을 받지 않는 건가요? 영장을 받으면 되는 문제 아닌가요? 아니면 단순히 놓치거나 깜빡해서 그런 건가요?
A. 문의주신 것처럼 포렌식 과정에서 다른 범죄가 발견되는 경우도 자주 문제 됩니다. 예컨대 A 범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으로 휴대전화를 분석하던 중 A 범죄와 무관한 B 범죄 관련 자료가 발견되었을 때는, 원칙적으로 탐색을 중단하고 B 범죄에 대한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야 적법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B 범죄에 대한 사건에서는 위법수집증거로 인해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무조건 새로운 영장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고, B 범죄가 A 범죄와 관련성이 있는 경우에는 새로운 영장을 받지 않아도 유효합니다. 관련성의 범위에 대하여 수사기관과 법원의 해석이 달라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수사기관에서 대부분 새로운 영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도 관련성이 없는 범죄에 대해서 새로운 영장을 받지 않는 경우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재판 과정에서 이 부분을 변호인을 통해 꼭 꼼꼼하게 살펴보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형사절차는 기술의 발전, 수사권의 확대, 그리고 헌법상 방어권이 끊임없이 긴장 관계를 이루는 구조입니다. 휴대전화 한 대가 사건의 결론을 바꾸는 시대이지만, 동시에 그 안에는 개인의 가장 내밀한 영역이 담겨 있습니다.
결국 포렌식 단계는 단순한 기술 절차가 아니라, 국가 형벌권과 개인의 기본권이 가장 첨예하게 맞닿는 지점입니다. 이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앞으로 형사사법이 계속해서 풀어가야 할 중요한 과제로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