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용 마약’ 엑스터시 2000정 밀반입 시도…베트남인 일당 검거

대량 마약 반입 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 가능

 

일명 ‘클럽용 마약’으로 불리는 엑스터시(MDMA)와 케타민을 국제 택배로 국내에 들여오려 한 베트남 국적 일당이 마약범죄 합동수사본부(합수본)에 붙잡혔다.

 

최근 국제우편이나 택배를 이용한 마약 밀반입 시도가 늘어나는 가운데, 외국인 조직이 관여한 사례가 잇따르면서 수사기관의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독일에서 발송된 국제 택배를 이용해 엑스터시 2061정과 케타민 약 498g을 국내로 반입하려 한 베트남 국적 일당 4명을 검거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차례로 구속 기소했다.

 

수사기관은 해당 물량이 엑스터시 약 2061명, 케타민 약 996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자전거 부품 내부에 마약을 숨겨 국제 택배로 발송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인천공항 세관의 검사 과정에서 마약이 발견되면서 밀반입 시도가 드러났다.

 

합수본은 택배 발송 경로를 추적해 주문자와 수취자를 특정했고, 우선 주문자 1명을 체포한 뒤 마약 배송 과정 전반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경기 시흥의 한 지역에서 택배를 받으려던 공범들은 현장에 수사관이 출동하자 달아났지만, 수사팀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이동 동선을 파악했다. 이후 또 다른 주문자 1명과 경북 지역으로 도주한 수취자를 잇따라 검거했으며, 마약을 전달받을 장소의 주소를 제공한 인물도 공범으로 붙잡혔다.

 

합수본 관계자는 “검거된 베트남 국적 피의자 4명 가운데 3명은 불법 체류 상태였다”며 “전화번호와 계좌를 수시로 바꾸고 거처도 계속 옮겨 다녀 소재 파악이 쉽지 않았지만 CCTV 분석과 영장 집행 등을 통해 관련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우편이나 택배를 이용해 MDMA나 케타민을 국내로 들여오려는 행위는 통상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신성의약품 수입)으로 처벌된다.

 

다만 수입된 마약류의 가액이 일정 금액 이상으로 인정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이 적용돼 처벌이 크게 강화될 수 있다. 특히 대량의 향정신성의약품을 해외에서 국내로 반입한 경우에는 마약류의 국내 유통을 확대시킬 위험성이 크다는 이유로 법원도 엄중한 처벌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국제우편을 이용해 대량의 MDMA를 국내로 들여온 사건에서 법원은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 2022년 인천지방법원은 프랑스에서 발송된 국제특급우편을 통해 MDMA 5953정 등을 국내로 밀반입한 피고인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마약 수입 범행은 국내 공급과 유통을 확대해 추가 범죄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인천지방법원 2022.9.1. 선고 2022고합409).

 

마약류 수입 범죄에서는 ‘수입의 기수 시점’도 중요한 법적 쟁점으로 다뤄진다. 법원은 향정신성의약품이 해외에서 국내 영토로 실제 반입되는 시점에 범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으며, 항공 운송의 경우 항공기에서 국내 공항으로 반입되는 순간 수입이 완료된 것으로 본다는 취지의 판례 법리가 형성돼 있다.

 

외국인이 이러한 범죄에 연루된 경우에도 처벌 구조는 달라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범죄가 성립하면 외국인이라도 국내 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형이 확정되면 국내 교정시설에서 형이 집행된다. 실제로 MDMA나 케타민 밀수 사건에서 외국인 피고인에게 징역 5년에서 10년 사이의 실형이 선고된 사례들이 확인된다.

 

다만 형사 처벌과 별도로 출입국 행정 절차가 이어질 수 있다. 외국인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을 마치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강제퇴거나 출국명령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원도 마약 범죄로 유죄가 확정된 외국인에게 내려진 출국명령 처분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있다.

 

2020년 서울행정법원은 “마약 범죄의 위험성과 사회질서 보호 필요성을 고려할 때 출국명령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서는 국제 택배나 우편을 이용한 마약 밀수는 적발이 어려워 범죄 조직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수사기관의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소형 전자제품이나 부품, 식품 포장 등을 이용해 마약을 은닉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어 세관과 수사기관의 협력 수사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합수본은 검찰과 경찰, 관세청, 해양경찰 등 8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마약 대응 조직으로 지난해 11월 출범했다. 현재 총 80여 명의 수사·단속 인력이 참여해 국제 마약 밀수와 국내 유통 조직을 동시에 추적하는 방식으로 공동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