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인력난에 지친 교정현장…정성호 장관 ‘현장 진단’ 나서

과밀수용이 최대 스트레스 요인
직업훈련 교도소도 과밀수용…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교정시설 현장의 과밀수용과 인력 부족 실태를 직접 점검하기 위해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 나섰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장관은 지난달 29일 법조 기자단과 함께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방문해 교정시설 운영 실태를 점검했다. 이번 현장 진단은 교정기관 정책 개선과 현장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 장관과 법조 기자단은 교도관 제복을 착용하고 출입 절차와 보안 검색 등 기본 업무를 시작으로 수용자 관리와 직업훈련 업무를 차례로 체험했다.

 

특히 정 장관은 보안과장 역할을 맡아 수용자 난동 발생을 가정한 진압 훈련에 직접 참여하며 돌발 상황 대응, 수용자 인권 보호, 사후 조치까지 전 과정을 교도관들과 함께 점검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직업훈련 및 재사회화 프로그램도 함께 살펴봤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건축·목공·제과·바리스타 등 기능·기술 중심의 직업훈련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마약 범죄 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마약류사범 회복이음 과정’도 시행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단약 의지가 높은 마약류 사범을 대상으로 개인·집단 상담을 실시하고, 출소 전 지역사회 재활기관과 연계해 회복 유지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장에 근무하는 교정공무원들은 수용 정원을 크게 웃도는 현원으로 인해 과밀수용 문제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국 교정시설 수용 정원은 5만 614명이지만, 실제 수용 인원은 6만 5,279명으로 수용률은 129%에 달한다. 이주 여성 수용자의 경우 수용률은 143%로 나타났다.

 

 

직업훈련 교도소인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역시 전국 교정기관의 수용 부담으로 인해 훈련 대상이 아닌 기결·미결 수형자까지 함께 수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직업훈련이라는 본래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력 부족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약 1,800명을 수용 중인 화성직업훈련교도소는 야간 4부제 근무 체제에서 보안과 인력을 제외하면 각 부서당 근무 인원이 27명에 불과해 교정공무원 1명이 60여 명의 수용자를 관리하는 구조다.

 

교정공무원들은 강력범죄 및 정신질환 수용자 증가로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데다 인권 보호 강화에 따른 소송·민원 대응까지 겹치며 심리적 소진이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한 교정공무원은 “정신질환 수용자가 수시로 보고전을 제출하거나 벨을 눌러 민원을 제기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법무부가 전국 54개 교정기관 교정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 분석’ 결과, 응답자의 19.6%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과밀수용은 교정공무원이 꼽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교정공무원들은 수면 문제(8.61점), 번아웃(7.98점), 단절감(7.72점)을 주요 어려움으로 호소했다. 정신건강 위험군에서는 알코올 의존(7.6%), 우울(6.3%), 자살 생각(5.9%), 단절감(5.1%), 외상후스트레스장애(4.9%) 순으로 문제가 나타났다.

 

자살 계획 경험률은 일반 성인 대비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1.6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수형자 범죄 유형은 성폭력 범죄 9,413명, 마약류 범죄 7,488명, 정신질환 수형자 6,345명 순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교정시설 확충 대안으로 2010년 소망교도소 개소 등 민영교도소를 도입하고 교정공무원 대상 심리상담 프로그램 ‘마음나래’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인력 충원과 시설 확충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교정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지역사회의 시각을 정치권과 지자체가 함께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경북 북부 제1·2·3교도소와 경북직업훈련교도소가 위치한 청송군은 청송여자교도소 유치를 목표로 자체 예산을 투입해 교정직 공무원용 공공임대주택 건립을 추진 중이다. 교정시설 유치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인구 감소 대응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정 장관은 직원 간담회에서 “노후화된 시설과 인력 부족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 온 교정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교정시설 환경 개선과 현장 근무자의 처우 개선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