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대학병원 산과 의사의 분만 의료사고 기소를 두고 부당함을 주장하는 가운데, 환자단체는 피해자가 형사 고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가 형사 고소를 택하지 않을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의료사고 피해자의 고소는 줄어들 수 없다”며 “의료계와 정부, 국회는 피해자 관점에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법원이 의료사고를 발생시킨 한 산부인과 의사에 대해 약 6억5000만 원의 배상 판결을 내리자,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한 반응이다. 산모이자 같은 병원 의사였던 피해자는 지난 2018년 출산 과정에서 아기의 뇌성마비가 발생했다며 주치의인 산부인과 교수를 형사 고소한 바 있다. 이에 민사 1심 재판부가 배상 판결을 내리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는 물론 상급종합병원 산과 의사들까지 “불가피한 의료사고를 과도하게 처벌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환자단체는 “의료사고 현장에는 충분한 설명이나 유감 표명, 예방을 위한 환자안전사고 보고, 신속한 피해배상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병원과 의사들이 과실을 인정하지
공무원의 디지털 성범죄와 스토킹, 그리고 음주운전 방조·은닉 행위에 대한 징계 수위가 대폭 강화된다. 인사혁신처는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며 공직사회의 기강 확립에 나섰다. 개정안은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를 기존 ‘성 관련 비위 기타’ 항목에서 별도 유형으로 세분화하고, 음란물 유포와 스토킹 역시 ‘품위유지 의무 위반’ 중 기타 항목에서 독립시켜 구체적 징계 기준을 마련했다. 허위 영상물 편집·유포는 ‘성 관련 비위’ 세부 항목으로 명시돼 파면이나 해임 등 최고 수준 징계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스토킹 역시 비위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인정되면 파면까지 가능하다. 음주운전 방조·은닉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음주 운전자가 제3자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거나 은닉을 교사하면 기존보다 한 단계 높은 징계가 가능하며, 음주 사실을 알면서 차량 열쇠를 건네거나 운전을 권유한 동승자와 허위 진술을 한 제3자도 강등에서 감봉까지 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신설됐다. 그동안 해당 비위는 중징계가 가능했지만 구체적 기준이 없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징계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보완해 오는 12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보이스피싱과 마약 등 국제적 범죄의 핵심 수단으로 지목된 자금세탁을 실효적으로 처벌하기 위해 새 양형기준을 마련한다. 불법 도박과 유사 카지노 등 사행성 범죄 양형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양형위는 전날 열린 제141차 전체회의에서 자금세탁범죄 양형기준 설정안을 심의하고 내년 3월 최종 의결을 목표로 구체적 기준 마련 절차에 착수했다. 새 기준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 은닉·가장 및 수수 ▲마약거래방지법상 불법수익 은닉·가장 및 수수 ▲외국환거래법상 허위·부정 외국환 업무 및 미신고 자본거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등 4개 대유형으로 분류된다. 특히 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는 도피액과 법정형에 따라 3개 세부 유형으로 세분화하기로 했다. 양형위는 “자금세탁은 범죄 자금을 은닉하거나 합법 자산으로 가장해 보이스피싱, 마약 등 중대 범죄의 목적을 달성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실효적 처벌을 위한 별도 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동 성 착취물 영상 판매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가 암호화폐와 차명 계좌를 통해 범죄 수익을 세탁한 사례 등으로 국민적 경각심이 커진 상황이다. 사행성·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선택이 아닌 운명”으로 규정하며 세종 집무실과 세종의사당 건립을 포함한 지역 균형발전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또 청년고용 확대를 기업에 직접 요청하며 “팀코리아 정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고 이를 위한 토대가 균형발전”이라며 “전국이 고르게 발전의 기회를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대한민국은 수도권 1극 중심의 불균형 성장 전략을 취해 효율성을 얻었지만 이제는 한계가 드러났다”며 “지금 같은 방식이면 수도권은 포화되고 지방은 소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 1극이 아닌 5개의 발전 중심부와 강원·전북·제주 등 3개의 특별자치도를 육성하는 ‘5극 3특’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행정수도 세종의 완성은 균형발전의 주춧돌”이라며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청년 일자리 대책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전체 고용률이 역대 최고치지만 청년 취업자는 16개월째 감소했다”며 “청년 신규 일자리 창출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호남과 기독교계를 찾아 지지 기반을 다지는 상반된 행보에 나섰다. 민주당은 ‘텃밭’ 호남에서 지역 현안을 챙기며 민심 결집을 시도했고, 국민의힘은 기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최근 사법·수사 현안을 공유하며 교계 민심 잡기에 나섰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전북 전주에서 첫 호남발전특별위원회 회의를 열고 내년 전북 예산과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현장 예산정책협의회를 진행한다. 지난달 출범한 호남특위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발전을 위한 정책 기구로, 지역 의원들과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문승우 전북도의회 의장 등도 협의회에 함께한다. 같은 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을 찾아 한국교회총연합 김종혁 대표회장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 등 개신교계 지도자들을 잇달아 예방한다. 장 대표는 최근 순직해병 특검팀과 관련된 교계 지도자 압수수색,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목사 구속 등 사법당국의 수사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정치 현안에 대한 조언을 청취했다. 앞서 그는 국회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여당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패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정부의 1차 소비쿠폰 지급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정치인으로서 쿠폰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5일 오후 자신의 SNS에서 “이번에 정부가 지급한 1차 소비쿠폰을 받지 않았다”며 “수령자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인으로서 명확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소비쿠폰에 들어간 재정은 약 13조원으로, 국내 모든 대학의 1년 등록금을 합친 것과 맞먹고 인천공항이나 가덕도 신공항을 새로 짓고도 남을 돈”이라며 “지하철 노선을 세네 개 더 놓을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단기 소비와 물가 상승만 남긴다”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이 연금개혁, 건강보험 개혁, 미래 투자가 아닌 빚으로 쿠폰을 뿌린다면 이는 국가의 미래를 포기한 것”이라며 “미래세대에 짐을 떠넘기는 공용 통장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해외에서는 5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하면서 국내에서는 13조원을 푼돈처럼 쓰고 있다”며 “저는 달콤한 쿠폰 대신 고통스럽더라도 개혁과 투자의 길을 선택하겠다”고 덧붙였다.
15일, 법무부가 피해자와 무관한 가해자가 불분명한 동기로 저지르는 ‘이상동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보호관찰 단계부터 고위험군을 선별·관리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신림역·서현역 살인사건, 일본도 살인사건 등 최근 2년간 이상동기 범죄가 매년 40건 이상 발생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법무부는 익일부터 보호관찰 대상자를 대상으로 이상동기 범죄 위험군 선별검사를 실시하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우 △정신과 치료 △약물 복용 여부 점검 △흉기 소지 금지 △음주 제한 등 특별 준수사항을 부과한다. 이상동기 범죄란 피해자와 무관한 가해자가 특별한 이유 없이 저지르는 범죄를 뜻한다. 검사 결과 위험군으로 판정된 인원은 매월 복약검사와 면담을 통해 생활·정신건강 상태를 점검받는다. 또 필요 시 외부 전문가와 연계한 심리치료나 입원치료도 병행한다. 아울러 보호관찰이 종료된 이후에도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경찰에 인적사항을 통보해 지역 범죄 위험도 분석과 순찰 경로 조정 등 선제적 예방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상동기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해 “매를 들어야 할 때 매를 드는 것이 어른의 도리”라고 비판했다. 이는 최근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한 반응이다. 추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매를 불편해 하면 아랫사람에 의해 교활하게 이용 당한다”며 ‘문 대통령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정치할 생각 않을 것”’라는 기사와 이낙연 전 총리가 지난 대선 기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악수하는 모습을 함께 게재했다. 이는 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기간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정치할 생각이 없다’며 두둔한 것과 이 전 총리를 중용한 것 등을 비판하는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 전 총리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추석 인사를 겸해 평산으로 문 전 대통령 내외분을 아내와 함께 찾아뵀다”는 글과 사진을 게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선 문 전 대통령이 상대당을 공개 지지한 바 있는 이 전 총리를 만난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집권 여당이 사법부를 향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면서도 “국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은 직에서 물러나고 서울고법은 공판기일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대법원장의 정치적 일탈이 사법부 전체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했다”며 “사법부 전체가 대법원장 볼모로 잡혀선 안 된다. 정치적 중립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월 법원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일을 일컫는 것이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도 이러한 비판에 가세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조 대법원장이 헌법 수호를 핑계로 사법 독립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내란범을 재판 지연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추 위원장은 “법원이 윤석열 일가의 비위행위와 윤석열 징계처분 취소소송 등에 제대로 판단만 했어도 내란은 방지됐을 것”이라면
자본시장 질서를 무너뜨리는 주가조작 범죄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잇따라 낮은 형량을 선고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법률상 무기징역까지 가능함에도 법원이 범죄수익 입증 문제를 이유로 실형 선고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다며 전향적 판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제443조는 시세조종행위로 얻은 이익이 50억 원을 초과할 경우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도록 규정한다. 그러나 범죄수익이 존재함을 명확히 입증해야 하는 한계가 존재해 실제 선고되는 형량은 6개월에서 1년 6개월에 불과하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비롯한 주가조작 사건 주범들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더시사법률이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경향은 과거부터 나타나고 있다. 2013년 서울중앙지법은 ‘하한가풀기’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한 사건에서 핵심 피고인에게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호재성 기사를 유포하고 동시호가 시간대에 대량 매수 주문을 넣어 하한가 매도 물량을 소진시키는 등 계획적·조직적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했지만, 모두 실형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2014고단4691, 서울남부지법 2015고단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