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간의 담화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대통령 대변인실이 자평했다. 당초 우려됐던 까다로운 정치적 의제는 등장하지 않았으며, 담화 시간 동안 두 정상 간의 친목을 다지는 화합의 장이었다는 후문이다.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유정 대통령 대변인실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담이 예상보다 길어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공동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얘기가 잘 된 회담이었다”며, “양 정상이 친밀감을 느끼게 된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평했다.
앞서 오후 12시 43분쯤부터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백악관에서 소인수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된 바 있으며, 오후 3시쯤에는 오찬을 겸한 비공개 확대회담이 추가되어 한미 정상회담은 총 2시간 20분가량 진행됐다.
회담 2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소셜 미디어 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며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서 “최근 며칠 동안 한국에서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한국 새 정부에 의한 매우 공격적인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그들은 심지어 우리(미군) 군사 기지에 들어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들었다”며 “나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사실이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해 정상회담에서 외교참사가 일어날 것을 예상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회담 중에 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이 계엄령을 내려 내란 혐의로 조사 중이다. 그와 관련한 압수수색이 있었던 것이고 검찰은 팩트체크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가 분명해 보인다. 해결될 것”이라고 넘어가며 우려한 것보다 부드럽게 마무리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교회 및 미군기지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달 이루어진 순직해병특검팀의 여의도 순복음교회 압수수색, 비상계엄특검팀의 오산 공군기지 내 레이더 시설 압수수색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미군을 직접 수사한 것이 아니다. (미군과 공동 운영하는) 부대 안에 있는 한국군의 통제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이어 교역 및 관세 협상, 미국 조선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가’(MASGA, 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한국의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를 독려했다. 안보 청구서, 동맹 현대화, 농수산물 시장 추가 개방과 같이 한국 측에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던 의제는 아예 논의되지 않았다.
강 대변인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오늘 회담은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며 “구체적인 숫자나 동맹 현대화 등(의 의제가) 등장하기보다는 두 분의 친밀감 높은 이야기로 끝이 났다. 감히 성공적인 정상회담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올가을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초청했고, 가능하면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권했다”며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대통령의 제안을 여러 차례 치켜세웠다”고 밝혀 향후 두 정상이 APEC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