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제복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교도관들이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받고 소외되는 현실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공공의 안전을 책임지는 직업이라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음에도, 각종 복지와 예우 제도에서 교도관은 반복적으로 제외되고 있다.
제복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각종 혜택과 지원 제도를 살펴보면,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포함되어 있으나 교도관은 빠져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찰과 소방공무원의 호국원 안장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한 국회마저도 같은 제복공무원인 교도관들의 존재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소외의 경험이 반복될수록 교도관 개개인의 자존감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내가 퇴직 교도관 역시 호국원에 안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그곳에 안장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는 교도관 전체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이 직업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정당한 존중을 받고 있다는 최소한의 신호를 되찾기 위함이다.
교도관의 업무는 단순히 수용자를 관리·감시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교도관들은 어떤 죄명으로 수용되었든 수용자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운동시간과 종교집회 참가 등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용자들은 신체적 구속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로 한 공간에 모이게 되며, 교도관들은 이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아래 근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늘 그 믿음을 시험한다. 내가 현직에 있을 당시, 시설 보수 작업에 출역하던 한 수용자가 30cm가 넘는 흉기를 직접 제작해 직원 한 명을 인질로 삼아 도주하려는 계획을 세운 적이 있었다. 다행히 실행 하루 전 동료 수용자의 제보로 계획이 사전에 발각되어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이처럼 교도관들은 적은 인원으로 절대적으로 많은 수의 수용자를 관리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늘 예측 불가능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실제 희생 사례도 존재한다. 2004년, 김동민 교감은 근무 중 수용자의 갑작스러운 공격으로 사망했다. 분명 직무 수행 중 발생한 순직이었음에도 당시 김동민 교감은 국립묘지에 안장되지 못했다.
당시 법률상 경찰과 소방공무원은 직무 중 사망 시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었으나 교정공무원은 국립묘지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무려 4년이 지난 2008년에 이르러서야 직무 수행 중 사망한 교정공무원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다.
이 사실은 교도관의 희생이 제도적으로 얼마나 뒤늦게 인정되어 왔는지를 보여준다.교도관들은 직업 특성상 다른 제복공무원들에 비해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성과를 드러내기 어렵다. ‘결과’가 눈에 띄게 외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수용자 사망 사건이나 교정시설 내 사고 등 부정적인 사례들은 언론을 통해 반복적으로 보도되며 교정 현장의 전체 모습이 왜곡되기 쉽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교도관들이 겪는 정신적·신체적 부담은 매우 크다. 내 주변에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교도관들이 적지 않았다. 열악한 근무 환경과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암과 같은 중병을 앓거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동료들도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다.빛이 닿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역할을 수행하는 교정공무원들은 조직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힘이 없다. 과밀 수용으로 인한 업무 부담 문제는 수년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교정시설 내 수용자들의 고령화로 치매 환자와 정신질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마약사범 등 약물 중독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 역시 대부분 교도관 개인의 책임과 부담으로 떠넘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경찰, 소방, 출입국공무원 등이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되는 것과 달리 교도관은 여전히 일반직 공무원에 속해있다.
교정본부 역시 법무부 산하의 하나의 실국에 불과해, 조직적 독립성과 정책적 발언권이 제한적이다. 교도관은 국민의 평온한 일상과 직결된 중요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호국원 안장 문제에서조차 배제되는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소외를 경험하고 있다.
사회적 인정과 정당한 대우에서 제외되다 보니 교도관들이 점점 의기소침해지고, 심지어 자신의 직업을 부끄럽게 여기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만약 교도관들이 교정·교화라는 본래의 사명을 포기하고 형식적인 관리에만 머문다면 출소 후 재범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대부분의 교도관들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열악한 근무 여건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현직에 몸담아 왔다. 교정공무원들의 호국원 안장을 바라는 이유는 금전적 보상이나 개인적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수용자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근무하는 후배 교도관들이 다른 제복공무원들과 차별받지 않고 “우리가 이 사회의 마지막 보루”라는 자부심을 지니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