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중이던 모친의 몸을 마사지한다며 상체를 강하게 눌러 다발성 갈비뼈 골절을 일으켜 숨지게 한 딸에게 항소심 법원도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등법원 형사2-1부(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고법판사)는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200시간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했고 형량도 과도하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심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판단은 정당하다”며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2022년 2월 18일 저녁과 다음 날 오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 자택에서 모친 B씨의 상체를 반복적으로 강하게 눌러 갈비뼈 여러 개가 부러지게 하고 결국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보행 연습이나 마사지 목적이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모친이 병원에서 퇴원한 2021년 11월 이후 줄곧 집에서 간병을 맡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평소 모친을 베개 위에 엎드리게 한 뒤 손바닥으로 목 뒤와 등 부위를 눌러 몸을 풀어주는 방식의 마사지를 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매일 팔다리를 안마했다”며 “어머니가 아프다고 말해도 몸을 풀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또 “기저귀를 갈 때 다리를 들어야 하는데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으면 간병이 매우 힘들었다”며 “몸을 풀어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이 된 부분은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뿐 아니라 사망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다.
대법원은 “폭행치사죄는 결과적 가중범으로서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 외에도 사망 결과에 대한 예견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 이러한 예견 가능성은 폭행의 정도와 피해자의 상태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대법원 90도1596 판결).
폭행치사는 기본 범죄인 폭행에 사망이라는 결과가 결합된 범죄다. 따라서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면서도 사망이라는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야 책임이 성립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단순한 마사지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설령 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상당한 물리적 충격이 가해지는 행위였다”며 “피고인이 의학적 지식이나 전문적인 경험을 갖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사지라는 명목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갈비뼈 다발성 골절과 사망에 이를 정도라면 폭력행위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간병이나 치료 목적이라는 주장만으로 행위가 정당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형법 제20조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행위의 방식과 결과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정당행위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리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장기간 혼자 모친을 돌보며 간병해온 점과 유족 다수가 선처를 요청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