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법.알.못 상담소’에서는 지난번에 이어 독자 여러분들께서 많이 궁금해하시는 ‘확률’과 관련된 질문들, 예를 들어 “보석 신청이 인용될 수 있을까?”와 같은 것에 대해 실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다만 통계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결과’만을 집계한 것이지 개별 사건의 특수한 사정을 반영한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구속영장 발부율이 80%라고 해서 내 사건도 반드시 그 확률에 따라 움직이는 건 아니란 겁니다. 사건의 성격과 상황에 따라 영장이 발부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기각될 가능성이 절반 이상인 사건도 있습니다. 따라서 제가 말씀드리는 수치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가늠하는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Q. 저는 현재 사기 혐의로 기소되어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거래처에 돈을 갚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보니, 제가 바깥으로 나가서 직접 거래처 사장님들을 만나 뵙고 설득해야 합의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안에 있으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네요. 이런 상황에서 보석을 청구하면 받아들여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A. 질문자분께서 어떤 마음으로 말씀을 주셨는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
이번 ‘법.알.못 상담소’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하시는 것들, 예를 들어 ‘무죄를 받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보석 신청이 인용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실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알려드리려 합니다. 변호사들은 늘 “우리에게 맡기면 잘 될 것이다”라는 말만 하니 많이 답답하셨지요? 그러나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 통계를 살펴보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앞으로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보충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제가 간단히 덧붙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독자 여러분의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저,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 변호사가 더 시사법률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저는 1심에서 무죄를 다투고 있습니다. 억울한 마음은 큰데, 같은 방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무죄를 받기는 어려울 거라 합니다. 실제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요? 만약 1심에서 무죄를 못 받으면, 2심에서는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1심 무죄 확률은 1%도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2021년 이후로는 그 수치마저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보시면, 202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는 사건 진행에 있어서 자주 쟁점이 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독자 여러분들이 ‘압수’와 관련하여 제게 질문 주신 것들을 모아서 답변을 드리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녹음 파일이 어떤 경우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은 경우의 증거능력에 관한 것입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질문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른 내용으로 각색했습니다. 질문자분들을 비롯하여 비슷한 상황에 놓인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Q1. 경찰의 몰래 녹취 CD, 증거능력 있나요? 저는 불법 마사지 업소를 운영하는데 제보를 받은 경찰이 손님인 척 속이고 방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저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저와 종업원, 경찰 본인이 대화하는 것을 녹음했습니다. 지금 재판 중에 그 녹취 CD가 증거로 제출되어 있는데요. 경찰이 이런 식으로 몰래 딴 녹취 CD도 형사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는 건가요? A. 안타깝게도 질문자님의 기대와는 달리 녹취 CD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사기관이 ①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범죄를 수사하면서, ② 현재 범행이 행하여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한 강제구인 절차가 여러 측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출석을 시켜 특검 수사 자리에 앉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강제구인 과정에서의 물리력 행사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선 ‘강제구인’이라는 용어 자체에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강제’라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대상자에 대해 무제한의 물리력 행사가 허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한민국 법체계에서는 원칙적으로 누구도 ‘구인’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 맞다. 즉, 모든 국민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가지므로 함부로 이를 제한할 수 없고, 다만 법에서 정한 예외적인 사유가 있을 때만 ‘구인’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사상으로도 ‘강제조정’이라는 절차가 있는데, 이는 다투는 두 당사자를 조정 절차에 강제로 회부한다는 의미일 뿐, 조정의 결과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강제’라는 표현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마치 모든 것을 강제로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도 정부, 검찰, 법원 등 어떠한 국가 권력기관으로부터 의지를 강제당해서는 안 되고, 그 의지를 강제할 수도 없다. 이는 당연히 구
필자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은 예전부터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고, 실제로 수많은 난관이 있는 사건들에서도 의미 있는 합의 결과를 만들어 왔다. 그래서인지 “‘법무법인 청’은 합의를 잘해준다”는 평판이 종종 들려온다.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로펌이 어떤 마법과 같은 기술을 쓰는 것은 아니다. 합의도 결국은 양 당사자의 이견을 조율하는 절차이고, 그만큼 기본이 중요하다. 합의를 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담당 변호사가 사건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꿰뚫어 내용을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소한 사실관계도 빠뜨리지 않아야 피해자의 심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거기서부터 설득이 가능해진다. 흔히들 “서로 간에 금액만 맞으면 끝나는 것 아니냐?”, “합의금을 많이 마련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하시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쳐 보면 그렇지 않다. 돈을 많이 제시하고도 합의에 실패하는 케이스는 너무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진행한 사건 중에는, 정말 말도 안 되게 적은 금액을 제시하고도 성공한 사례가 많다. 금액이 아니라 상대방의 진정한 요구(needs)를 파악하는 것, 그걸 가능하게 만드는 건 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