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를 앞둔 수형자의 사회 적응과 자립을 지원하는 ‘사천 희망센터’가 내년 2월 문을 연다. 교도소 수형자가 출소 전부터 지역사회와 일터에 연결되는 중간처우 제도 확대 흐름 속에서 전국 다섯 번째 희망센터가 추가되는 것이다. 20일 진주교도소에 따르면 사천 희망센터는 2013년 밀양을 시작으로 아산·평택·홍천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개소하는 시설로, 2026년 2월 개소를 목표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사천 희망센터에는 모두 10명의 수형자가 입소할 예정이다. 입소자는 교정기관의 면담과 심사를 거쳐 도주 우려와 재범 가능성, 수용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된다. 선발된 수형자는 외부 기업에 고용돼 자율적으로 출퇴근하며 근무하게 된다. 근무를 통해 일정한 수입을 확보하고, 출소 이후에도 동일 기업과의 고용 연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받는다. 희망센터 참여 기업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추천한 업체 가운데 교정본부가 재정 건전성과 작업 환경 적합성 등을 심사해 선정한다. 사천 희망센터의 협력 기업인 효정산업기계는 중장비와 발전소 부품, 플랜트 설비, 원자력 발전소 서브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입소자들은 해당 작업장에서 하루 8시간씩 주 5일 근무하며 실제
집행유예로 사회에 복귀한 아동학대 가해자가 교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실형을 선고받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창원지방법원 형사1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8시간 수강,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2월 1심에서 벌금 300만 원과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판결 이후인 올해 3월 또 다른 아동학대 혐의로 다시 기소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으면서 형이 가중됐다. 아동학대 가해자에 의한 재학대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교정명령 종료 이후 가해자의 재범 여부를 체계적으로 추적·관리하지 않는 상황이다. 보호관찰이나 수강명령을 마친 가해자가 이후 동종 범죄로 다시 입건됐는지에 대한 별도 통계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교육과 상담 이수 여부가 실제로 재학대 감소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상관관계 역시 검증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교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제재를 받은 사례는 229건에 달한다. 그럼에도 학대 아동 사례 관리를 위한 최소한
국가인권위원회가 법무부가 사실상 거부한 구치소 방문조사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열린 제30차 상임위원회에서 “법무부에 협조 요청 공문을 다시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10월 미결수용자의 인권 실태를 점검한다는 명목으로 서울·동부·남부구치소에 대한 방문조사를 의결했다. 그러나 해당 구치소들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이 수용돼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정치적 논란이 일었다. 인권위 실무진은 이달 11일부터 12일까지 각 구치소를 방문해 특검 수사와 관련해 출정 조사를 가장 많이 받은 수용자 5명의 명단 제출을 요청했으나, 법무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사실상 방문조사에 대한 협조를 거부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방문조사 단장을 맡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법무부가 공문 결재 명의자가 자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아 조사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법무부 장관이 정당한 조사 활동을 방해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며 고발 필요성까지 언급했다. 인권위는 향후 법무부의 협조 여부를 다시 타진한 뒤 구치소 방문조사 재개 시기와 방식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각각 수감된 구치소의 미결수 인권 보장 실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법무부로부터 수용자 정보 제공을 거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 실무진 3명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김 전 장관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서울남부구치소, 서울동부구치소를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미결수용자의 인권 보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현장 조사 차원이었다. 실무진은 조사 과정에서 출정 조사가 가장 많이 이뤄진 구치소 수용자 5명의 명단 제출을 요청했으나 법무부는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수용자 개인정보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정보 제공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열악한 환경에 놓인 구치소가 많은데 그런 곳은 제외하고 방문 조사를 한다는 것은 김 상임위원의 정치적 의도가 매우 분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은 지난 10월 28일 침해구제 제2위원회에 ‘2025년 교정시설 방문 조사 개시’ 안건을 상정했다. 해당 안건은 미결수용자의 인권 침해 우려를 이유로 의결됐다. 이 안건은 김 위원과 이한별 비상임위원이
형사사건 기록 보존, 법률 아닌 법무부령에 근거 최근 재심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유죄 판결이 확정된 형사사건 기록은 여전히 ‘형의 시효’를 기준으로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인권침해와 오판을 바로잡기 위한 재심 제도가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수사·재판 기록의 보존이 전제돼야 하지만 현행 기록 관리 체계는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검찰보존사무규칙에 따르면 형사사건 기록 보존의 근거는 별도의 법률이 아닌 법무부령에 근거한다. 이 규칙은 사건 기록을 “수사·재판 및 그에 부수되는 기록”으로 정의하고 디스크·테이프·필름·영상녹화물·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까지 포함해 각 검찰청이 보존하도록 하고 있다. 재판이 확정된 사건이나 불기소 처분 사건 역시 이 규칙에 따라 관리된다. 기록 보존의 기준은 원칙적으로 ‘형의 시효’에 맞춰져 있다. 형을 선고하는 재판이 확정된 사건 기록은 형의 시효가 완성될 때까지 무죄·면소·공소기각·선고유예 사건은 공소시효 기간 동안 보존하도록 돼 있다. 불기소 사건 역시 공소시효 완성 시점까지가 원칙이다. 해당 기간이 지나면 기록은 심사와 심의를 거쳐 기관장의 허가로 폐기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증권 계좌를 관리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측이 법정에서 김 여사에게 3억원을 수표로 전달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오세용)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 전 대표 측은 최후변론을 통해 “김건희씨에게 수표로 3억원을 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 측은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왔다”며 재판부를 향해 양형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민중기 특별검사는 이 전 대표에 대해 징역 4년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범죄수익으로 판단되는 8390만원의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집행유예를 받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총 25차례에 걸쳐 이른바 ‘1차 주포’로 불린 이정필 씨로부터 81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이 전 대표 측은 지난 9월 열린 첫 공판에서 “이정필 씨로부터 금전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일면식도 없는 상대가 ‘선배 행세를 했다’는 이유로 거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가해 피해자를 장기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 법원도 살인에 관한 미필적 고의는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과 달리 상해치사죄를 유죄로 인정해 형량은 두 배로 늘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이은혜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47)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22일 새벽 강원 춘천의 한 주점 인근에서 발생했다. A씨는 별다른 친분이 없던 피해자 B씨(55)가 자신에게 ‘선배 행세를 했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었고, 곧장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주점 업주와 행인들이 여러 차례 제지했지만 A씨는 B씨의 얼굴을 발로 밟거나 걷어차는 등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고 장기간 치료를 받던 중 약 10개월이 지난 뒤 결국 숨졌다. 검찰은 피해자의 사망으로 항소심 단계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A씨에게 살인죄를 주된 혐의로 적용하고, 예비적 공소사실로 상해치사죄를 추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변호사와 의뢰인 간 비밀유지권(Attorney-Client Privilege, ACP)을 제도화하는 내용의 변호사법 개정안을 소위원회 단계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12일 법안심사제1소위를 열고 변호사의 비밀유지권을 명문화하는 변호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의뢰인의 자발적 승낙이 있거나 법률에 따른 예외 사유가 없는 한, 변호사와 의뢰인 간 상담 내용이나 관련 자료에 대해 공개·제출·열람을 요구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반해 수집한 증거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여당 간사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안을 중심으로 여야 의원들이 일부 수정을 거쳐 원만하게 합의 처리했다”며 “변호사법 제28조 제2항 단서에 포함돼 있던 업무상 작성 문건 관련 예외 조항은 제3항의 예외 규정과 중복된다고 보고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사위 소위에는 반인권적 국가범죄의 공소시효 등에 관한 특례법안과 긴급조치 피해자 민사재심 등에 관한 특별법안도 함께 상정됐다. 다만 두 법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계속 심사하기로 했다. 반인권적
빈집을 털기 위해 침입했다가 80대 노인을 살해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됏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진환)는 12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51)에게 징역 35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20년 부착을 명령하며 1심 판결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14일 0시 44분경 충남 아산시 온양동의 한 단독주택에 침입해 홀로 있던 8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집 앞에 차량이 없고 폭염에도 에어컨이 꺼져 있던 점을 보고 빈집으로 판단한 A씨는 침입 후 집 안에 피해자 B씨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달아나려 했다. 그러나 다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B씨에게 발각됐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대전으로 도주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동종 전과가 여러 차례 있는 상습 절도범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음에도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개전의 정을 찾기 어려워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반성하는 점, 범행이 계획적이지 않았던 점, 잦은 수감생활로 사회적으로 고립돼 곤궁한 상태에서 삶의 의욕을 상실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강조해 온 ‘교정행정의 독립과 전문화’가 정작 장관 취임 이후의 정책 기조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 장관은 국회의원 시절 교정청 신설 법안을 잇따라 대표 발의하며 교정철 독립을 적극 추진했던 입장과 달리 최근 예산 구조조정 과정에서 교정 분야가 대폭 삭감되며 교정현장의 인권·안전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교정행정의 병목이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에서의 정책 후퇴는 구조적 문제를 고착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회의원 시절 누구보다 적극적이던 교정청 신설론자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정 장관은 20·21대 국회에서 누구보다 교정행정 개혁에 적극적이었다. 2017년에는 교정공무원의 안전·복지를 위한 ‘교정공무원 보건안전·복지 기본법’을 추진했고, 2020년에는 법무부 소속 교정본부를 외청 ‘교정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까지 상정시켰다. 당시 정 장관은 “교정본부는 57개 소속기관과 1만6000여 명이 근무하는 거대 조직임에도 정책 자율성이 부족해 전문성 강화가 어렵다”며 “교정청 독립을 통해 재범방지 시스템과 개별 관리 체계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