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이 어려운 가족을 돌보다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간병 부담’과 ‘형사책임’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법원은 생활고나 돌봄의 어려움을 일정 부분 참작하면서도, 보호의무를 저버려 생명 침해 결과로 이어진 경우에는 엄정한 책임을 묻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법 제51조는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 정황 등을 종합해 형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장기간 간병에서 비롯된 정신적·육체적 부담은 양형 요소로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사정이 형사책임 자체를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사유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보호의무 위반의 정도와 사망 결과 발생 여부에 따라 형량은 크게 달라진다. 실제 판결에서도 이 같은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됐다. 최근 인천지방법원은 거동이 어려운 부친을 장기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뒤 시신을 약 1년 가까이 자택에 둔 채 생활한 30대 남성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부친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린 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고, 이후 시신을 유기한 점 등을 근거로 중존속유기치사 및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중존속유기치사는 직
성폭력 범행 이후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 두 범죄를 하나로 묶어 처벌하는 ‘강간 등 살인’이 성립하는지 여부는 시간이나 장소의 일치 여부보다 범행의 연속성과 결합 정도에 따라 판단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9조 제1항은 강간 등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문은 강간과 살인이 동일한 장소나 시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법원은 이 규정을 적용할 때 두 범행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이어졌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단순히 시간이나 장소가 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결합범 성립이 곧바로 부정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021년 수원고등법원은 피해자를 일정 시간 지배·감금한 상태에서 성폭력이 이뤄진 뒤 살해에 이른 경우, 시간 간격이 존재하더라도 하나의 범행 과정으로 보고 강간 등 살인죄를 인정했다. 반면 강간이 종료된 뒤 범행 은폐나 신고 차단을 목적으로 별도로 살인이 이뤄졌다면, 강간과 살인을 각각 독립된 범죄로 보아 실체적 경합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 경우 형량 구조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대법원도 유사한 기준을
부산 지역 현직 경찰관들이 수사 기밀을 외부 법무법인에 넘기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수사기관과 법조계 간 유착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수사 진행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내부 정보가 거래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2021년 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부산 소재 A법무법인에 수사 정보를 유출하고 금품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경찰관 4명을 기소했다. 이들이 넘긴 정보에는 수배 여부, 공범 진술 내용, 구속영장 신청 계획 등 수사 진행과 직결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법무법인 대표변호사 B씨는 약 2600만원을, 같은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C씨는 580만원을 각각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 수사관은 성범죄 피의자에게 직접 특정 로펌을 선임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수수와 공무상비밀누설이다. 경찰관이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받고 수사 정보를 외부에 제공한 경우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인정되면 뇌물죄가 성립할 수 있다. 또 수사기관 내부의 판단이나 계획, 확보된 자료를 외부에 알린 행위는 공무상비밀누설에 해당한다. 이 같은 행위는 수사 기능에
치매와 저장강박 증세로 타인의 물건을 상습적으로 가져간 6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형과 함께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단순한 형벌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치료 필요성을 인정한 판단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는 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개월과 치료감호를 선고했다. A씨는 타인의 물건을 자신의 것이라고 착각해 반복적으로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행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이 단순한 절도에 그치지 않고 인지능력 저하와 정신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처벌과 함께 치료 필요성, 재범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감호를 병행 선고했다. 치료감호는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 가운데 치료 필요성과 재범 위험성이 인정될 경우 별도 시설에 수용해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는 제도다. 형벌과는 구별되는 보안처분으로 징역형 등과 함께 선고될 수 있다. 형과 치료감호가 동시에 선고되면 치료감호가 먼저 집행된다. 치료감호 기간은 형기에 산입되며, 치료 경과와 재범 위험성에 따라 종료 여부가 결정된다. 법원이 치료감호를 선고하려면 심신장애 상태,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발생한 3중 추돌 사고로 보행자 1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사고 차량을 운전한 70대 A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차량 결함 여부와 A씨의 건강 상태, 약물 복용 여부 등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5일 경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사고 당시 A씨의 차량은 주행 중 다른 차량들을 잇달아 들이받은 뒤 횡단보도 인근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신호를 기다리던 시민 15명이 다쳤으며 병원으로 이송된 40대 여성 1명은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를 상대로 사고 직전의 주행 행태와 제동 장치 작동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의 형사책임 범위와 양형 기준이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가해자의 연령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과실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기본적으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또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인명 피해 규모에 따라 엄중한 법적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고령이나 지병 등 건강 상태는 형량 결정 시 참작
최근 집단 성폭력 사건 피고인들과 검찰이 모두 항소에 나서면서 향후 항소심에서 형량과 책임 범위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1심 판결에 불복하려면 판결 선고일을 기준으로 7일 이내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판결문을 나중에 송달받았는지와 관계없이 기간은 선고일부터 진행되며, 이 기간을 넘기면 항소권은 소멸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형사소송법 제358조는 항소 제기 기간을 7일로 규정하고 있다. 항소는 기간 내 항소장만 제출하면 효력이 발생하며, 구체적인 불복 사유는 이후 항소이유서를 통해 다투게 된다. 항소이유서는 소송기록접수 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 제출해야 한다. 이 같은 절차에 따라 최근 집단 성폭력 사건에서도 피고인들과 검찰이 모두 항소했다.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김병만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판결 직후 변호인을 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함께 기소돼 징역 4년에서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공범 B씨 등 2명도 항소했다.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석방된 C씨 역시 항소 절차에 들어갔다. 검찰 또한 형이 가볍다며 항소장을 제출
공항을 통해 금괴를 신체에 은닉한 채 반복적으로 반입하거나 반출하는 행위는 관세법상 무신고 밀수입·밀수출에 해당할 수 있으며, 규모가 클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중형과 거액의 벌금형이 병과될 수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관세법은 물품을 수입하거나 수출할 때 세관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밀수 범행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돼 물품 가액이나 세액을 기준으로 한 배수 벌금이 부과된다. 이로 인해 범행 규모가 클수록 벌금이 수십억 원대에 이를 수 있다. 밀수 물품이 이미 유통돼 몰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가액 상당액을 추징해 범죄수익을 환수한다. 이 같은 법리가 적용된 사건에서 A씨는 2015년 9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총 53차례에 걸쳐 운반책 32명을 동원해 금괴 314㎏을 국내로 밀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금괴 시가는 약 146억 원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6년 5월 운반책 10명을 이용해 인천에서 일본으로 금괴 10㎏을 반출한 혐의도 받는다. 수사 결과 A씨는 운반책들에게 금괴를 신체에 은닉한 채 항공기에 탑승하도록 지시하고, 성공 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2026년에는 국제 스포츠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노동·복지·사법·교육 등 주요 정책 전반에서 제도 변화가 동시에 추진될 전망이다. 생활과 직결된 제도 조정부터 국가 운영 체계 개편까지 변화의 폭이 넓다는 평가다. 2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는 연초부터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잇따라 열린다. 오는 2월 6일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 단페초에서 제25회 동계올림픽이 개막하고, 3월 5일부터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진행된다. 이어 6월 11일에는 미국·캐나다·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북중미 월드컵이 시작되며, 9월 19일에는 일본 나고야를 중심으로 아시안게임이 개최된다. 경제 분야에서는 최저임금과 복지 기준이 함께 상향된다. 1일부터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320원으로 인상되며, 기준 중위소득도 4인 가구 기준 월 649만원으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기초생활보장과 차상위계층 선정 기준이 함께 변경되면서 복지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 정책에서는 플랫폼 종사자 보호가 강화된다. 고용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근로시간 기록 및 보존 의무가 강화된다. 육아기 근로자의 휴직이나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지원도 확대가 추진된다. 청년층을 대
교정시설 수용자들이 교도관의 야간 순찰 주기와 동선을 사실상 파악한 뒤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교정 현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간 시간대 관리 공백이 반복되면서 수용자 간 범죄와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디시인사이드의 한 교정 관련 갤러리에는 ‘징역 하루 일과 XX 자세하게 시간별로 딱 알려준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는 전현직 교정직 준비생과 출소자, 수용 경험자들이 익명으로 교정시설 내부 생활을 공유하는 공간이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이 있었던 곳이 “경상도 징역”이라며 방 안의 ‘짬(서열) 순서’에 따라 역할이 나뉘는 생활상을 상세히 적었다. A씨에 따르면 수용동의 하루는 이른 새벽부터 일정한 분업 체계에 따라 운영된다. 침낭 정리와 청소, 물품 정리, 배식 준비, 설거지와 위생 관리 등 대부분의 작업이 서열에 따라 배정되고 점검 전후로는 방 안 규칙에 맞춰 움직임이 통제된다는 설명이다. A씨는 “점검대형으로 앉아 인원을 확인한 뒤 점검이 끝나면 단체로 인사하며 하루가 시작된다”며 “점검 사이 시간에는 독서나 운동, 장기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문제는
2025년은 백 씨 부녀에게 늦게나마 정의가 도착한 해였다. 검찰의 위법·강압 수사로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한 살인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16년간 옥살이를 한 끝에,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다.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이른바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사건’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오판 바로잡기로 끝나지 않는다. 문제는 2009년 당시의 수사 방식이 2026년을 앞둔 지금 구조적으로 달라졌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사건의 출발은 한 여성의 독극물 사망이었다. 남편과 딸은 피해자이자 유가족이었지만, 수사 초기부터 범인으로 지목됐다. 물증은 없었고, 수사는 오로지 ‘자백’에 의존해 흘러갔다. 딸 A 씨는 IQ 70 수준의 경계선 지능을 가졌다. 검찰은 반복적인 유도성 질문과 자백 강요 끝에 A 씨로부터 범행을 시인하는 진술을 받아냈다. 그러나 재심 재판 과정에서 이 자백이 언제, 어떤 경위로 시작됐는지조차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수사기관이 주장한 자백의 출발점과 형성 과정은 기록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아버지 백 씨 역시 포승줄에 묶인 채 장기간 조사를 받았다. 그는 일관되게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딸이 모든 것을 털어놨다”는 수사기관의 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