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이스피싱 등 조직형 사기 범죄가 진화하면서 범죄 수익을 숨기기 위한 이른바 ‘자금세탁 조직’의 활동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임재남 부장판사)는 22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1340만원의 추징을 명했다. A씨와 함께 구속 기소된 공범 2명(20대)에게는 각각 징역 2년과 추징금 1900만원이 선고됐다. 또 다른 공범 1명(30대)에게는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자금세탁 범죄는 사기나 마약, 불법 도박 등 범죄로 얻은 돈의 출처를 숨기거나 정상적인 재산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피해금의 흐름을 바꾸거나 해외로 빼돌리는 과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방식이다. 현행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범죄수익의 취득이나 처분 사실을 숨기거나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처럼 가장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도 자금세탁의 핵심 개념을 ‘가장’이라는 법리로 설명하고 있다. 대법원은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의 원인이나 귀속에 관해 존재
지적·정신장애가 있는 이웃의 절도 현장에서 비닐봉지를 건넸다는 이유로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건의 법적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오창훈 부장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사건 경위와 쟁점을 살펴보기 위한 심리에 들어갔다. 검찰은 A씨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B씨의 절도 과정에서 주변을 살피고 비닐봉지를 건네 범행을 도왔다며 공범 책임을 물어 기소했다. 사건은 지난해 6월 27일 제주시 한 의류매장 외부 진열대에서 발생했다. B씨는 매장 앞에 진열돼 있던 옷 6벌, 시가 약 3만원 상당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A씨가 주변 상황을 살피는 역할을 하며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은색 비닐봉지를 건네 범행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과 관련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A씨가 절도 범행을 인식하거나 사전에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 역시 수사 단계부터 범행 가담 의도를 부인해 왔
가상화폐 거래를 빙자해 피해자를 불러낸 뒤 현금을 강탈한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반항을 억압하기 위한 폭행이 가해졌고 이로 인해 상해까지 발생한 것으로 인정되면서 강도상해죄가 적용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형사15부(정윤섭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경기 용인시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하자며 피해자 B씨를 만난 뒤 현금 7000만원이 들어있던 가방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A씨 일행은 사전에 피해자를 현장으로 유인한 뒤 공범이 피해자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하는 사이 가방을 강제로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강도죄가 아니라 강도상해죄를 적용한 점이 주목된다. 형법 제333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한 경우 강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형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다. 그러나 강도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에는 형법 제337조가 적용돼 강도상해죄가 성립하며, 이 경우 법정형은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크게 가중된다. 같은 강도
과거 판결을 다시 심사하는 재심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그 출발점이 되는 수사·재판 기록이 보존기간 만료를 이유로 사라지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구조적으로 제약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검찰청에 따르면 형사사건 기록의 보존과 폐기는 별도의 법률이 아니라 법무부령인 ‘검찰보존사무규칙’과 대검 예규에 따라 운영된다. 해당 규칙은 수사·재판 기록뿐 아니라 디스크·테이프·전자기록 등 특수매체 자료까지 보존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보존 기간은 원칙적으로 ‘형의 시효’ 또는 ‘공소시효’에 연동된다. 문제는 이러한 자료 관리 방침에서 재심 가능성이 제도적으로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더시사법률> 질의에 “폐기 전에 재심이 개시된 사건은 기록이 폐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재심 청구 이전 단계에서 당사자나 변호인이 준비 중인 사실을 수사기관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보존시효가 완성되면 기록이 폐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검찰보존사무규칙에 따르면 형이 선고된 확정 사건 기록은 형의 시효 완성 시까지 보존된다. 무죄·면소·공소기각·선고유예 사건은 공소시효 기간 동안 보존되며, 불기소 사건 역시 공소시효가 완성되면 심사
대법원이 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다. 상대방에게 보낸 메시지에 성적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이 일부 포함돼 있더라도 전송 목적이 ‘성적 욕망의 유발이나 만족’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제2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다. 피고인은 2022년 9월 길거리에서 피해자에게 연락처를 묻고 이후 메시지를 주고받던 사이로 같은 해 10월 피해자가 연락 중단 의사를 밝히자 다툼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신체·직업 등을 빗대는 표현이 포함된 메시지를 전송했고, 검찰은 이를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글을 전달한 행위로 보고 기소했다. 1심은 해당 메시지의 내용과 표현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자기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인정된다고 보고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도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서 말하는 ‘성적 욕망의 유발 또는 만족 목적
사업자금 대출을 받아 부동산 구입 등에 사용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형사처벌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대출 용도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실제 사용 목적과 다르게 자금을 전용할 경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의 ‘6·27 부동산 규제 대책’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제한되면서 일부에서 사업자대출을 우회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자금사용계획서와 사업자 등록, 매출 자료 등을 바탕으로 대출 여부를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사업자금으로 사용할 것처럼 서류를 제출한 뒤 실제로는 주택 구입이나 기존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법원은 이를 단순한 용도 위반이 아닌 금융기관을 기망해 대출을 받은 행위로 보고 있다. 실제 판결에서도 이러한 판단은 반복되고 있다. 2025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사업자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 상환과 생활비 등에 사용한 사건에서 사기죄를 인정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허위 자금사용계획서를 제출해 금융기관의 판단을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또 수원지법은 실제 사업 의사 없이 대출을 받아 개인 채무를 변제한 사건에서도 사기죄를 인
오피스텔 입주가 계약서상 예정 시점보다 1년 넘게 지연된 경우 시행사가 전쟁이나 감염병 등 외부 요인을 이유로 들더라도 수분양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방법원 민사15단독(우정민 부장판사)은 수분양자 A씨가 울산 소재 B주택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조합 측이 A씨에게 약 27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A씨는 2021년 조합과 오피스텔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과 중도금 등 약 3700만원을 납부했다. 계약서에는 입주 예정일이 2024년 8월로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조합 측은 공사 민원, 코로나19에 따른 인력 수급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입주 일정을 수차례 연기했다. 결국 사용승인 시점은 최초 예정일보다 1년 1개월 늦은 지난해 9월로 변경됐다. 이에 A씨는 장기간 입주 지연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분양대금 반환을 요구했다. 조합 측은 계약서에 ‘공정 진행 상황에 따라 입주 예정일이 변경될 수 있다’는 조항과 ‘천재지변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 해지가 제한된다’는 내용이 포
편집자주 : 본지는 지난 12월 10일 ‘새출발 상담소’를 통해 출소자 자립 및 재범방지 제도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보호관찰 관련 일부 내용을 잘못 표기하고 과거 자료를 혼용해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후 출소자분들과 가족분들의 문의가 법무부 보호관찰과와 국민신문고에 접수되면서 혼선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본지는 각 기관을 재취재해 내용을 전면 재검증하고, 최신 기준에 따라 기사를 정정·보완합니다. 교정시설에서 출소한 뒤 머물 곳과 생계 수단이 없어 막막한 상황에 놓이는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국가가 운영하는 공식 지원 제도가 마련돼 있다. 그러나 상당수 출소자들은 관련 제도를 알지 못해 지원 사각지대에 머무는 경우가 적지 않다. 17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산하 기관은 출소 후 생계가 곤란한 이들을 대상으로 긴급 생계비 지원, 주거·의료 지원, 취업 연계 등을 제공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현금과 현물 지원을 통해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긴급복지 생계지원’ 제도는 주소득자의 사망·실직·질병 등으로 생계 유지가 곤란한 위기 가구를 대상으
음주 상태로 차량을 몰다 일본인 관광객을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반복되는 음주운전 사고가 중대한 인명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단독(김지영 판사)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30대)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서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공판 과정에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이 재생되자 피고인은 고개를 숙인 채 울먹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 측 변호인은 “피해자 측과 합의를 진행 중이며 상당 부분 진전이 있다”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합의가 이뤄질 경우 정상 참작 사유를 중심으로 변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음주운전 사망사고는 단순 교통사고를 넘어 중대한 인명 피해를 낳는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고 이후 처벌과 배상이 이뤄지는 사후 대응 중심 구조는 범죄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법 체계에서는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도로교통법 위반과 함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 혐의가 함께 적용된다. 핵심 쟁점은 음주의 영향
정부가 2026년부터 정책 결정 과정의 생중계를 확대하고 국민 참여 기회를 넓히는 국정홍보 전략을 추진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홍보를 국정운영의 핵심 기능으로 강화하라고 주문하며 투명성과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15일 국무총리실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총리 주재로 제9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2026년 국정홍보 추진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정책 홍보 방식 전반을 재정비하는 방안이 다뤄졌다. 김 총리는 회의에서 국정 운영의 공개성과 참여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정책 결정 과정의 생중계를 확대해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정책 수혜자별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정책 체감도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통해 정책 형성과 집행 과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는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소통 방식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타운홀 미팅과 현장 방문을 통해 국민이 정책 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반 홍보와 여론 분석 기법을 도입해 정책 반응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로 했다. 정책 담당자에 대한 홍보 교육을 강화해 범정부 차원의 홍보 역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