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사건에서 판결이 확정되면 대부분은 이제 법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절차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특히 실형이 선고된 사건의 경우 더 이상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판결 확정과 모든 법적 절차의 완전한 종료는 동일한 의미가 아니다. 다만 분명히 짚어야 할 점도 있다. 이미 재판부가 판단을 내린 사건의 결론을 다시 바꾸는 일은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형사 절차에서 확정판결의 효력은 강하게 보호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판결 이후에도 일정한 법적 절차가 존재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다만 이러한 절차는 일반적인 불복 절차와 달리 엄격한 요건 아래에서만 허용된다. 이러한 제도의 대표격이 바로 재심이다. 재심은 확정된 판결을 다시 심리하는 절차지만 단순한 억울함이나 재판 결과에 대한 불만만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재판 당시 사용된 증거가 위조된 것으로 밝혀지거나, 증인의 허위 진술이 확정판결로 확인된 경우, 또는 판결의 결론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증거가 발견된 경우 등에 한해 재심이 가능하다. 이처럼 요건이 엄격하기 때문에 실제로 재심 개시가 인정되는 사건은 많지 않다. 다만 이러한 제도가 존재하는 까닭은, 잘못된
항소심을 기다리는 수용자에게 밤은 길게 느껴질 수 있다.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는 시간이 이어지기도 한다. 수용시설에서 항소심 재판을 기다리는 시간은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긴 불안을 견뎌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에서 1심 실형이 선고되면 상당수 피고인은 이미 결과가 정해진 것처럼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항소심은 단순히 1심 판결을 반복하는 절차가 아니다. 사실관계와 양형 판단을 다시 검토하는 단계이며, 이후 상황과 정황 역시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될 수 있다. 특히 음주운전 사건의 항소심에서는 범행 이후의 태도와 변화 가능성이 중요한 양형 요소로 고려된다. 따라서 항소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단순한 후회 표현보다 사건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구체적인 성찰이다. 왜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었는지,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가족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성찰이 구체적인 내용으로 정리될 때 재판부는 피고인의 변화 가능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변화 의지가 실제 행동으로 나타나는
Q.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양형 판단을 할 때 합의 여부뿐 아니라 합의금 액수도 함께 고려하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사건 내용과 범행 정도가 동일한 두 사건에서 한 사건은 1000만원에 합의하고 다른 사건은 5000만원에 합의했다면, 합의금이 더 큰 사건의 피고인이 양형에서 더 유리하게 평가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A.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받은 경우 양형 판단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되는 것은 맞습니다. 다만 재판부가 양형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합의금 액수 자체라기보다는 합의가 실제로 성립되었는지와 그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입니다. 합의금이 많을수록 형이 자동으로 더 줄어드는 식의 정량적인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단순히 1000만원 합의와 5000만원 합의를 기계적으로 비교해 양형의 유불리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금 액수는 사건의 성격과 피해 정도에 비추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이루어졌는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사건 내용에 비해 지
조변: 안녕하세요. 오늘은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된 횡령 사건을 살펴보겠습니다. 정 변호사님, 어떤 사건이었나요? 정변: 네,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태강 정재영 변호사입니다. 이 사건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계좌를 넘긴 뒤, 피해자가 약 600만원을 송금하자 그중 300만원을 조직에 전달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한 사안입니다. 쟁점은 이 금액이 누구의 재산인지, 그리고 누구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하는지였습니다. 검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재산에 대한 횡령을 주위적으로, 피해자의 재산에 대한 횡령을 예비적으로 주장했습니다. 조변: 원심은 두 가지 모두 무죄로 봤지만 대법원은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를 인정했습니다.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위탁관계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 부분이 핵심이었겠네요. 정변: 맞습니다. 위탁관계는 단순히 계약으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법률, 관습, 신의칙 등에 의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법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관계인지가 중요합니다. 재산을 보관하게 된 경위와 당사자 간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규범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조변: 대법원이 착오송금 법리를 적용한 점도 눈에 띄는데요. 보이스피싱과 어떤 관련이 있나요? 정변: 착오
황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베테랑 황순철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강제추행과 관련해 실제로 자주 문제되는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상대방과 친밀한 관계라고 생각해 일정 수준의 신체 접촉을 했는데, 상대방이 이를 불쾌하게 받아들이면서 형사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왜 강제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기준을 중심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황변: 형법상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폭행이나 협박이 상대방의 반항을 억압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해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판례는 폭행이나 협박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더라도, 신체 접촉 자체가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경우 이른바 ‘기습추행’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즉 행위의 방식과 상황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황변: 기습추행은 강한 유형력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신체 접촉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가슴이나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어깨나 허리와 같이 판단이 애매한 부위의 경우에는 당시 관계, 분위기, 접촉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Q. 안녕하세요. 저는 억울하게 모함을 당해 징벌방에 조사수용되었습니다. 형집행법상 조사기간이 10일로 정해져 있었는데, 기간이 끝난 뒤에도 이틀 동안 계속 징벌방에 수용되었습니다. 저는 담당 교도관에게 조사기간이 연장된 것인지 확인했지만, 전자수용기록부에는 연장된 기록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교도소 측은 조사기간 마지막 날에 ‘조사기간 연장보고’를 작성했기 때문에 적법하게 연장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연장보고서의 소장 결재일은 조사기간 만료일이 아닌 그 다음 주 월요일로 되어 있습니다. 형집행법 시행규칙과 교정특별사법경찰 운영규정에 따르면 조사기간을 연장하려면 소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경우 만료 후에 결재가 이루어진 연장이 적법한 것인지, 또 이를 근거로 한 징벌 처분도 유효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또한 조사기간 연장 시 수용자에게 통지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과 시행규칙에 따르면 징벌대상 행위에 대한 조사를 위해 수용자를 분리수용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10일 이내이며,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해 7일 범위에서 연장이 가능합니다. 다만 이러한 연장은 기존
Q. 저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데 생각보다 오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재판이 길어지면 판사가 좋지 않게 보거나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A. 재판이 오래 진행된다는 이유만으로 재판부가 피고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그 자체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재판의 진행 속도는 사건의 복잡성, 증거의 양, 증인신문의 필요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범이 많은 사건이나 금융거래 내역 등 자료 검토가 필요한 사건은 절차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재판이 길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기일에 불출석하거나, 명백히 시간을 끌기 위한 목적의 신청을 반복하는 등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태도를 보인 경우에는 재판부가 이를 범행 이후의 태도로 평가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판의 기간 자체보다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와 주장, 그리고 제출된 증거입니다. Q. 선고기일이 잡혔는데 아직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선고기일 연기 신청도 받아들여지
1심에서 패소한 당사자들이 항소를 고민하며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대체로 비슷하다. “내 얘기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판결이 한쪽 주장만 받아들인 것 같다”는 호소다. 때로는 전임 변호사의 대응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판결 결과에 대한 불만과 실제 판단의 문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판결문을 면밀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건에서 재판부는 제출된 주장과 증거를 중심으로 쟁점을 정리하고 법리를 적용해 결론을 도출한다. 사건 수가 많고 제한된 시간 속에서 판단이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재판 결과는 당시 제출된 자료를 기준으로 한 판단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재판은 사실 자체가 아니라 증명된 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아무리 억울함이 크더라도 그것이 객관적인 자료와 구체적인 정황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법정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실제로 항소심에서 다뤄지는 주요 쟁점 역시 새로운 주장보다는 기존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의 부족이나 증거 해석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조세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실질과세의 원칙 역시 단순한 주장만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형식상 명의와 실질적 지배 및 이익
Q. 출소 후 자립을 위한 지원 같은 내용이 한 번에 정리되면 좋겠습니다. A. 출소자의 자립을 위한 지원 제도는 각 지원 주체별로 지원 내용과 대상, 금액, 기간, 조건 등이 상이합니다. 대표적으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의 경우 긴급지원, 주거지원, 창업지원, 허그 일자리, 멘토링 등의 지원 항목을 세분화하여 각 지원 항목에 따라 임대주택 우선 입주, 교육비 등을 지원합니다. 그 외 지원 주체별 지원 내용은 아래의 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Q. 저는 ‘컴퓨터 등 사기’ 사건으로 현금 3000여만원과 골드바 40돈가량이 압수·몰수되었습니다. 오전 7시경 자택에서 긴급체포되었고, 체포 당시에는 압수수색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찰 조사실에 도착한 이후 수사팀이 자택을 수색하면서 금품 등을 압수했습니다. 압수수색영장이 발급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당사자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이 적법한 것인지, 만약 불법 압수라면 몰수된 금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긴급체포가 이루어진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영장 없이도 압수수색이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17조는 긴급체포된 사람이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해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면 수사기관은 압수한 물건을 계속 보관할 필요가 있는 경우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야 합니다. 영장을 발부받지 못하면 압수물은 즉시 반환되어야 합니다. 긴급체포 후 압수수색이 적법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먼저 긴급체포 자체가 적법해야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