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탈출」의 첫 장면은 20년간 수감된 레드(모건 프리먼 분)가 가석방 심사를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레드는 가석방 위원들 앞에서 “잘못을 깨달았습니다.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저는 더이상 이 사회에 위험한 사람이 아닙니다. 신에게 맹세합니다”라면서 간절히 가석방을 희망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기각’입니다. 그로부터 10년 뒤, 레드는 또다시 가석방 심사를 받고 10년 전과 똑같은 말을 하지만 결과는 또 ‘기각’입니다. 또다시 10년이 더 지난 뒤 이제 수감생활 40년 차인 레드는 가석방 심사에서 교화되었느냐는 심사위원의 질문에 냉소가 가득한 표정으로 말한다. “교화? 헛소리야! 그것은 정치인들이 꾸며낸 말이야. 당신 같은 젊은이가 넥타이 매고 양복 입고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낸 말이지. 죄를 뉘우쳤냐고?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소. 옛날의 젊은 나를 만나서 지금의 현실을 말해주며 정신 차리라고 말해주고 싶어. 그러나 그 젊은 녀석은 오래전 사라지고, 이 늙은 놈만 남았어. 어서 부적격 도장이나 찍고 내 시간을 그만 뺏어.” 그런데 이번에는 가석방이 승인된다. 레드가 가석방을 간절히 원할 때는 ‘기각’되다가 가석방을 체념했을 때 비로소 ‘승인’되는
어느 날, 사무실로 전화가 걸려왔다. “변호사님, 경찰 출신이시죠?” 상대는 수사를 받고 있다며 담당 수사관이 경찰대 출신이라 혹시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요컨대, 인맥을 써달라는 요청이었다. 나는 단호히 말했다. “같은 경찰대 출신이라도 혐의가 확실한 사건은 봐줄 수 없습니다. 그런 기대라면 선임할 필요 없어요.”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보통 의뢰인들은 경찰 출신, 전관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면 사건이 잘 풀릴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수사관은 경찰대 3년 후배였다. 매년 정기모임에서 만나는 사이였고 아끼는 후배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후배 관계가 있다고 해서 사건이 잘 마무리되거나 혐의가 사라지는 일은 없었다. 내 경험상, 경찰, 전관출신 변호사는 그해당 직무를 수행해 봤기에 수사기관이 어떤 증거를 가지고 어떻게 싸우려는지, 그 흐름을 읽을 줄 알고 의뢰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그 흐름을 대처한다는 것이다. 다음 날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직접 만나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약속을 잡고 사무실에서 만난 사람은 두 명, A와 B였다. 사건 내용은 차깡 범죄였다. 신용이 좋은 사람의 이름으로 무담보 대출을 받아 신차를 구입한 뒤, 바로 중고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