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데 생각보다 오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재판이 길어지면 판사가 좋지 않게 보거나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A. 재판이 오래 진행된다는 이유만으로 재판부가 피고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그 자체가 양형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재판의 진행 속도는 사건의 복잡성, 증거의 양, 증인신문의 필요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공범이 많은 사건이나 금융거래 내역 등 자료 검토가 필요한 사건은 절차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재판이 길어졌다는 사실만으로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기일에 불출석하거나, 명백히 시간을 끌기 위한 목적의 신청을 반복하는 등 의도적으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태도를 보인 경우에는 재판부가 이를 범행 이후의 태도로 평가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재판의 기간 자체보다 재판 과정에서의 태도와 주장, 그리고 제출된 증거입니다. Q. 선고기일이 잡혔는데 아직 피해자와 합의를 하지 못했습니다. 선고기일 연기 신청도 받아들여지
1심에서 패소한 당사자들이 항소를 고민하며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대체로 비슷하다. “내 얘기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판결이 한쪽 주장만 받아들인 것 같다”는 호소다. 때로는 전임 변호사의 대응을 문제 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판결 결과에 대한 불만과 실제 판단의 문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판결문을 면밀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사건에서 재판부는 제출된 주장과 증거를 중심으로 쟁점을 정리하고 법리를 적용해 결론을 도출한다. 사건 수가 많고 제한된 시간 속에서 판단이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재판 결과는 당시 제출된 자료를 기준으로 한 판단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재판은 사실 자체가 아니라 증명된 사실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아무리 억울함이 크더라도 그것이 객관적인 자료와 구체적인 정황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법정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실제로 항소심에서 다뤄지는 주요 쟁점 역시 새로운 주장보다는 기존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의 부족이나 증거 해석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조세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실질과세의 원칙 역시 단순한 주장만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형식상 명의와 실질적 지배 및 이익
Q. 출소 후 자립을 위한 지원 같은 내용이 한 번에 정리되면 좋겠습니다. A. 아래 표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수지로 차량을 추락시켜 아내를 숨지게 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던 이른바 ‘진도 송정저수지 살인 사건’의 재심 절차가 종결됐다. 검찰은 보험금을 노린 계획적 살인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망한 피고인 측은 졸음운전에 따른 교통사고라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지원장 김성흠)는 지난 21일 고(故) 장동오씨에 대한 재심 사건을 27차 공판으로 종결했다. 장씨는 재심 도중 급성 혈액암으로 사망해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장씨는 2003년 7월 9일 오후 8시 39분쯤 전남 진도군 의신면 명금저수지 인근에서 자신이 몰던 1톤 트럭을 경고표지판에 들이받은 뒤 저수지로 추락시켜 동승한 아내 A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단순 교통사고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아내 명의로 가입된 9억300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노린 고의 범행으로 판단했다. 이 사건은 2005년 대법원에서 살인죄로 무기징역이 확정됐고, 수사기관의 위법수사가 인정되면서 2022년 9월 재심이 개시됐다. 재심의 핵심 쟁점은 사고가 ‘고의적 살인’인지 ‘우발적 교통사고’인지 여부다. 검찰은 장씨가 보험금을 목적으로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피고인은 경제
Q. 저는 ‘컴퓨터 등 사기’ 사건으로 현금 3000여만원과 골드바 40돈가량이 압수·몰수되었습니다. 오전 7시경 자택에서 긴급체포되었고, 체포 당시에는 압수수색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찰 조사실에 도착한 이후 수사팀이 자택을 수색하면서 금품 등을 압수했습니다. 압수수색영장이 발급되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당사자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이 적법한 것인지, 만약 불법 압수라면 몰수된 금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긴급체포가 이루어진 경우 일정한 요건 아래 영장 없이도 압수수색이 가능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17조는 긴급체포된 사람이 소유·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에 대해 긴급히 압수할 필요가 있는 경우 체포한 때부터 24시간 이내에 영장 없이 압수·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면 수사기관은 압수한 물건을 계속 보관할 필요가 있는 경우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야 합니다. 영장을 발부받지 못하면 압수물은 즉시 반환되어야 합니다. 긴급체포 후 압수수색이 적법하려면 몇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먼저 긴급체포 자체가 적법해야 하며
곽변: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청 곽준호 대표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독자분들과 ‘형사 재판이라는 경기를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형사 재판은 인생을 걸고 뛰는 승부입니다. 이를 달리기 경기로 치면, 먼저 결승선이 어디인지부터 봐야겠죠. 그리고 경기가 100m인지 마라톤인지에 따라 힘을 쓸 지점도 달라질 겁니다. 그렇다면 변호사는 선수인 피고인 옆에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해 줘야 합니다. 결승선이 다른데 엉뚱한 쪽으로 달리면 노력은 헛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판이라는 낯선 경기에 들어서면 누구나 시야가 좁아지기 마련이라 전문가가 곁에서 계속해서 길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곽변: 최근 공소금액 256억원 규모의 코인 장외거래 사건이 딱 그런 사례였습니다.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을 도왔다는 이유로 사기, 공갈,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이었는데요, 저희는 시작부터 결승선을 무죄로 잡았습니다. 자금의 출처가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의뢰인이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퉜고, 결국 보이스피싱 관련 혐의는 전부 무죄 판결을 선고받았습니다. 만약 ‘일단 인정하고 선처를 받아보자’는 식
전직 대통령이 형사 재판을 받는 상황은 언제나 사회적 관심과 정치적 논쟁을 동시에 불러온다. 이번 윤석열 전 대통령 사건 역시 헌정사와 법치주의의 의미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이어지고 있다. 법률가들 사이에서는 권력자라 하더라도 법 앞에서 예외가 없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갈등을 넘어 제도적 성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3년간 판사와 법무부 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JM 정재민 대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핵심을 “여론이나 정치적 분위기가 아니라 법과 증거에 따른 판단이 이루어지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 때문에 더 엄격하게 보거나 반대로 특별히 관대하게 볼 이유도 없다”며 “일반 형사 사건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사법부의 신뢰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또 최근 형사 사건의 특징으로 보이스피싱과 투자 사기 같은 구조적 범죄의 증가를 꼽으며 “형사 재판이 단순한 처벌을 넘어 피해 회복과 사회적 책임이라는 문제까지 함께 다루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정재민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형사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정부 국무위원에 대해 법원이 유죄를 인정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2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는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구형한 징역 15년을 웃도는 형량이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헌법 질서를 파괴한 내란 행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에 근거해 헌법상 보장된 의회 정당제도를 부인하는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했으며,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점거·통제한 행위는 헌법이 규정한 내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는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와 그 추종 세력에 의해 자행된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이른바 친위 쿠데타에 해당한다”며 “그 위험성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계몽적·경고성 계엄이 정당하다는 위헌·위법한 주장, 선거제도를 근거 없이 부정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
수용자 가족 커뮤니티 ‘안기모’를 둘러싼 불법 중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변호사가 카페 운영권을 인수했다는 공지 이후에도 실제 법률 상담과 운영 실무는 기존 운영자 측 인물들이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이 잇따라 제기되면서다. 형식적으로만 운영 주체를 변경해 언론과 수사기관, 대한변호사협회의 조사를 회피하려는 ‘명의 이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더시사법률>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옥바라지 카페는 회원 수 수만 명 규모의 이른바 ‘유령 카페’를 일반인 B씨가 인수한 뒤, 수용자 가족을 중심으로 회원을 대거 모집하며 운영돼 왔다. 이후 ‘1:1 무료 법률상담’ 게시판을 개설해 상담 글을 유도했고, 게시판에는 변호사가 아닌 A변호사의 사무장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해 “구속될 수 있는 사건이다”, “부장판사 출신 형사전문 변호사는 2000만 원, 서울대 출신 A변호사는 1000만 원” 등의 표현으로 변호사 선임을 유도했다. 또 제3자가 작성한 실제 반성문을 짜깁기해 교정시설에 반입하고 변호사 선임 여부나 상담 여부, 회원 등급에 따라 이를 제공했다. 본지가 지난 5월 이러한 의혹을 보도하자 대한변호사협회는 A변호사와 해당 법무법인
지적·정신장애가 있는 이웃의 절도 현장에서 비닐봉지를 건넸다는 이유로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검찰이 항소하면서 사건의 법적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오창훈 부장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사건 경위와 쟁점을 살펴보기 위한 심리에 들어갔다. 검찰은 A씨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B씨의 절도 과정에서 주변을 살피고 비닐봉지를 건네 범행을 도왔다며 공범 책임을 물어 기소했다. 사건은 지난해 6월 27일 제주시 한 의류매장 외부 진열대에서 발생했다. B씨는 매장 앞에 진열돼 있던 옷 6벌, 시가 약 3만 원 상당을 가져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A씨가 주변 상황을 살피는 역할을 하며 자신이 들고 있던 검은색 비닐봉지를 건네 범행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CTV 영상과 관련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A씨가 절도 범행을 인식하거나 사전에 공모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A씨 역시 수사 단계부터 범행 가담 의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