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납치·감금 사건으로 보였던 범행의 배후에 조직폭력 세력이 개입된 정황이 확인되면서 수사가 조직범죄 사건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검·경 합동 수사를 통해 사건의 성격이 달라지면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적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조직 자금으로 관리하며 위계질서를 갖춘 형태로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김보성)는 최근 40대 행동대장 A씨를 포함한 조직원 7명을 구속 상태로 기소했다.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단순 강력범죄로 보기 어려운 조직적 정황을 포착하고 보완수사를 진행했다.
검찰 요청에 따라 경찰은 추가 수사를 벌여 총 10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일부 피의자에 대해서는 보강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해당 여부다. 수사 초기에는 조직의 실체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단체 구성 조항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위계질서와 자금 흐름이 확인됐다고 보고 관련 법리를 적용했다.
폭처법상 범죄단체는 반드시 명칭이나 결성식 등 외형을 갖출 필요는 없다. 폭력 범행을 공동 목적으로 다수인이 계속적으로 결합하고 최소한의 통솔 체계를 갖춘 경우 단체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판단이다.
대법원 역시 범죄단체 인정 기준으로 ▲지속적인 결합 관계 ▲공동 목적 ▲지휘·통솔 체계 존재 여부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는 개별 범행을 넘어 조직적 범죄인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급심 판례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범죄단체는 외형적 조직보다 실질적 운영 형태가 중요하다”며 “구성원 간 역할 분담, 지휘 체계, 반복된 범행 구조 등이 확인되면 단체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특히 해당 판결은 직접적인 조직 가입 증거가 없더라도 인적 관계와 행동 양태, 자금 흐름 등 간접사실을 종합해 판단할 수 있다고 본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법원은 단체 구성원의 ‘활동’ 여부 역시 단순 범행 가담이 아니라 조직의 존속이나 이익 확보를 위한 행위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행동대장과 조직원 간 지시 전달 구조, 조직 자금 관리 및 수익 분배 체계가 확인된 경우 단체 활동성이 인정된 사례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검찰이 이번 사건에서 도박사이트 수익금을 조직 자금으로 활용한 점을 강조한 것도 이러한 법리와 맞닿아 있다. 자금의 조달과 관리, 분배 구조는 조직의 지속성과 경제적 목적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형법 제114조의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죄 적용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납치·감금이나 도박 개장과 같은 중대 범죄가 조직 운영 목적에 포함된 경우, 개별 범행과 별도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이번 사건은 단순 범행인지, 조직적으로 움직인 범죄인지에 대한 판단이 핵심이다. 위계 구조와 자금 흐름, 역할 분담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입증되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와 처벌 범위가 달라질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수사 흐름이 개별 범행을 넘어 조직 전체의 구조를 규명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조직적인 지휘 체계와 수익 구조가 확인될 경우 단체 구성·활동으로 인정돼 형사 책임 범위가 크게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 강력범죄로 시작된 수사가 조직범죄로 확장된 사례로, 향후 재판에서는 범죄단체 해당 여부를 두고 치열한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