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90년대 프로레슬링계를 평정했던 전설적인 스타 헐크 호건(본명 테리 볼리아)이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헐크 호건은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상징하는 이름 중 하나였다”며 “WWE가 지역적 단체에서 세계적 리더로 성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초인적인 체격과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양 분야에서 상상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WWE는 특히 1987년 ‘레슬매니아 Ⅲ’에서 호건이 9만 3천여 명의 관중을 끌어모은 전설적인 경기와 6차례의 챔피언 등극 기록을 대표적인 업적으로 언급했다.
전 레슬링 슈퍼스타 릭 플레어는 엑스(X·옛 트위터)에 “내 가장 가까운 친구였던 헐크의 별세 소식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며 “레슬링계의 거인이자 위대한 친구이자 아버지였던 그는,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존재 중 하나였다”고 애도를 표했다.
스포츠 칼럼니스트 제이 버즈비는 야후스포츠에 기고한 글에서 “호건은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미국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쇼맨십과 애국적 악당 캐릭터, 군중의 응원을 무기로 역전하는 스토리텔링은 호건이야말로 미국적 신화의 구현체임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의 위상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콘서트 무대에서 적을 링 밖으로 던지는 장면을 상상하면 이해될 것”이라는 비유로 그의 영향력을 설명했다.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도 성명을 통해 “호건은 프로레슬링을 주류로 끌어올린 상징적인 존재였다”며, 그가 1985년부터 SAG-AFTRA 회원으로 활동하며 영화 ‘록키 3’, ‘죽느냐 사느냐’, ‘우주에서 온 사나이’ 등에서도 활약했다고 밝혔다.
연예계 인사들도 잇달아 애도를 표했다. 배우 브룩 실즈는 “그와 함께한 시트콤은 진정한 하이라이트였다”며 과거 호건과 팔씨름하던 사진을 SNS에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호건은 세계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고, 문화적 영향력은 실로 거대했다”고 애도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도 “어릴 적 우상이자 선거운동의 동반자였던 호건은 나에게 늘 거인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의 사망은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 자택에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호건은 심장마비로 병원에 이송된 뒤 사망했다. CNN은 그가 최근 ‘리얼 아메리칸 프리스타일’이라는 새로운 레슬링 단체를 출범하고, 오는 8월 30일 첫 이벤트를 앞두고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