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진단평가 직업훈련 후기 및 대전교도소 환경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교도소 자체 직업훈련 과정인 ‘자동차 진단평가’ 과정 수료 후 자격증을 취득한 대전교 수용자입니다.


우연히 <더 시사법률>을 구독하다 직업훈련 경험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제 경험담을 전국의 수용자들과 공유하고 싶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진단평가 과정이란
자동차를 직접 만지면서 수리하는 과정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교재를 활용한 이론 수업이 주입니다.

 

자동차 진단평가란, 자동차가 매물로 나오게 됐을 때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에서 매물로 나온 자동차의 연식, 주행거리, 색상, 옵션, 사고 유무, 주요장치 이상 유무 등을 체크하고 종합적으로 차량의 상태를 판단하여 최종 가격을 책정하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중고차 딜러라는 표현이 적당하겠습니다.

 

선발과정 및 교육에 대한 설명
대전교도소에서 시행하는 자동차 진단평가 직업훈련 교육은 6개월 과정으로 매년 2회(상반기 1월~6월, 하반기 7월~12월) 진행됩니다.


교육생 모집 인원은 30명인데, 반장, 조교를 포함하면 공과에서 32명이 함께 생활하며 교육을 받게 됩니다. 처음엔 30명이 시작하지만 2~3개월이 지나면 20명 남짓 남습니다. 규율 위반 행위를 저질러 경고 없이 조사 수용되거나 필기시험에 탈락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오전 2시간, 오후 1시간으로 하루 3시간입니다. 수업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40년 가까운 실무 경력을 지닌 베테랑으로, 귀에 쏙쏙 박히게 잘 가르쳐 주십니다. 중간중간 모의고사가 있는데, 70점 이하는 깜지를 써야 하므로 수업에는 꼭 집중하고 나오는 내용은 달달 외우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반기 과정 교육생의 필기시험은 4월, 실기시험은 5월입니다. 하반기 과정 교육생은 필기시험은 9월, 실기시험은 10월에 치르게 됩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필기는 무조건 합격하셔야 합니다. 합격 커트라인 점수가 60점인데, 무조건 외우기만 하시면 100% 합격합니다. 불합격하시면 짐을 싸서 본소로 환소해야 하는 대참사가 벌어지니, 참고하세요. 필기시험 전 보는 모의고사가 제일 중요합니다.


교육생이 되면 누리는 혜택
지금 같은 여름에는 모두 더위 때문에 고생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육생이 되면 종일 시간을 보내는 공과에 에어컨이 풀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일과시간 동안에는 더위를 모르고 생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론 폐방 후 거실로 이동하면 찜질방 못지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상반기 교육과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교육생이 되면 운동시간 1시간이 주어지고, 매주 금요일 개인 정비 시간에 이발, 다리미 사용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동절기에 온수를 무한대로 쓸 수 있다는 부분도 메리트라 할 수 있겠네요. 주말에는 이불 깔고 종일 누워 있어도 근무자가 터치하지 않습니다.


대전교도소의 생활환경
대전교도소는 거실 정원이 6명인데(미지정 기준), 훈련생 또한 예외가 없습니다. 그러나 6명이 지내기에는 공간이 턱없이 협소합니다. 취침 시에는 3:3으로 나누어 취침 자세를 취하는데 서로 발을 교차해서 취침해야 하니 정말 많이 불편하고 힘이 듭니다. 2~3개월쯤 지나면 편해지겠지만요.


기타
자동차 진단평가 자격증은 국가공인 자격증은 맞지만 사단법인이 주최하는 자격증에 해당되어 발급 비용, 방법이 일반 자격증과는 다릅니다.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사이트에 들어가 주어진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자격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데, 발급 수수료는 제가 받았을 당시 기준으로 45,000원이었습니다.


실물 자격증은 A4용지 사이즈로 표창장 케이스에 담겨서 오는 것 하나, 주민등록증 사이즈로 오는 것 하나 이렇게 총 두 개가 옵니다(아주 멋있습니다).


일반 우편으로 받으면 별도의 비용은 없지만 파손 위험이 있습니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등기로 받게 되면 안전하니 이 부분도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자격증 유효기간은 5년이고, 이후로는 매년 4시간씩 총 20시간의 보수교육을 받아야 갱신이 됩니다.


후기
저는 교육 전에는 자동차에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육을 받으며 막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동차에 대해서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6개월의 시간이 정말 유익하고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배움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다음에 자동차 진단평가 과정을 배우고자 하는 분들께 선배로서 한마디 전한다면, 주저하는 사이에 늦을 수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반드시 성공하는 길이 보일 겁니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