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살해 뒤 냉장고에 1년간 시신 은폐…40대 긴급체포

시신 냉동 보관 정황…사체은닉 적용 여부 쟁점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숨겨 장기간 범행을 은폐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약 1년 가까이 이어진 범행 은폐 정황을 확인하고 구속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지난 29일 밤 “사람을 죽였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해 40대 남성 A씨를 살인 및 사체은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이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 B씨의 시신은 김치냉장고 안에서 냉동 상태로 보관된 채 발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0월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여자친구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넣어 숨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범행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B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범행 이후 사건이 드러나지 않도록 여러 방법으로 정황을 꾸민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B씨 명의의 월세를 대신 납부하며 주변의 의심을 피했고, 함께 거주하던 다른 여성에게도 B씨가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B씨 가족은 메신저로만 연락이 이어지고 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이후 경찰 수사 과정에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주식 투자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범행이 발생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일정한 직업 없이 생활해 온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를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또 A씨에게 살인 혐의와 함께 사체은닉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형법 제161조는 시신의 발견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만드는 행위를 사체은닉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법원도 시신을 냉동 상태로 장기간 보관한 경우 사체은닉죄 성립을 인정한 바 있다. 2024년 수원고등법원은 출산 직후 숨진 영아의 시신을 비닐봉지에 넣어 가정용 냉장고 냉동칸에 보관한 사건에서 사체은닉죄를 인정하며 “제3자가 시신을 발견하는 것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사체은닉은 “사체의 발견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선고 86도891).

 

한편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라며 “발견된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