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액, 올해 첫 1조 원 돌파… 평균 피해액도 두 배로 급증

 

올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두 달가량 남아 있는 만큼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조 566억 원(1만 9972건)으로 집계됐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연간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 2021년 7744억 원에서 2023년 4472억 원까지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4년 8545억 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발생 건수는 2021년 3만 982건에서 올해 1만 9972건으로 줄었다. 적발 건수는 줄었지만 피해액은 늘어나면서 1건당 평균 피해액은 2498만 원에서 5290만 원으로 약 두 배 증가했다.

 

경찰과 금융당국은 평균 피해액이 급증한 배경으로 보이스피싱 수법의 지능화를 꼽는다. 악성앱을 유도해 설치한 뒤 피해자의 금융 정보·연락처·보안정보 등을 모두 탈취하는 이른바 ‘탈탈 털기식’ 범행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월별 피해액을 보면 올해 10월은 피해액은 699억 원, 발생 건수는 1,226건으로 연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경찰이 9월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운영을 본격화하고 최근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사건’ 이후 단속을 강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찰에 따르면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 보이스피싱 신고 응대율은 기존 62.9%에서 98.2%로 크게 상승했다.

 

경찰 관계자는 “9월 셋째 주 950여 건이던 신고가 10월 넷째 주에는 722건으로 232건 감소했다”며 “캄보디아 사태 이후 단속이 강화되면서 피해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