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가 완전히 멈추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하차하려다 넘어져 어깨 수술을 받은 승객에게 버스회사가 일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민사단독 류희현 판사는 승객 A씨가 버스운송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총 273만원(치료비 일부와 위자료 포함)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A씨가 지출한 치료비 등의 약 3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A씨는 2024년 7월 4일 오후 8시 50분대 부산의 한 시내버스를 이용하던 중 목적지 정류장에 도착하자 하차를 위해 뒷문 쪽으로 이동하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당시 버스는 완전히 정차하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A씨는 어깨 회전근개 부위가 손상되는 상해를 입어 수술을 받았으며, 약 8주간의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치료비와 간병비 등으로 500만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했다.
재판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따라 버스운송업체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해당 조항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가 그 운행으로 타인을 사망 또는 부상하게 한 경우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
승객의 고의나 자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원칙적으로 운행자 책임이 인정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역시 승객 사고와 관련해 운행자가 고의 또는 자살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증명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시해왔다(2021다257705 판결). 이러한 법리는 2016다216953 판결, 2006다18303 판결 등에서도 반복 확인됐다. 승객의 과실은 전면적인 면책 사유가 아니라 손해배상액을 감액하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구조다.
다만 법원은 사고 경위와 피해자의 상태 등을 종합해 배상 책임을 30%로 제한했다. 류 판사는 “버스가 완전히 멈추기 전 원고가 출입문 쪽으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점, 원고의 기존 질환이 상해의 정도를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치료비 일부와 위자료 100만원을 합산해 273만원을 배상액으로 산정하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법원은 버스나 마을버스 이용 중 정차 전에 발생한 사고의 경우, 운전자의 안전배려의무 이행 여부와 승객의 주의의무 위반 정도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 책임 비율을 정하고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승객이 정차 완료 전에 이동했는지, 손잡이를 잡았는지, 급정거나 급출발이 있었는지, 기존 질환이 손해 확대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이 판단 기준이 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