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일자 없어도 상가 임대차현황서 발급 가능

대법원 법원행정처 절차 개선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상가 임차인도 앞으로 상가건물임대차현황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됐다. 경매 절차에서 임차인의 권리 확인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20일부터 상가건물임대차현황서 발급 절차를 개선해 시행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상가 임차인은 건물을 인도받고 사업자등록을 신청하면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취득한다. 여기에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까지 받으면 경매 등에서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

 

이때 현황서는 임차인의 사업자등록 신청일과 확정일자 부여일, 보증금·차임, 임대차기간 등 임대차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돼 왔다.

 

그동안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임차인은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음에도, 경매 이해관계인이나 매수인이 해당 임대차 정보를 확인하는 데 제약이 생기면서 권리관계 판단이 지연되거나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업자등록 정정 신고와 관련한 혼선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황서에는 사업자등록 ‘신청일’이 기재되는데 이 날짜는 임차인의 대항력 발생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현장에서 정정 신고일이 최초 사업자등록 신청일로 오해되는 경우가 있어 경매 과정에서 임차인의 권리 성립 시점이 잘못 판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집행관이 발급받은 현황서와 임차인이 발급받은 현황서의 내용이 서로 달라지는 사례도 발생했다.

 

이 같은 문제는 실제 소송으로도 이어졌다. 수원지방법원은 세무서가 “확정일자 부여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임대차 현황서 정보 제공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했다. 법원은 임차인이 확정일자를 받지 않았더라도 사업자등록과 건물 인도를 통해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는 만큼 확정일자 유무만을 이유로 임대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수원지법 2019구합63028 판결).

 

대법원 역시 사업자등록이 임대차 관계를 외부에 공시하는 기능을 가진다고 보고 있다. 제3자가 사업자등록을 통해 임대차의 존재와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공시 효력을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2016. 6. 9. 선고 2013다215676 판결).

 

법원행정처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법무부와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확정일자 부여 여부와 관계없이 상가 임차인이 현황서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또한 현황서에 사업자등록 신청일과 정정 신고일을 구분해 표시하도록 해 임차인의 권리 발생 시점을 보다 정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상가 임차인도 현황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면서 권리 행사 편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집행 법원의 보정명령이나 사실조회가 줄어 상가 경매 절차도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