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 불안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진 틈을 노린 투자 사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금융당국은 유사수신행위뿐 아니라 신기술 투자 사기, 가짜 금 판매 등 다양한 형태의 사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9일 중동 상황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을 악용해 허위 호재성 정보를 퍼뜨리거나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불법 행위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불법 업체들은 자체 제작한 자동매매 프로그램으로 고수익을 올렸다고 홍보하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특히 투자자에게 변제기일 이전이라도 원리금을 청구하면 이의 없이 지급하겠다는 문구를 내세워 사실상 원금 보장을 약속했다.
그러나 투자자가 배당금 지급이나 투자금 반환을 요구하면 지급을 거절하거나 잠적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수소에너지·드론·아트테크 등 신기술 분야 투자를 내세워 가짜 투자 성공 인터뷰 영상 등을 유포하는 방식도 활용됐다. 이후 차명 계좌로 자금을 모집한 뒤 투자금 회수를 요구하면 추가 납입을 요구하거나 출금을 지연시키고 연락을 끊는 수법이다.
부동산 투자 상담을 해주겠다며 접근해 원금 보장을 약속하고 유사수신업체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원금 보장과 함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 유사수신일 가능성이 높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최근 중동 사태를 계기로 정부나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재건 사업 투자처럼 가장해 자금을 모집하는 사기도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유사수신 민원 제보 건수는 295건으로 전년(410건)보다 줄었지만 당국은 이 가운데 불법 자금 모집 혐의가 구체적인 26개 업체를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해당 업체들은 주로 신기술·신사업, 부동산, 가상자산 투자 등을 내세워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 가격 상승 기대 심리를 악용한 사기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금 제품이 가짜로 확인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김모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 보증서를 제공한다는 판매자의 설명을 믿고 18K 금 귀걸이를 구매했다. 양가 부모에게 선물할 귀걸이 2개와 아내에게 줄 귀걸이 1개 등 총 세 개의 제품을 약 77만원에 구입했다.
그러나 한 제품에 18K 각인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김씨가 금은방에서 감정을 의뢰한 결과 세 제품 모두 금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감정사는 “도금 제품도 아닌 아연·철·구리로 만든 일반 액세서리”라고 설명했다.
해당 제품을 판매한 법인과 보증서를 발급한 업체는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감정사는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는 보증서로 한국금시장 회원사 제품이 아닌 일반인이 임의로 만든 가짜”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같은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일 쿠팡 측에 해당 사실을 알렸지만 닷새가 지나도록 제품이 계속 판매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가품 판매가 확인되면 즉시 판매 중지 조치를 하고 고객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을 구매할 때 한국조폐공사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이나 협회 인증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민 박세희 변호사는 “원금 보장이나 고수익을 약속하며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는 대부분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금 모집 과정에서 허위 정보나 허위 광고가 동반될 경우 사기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시장 불안이나 국제 정세 이슈를 이용해 투자 기회를 강조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 전 사업 실체와 금융당국 등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온라인에서 금이나 투자 상품을 구매할 때도 판매자 정보와 인증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