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때문에 순서 뒤바뀐 형집행으로 출소 늦어져

형집행순서 변경, 불리한 처분 아냐

 

법원이 검사가 징역형과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 유치 집행 순서를 바꿈으로써 출소일이 예상보다 늦어 실제 출소일이 늦어진 경우라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9년 9월 4일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를 전자충격기 등 흉기로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1심은 A씨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런데 검사가 2심에서 "A씨가 과거 저지른 특수강도죄 누범기간에 이 사건 특수폭행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형 집행이 쟁점으로 불거졌다.

 

앞서 A씨는 2014년 특수강도죄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 같은 해 폭행죄로 벌금 70만원,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이 확정됐다.

 

검사는 A씨에 대해 특수강도죄에 대한 징역형 집행 도중에 벌금형 미납에 대한 노역장 유치를 집행하고, 나머지 징역형을 집행하는 순서로 형집행순서 변경을 지휘했다.

 

문제는 누범기간 계산이었다.

 

만약 A씨에 대한 형집행순서 변경이 없었을 경우 A씨의 특수강도죄 형 집행 종료일은 2016년 7월 22일이다. 그런데 검사가 벌금형에 대한 노역장 유치를 하는 동안 특수강도죄에 대한 집행이 정지됐다. 이 때문에 A씨의 실제 특수강도죄 형집행 종료일은 2016년 9월 16일이 됐다.

 

특수폭행 혐의를 심리한 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검사의 형집행순서 변경 지휘가 위법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최초 예정됐던 2016년 7월 22일을 기준으로 하면 3년이 지났으므로, A씨가 누범기간에 특수폭행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 1심과 같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검사의 형집행순서 변경 지휘가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검사가 재량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누범으로 처벌되거나 집행유예 결격이라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은 피고인이 다시 새로운 범행에 나아갔기 때문"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사후적으로 평가할 때 이 사건 변경 지휘의 결과 징역형 집행 종료일이 늦춰져 누범에 해당하게 됐더라도, 검사가 변경 지휘 당시부터 피고인에게 의도적으로 또는 부당하게 불이익을 가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징역형의 집행 종료일은 집행 순서 변경에 따라 피고인이 실제로 교도소에서 출소한 날로 봐야 한다"며 "이와 달리 형집행순서 변경 전 종료예정일을 집행 종료일로 본 원심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