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먼저 독자분들을 위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심강현 변호사입니다. 과거 수사기관에서 근무하며 형사사건을 다뤘고, 현재는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을 모두 경험하면서 형사절차가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개별 사건을 통해 사실관계와 절차를 차분히 살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결국 ‘공정성’과 ‘예측 가능성’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유형의 사건에 대해 일관된 기준이 적용되고, 절차가 투명하게 진행된다는 확신이 있을 때 신뢰가 형성됩니다. 또 하나는 설명의 책임이라고 봅니다. 수사나 재판의 결론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그 과정과 이유가 충분히 설명될 때 사회적 수용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절차가 비공개로 진행되는 부분이 많을수록 오해나 불신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권 보장과 엄정한 법 집행이 서로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절차적
Q1.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저는 사기 사건으로 1심에서 4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업을 한다며 주변 지인들로부터 투자를 받았던 것이 결과적으로는 사기 혐의 실형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정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책임을 부인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1심 결과에 아쉬움이 많아 이렇게 문의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받은 투자금 전부를 개인적으로 빼돌리거나 허투루 쓰지 않았습니다. 제가 받은 투자금은 총 7억원이며 투자받은 금액 중 3억원 가량은 실제로 사업에 사용했습니다. 사무실 비용, 인건비, 운영비 등으로 실제 지출된 내역이 있고, “사업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생각만 했다”고 하기에는 억울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사업이 실패했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손해가 발생한 점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1심에서는 이런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저는 사업이 잘될 것으로 믿었고 실제로 사업에 돈을 쓴 점은 고려해 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판결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 점은 이 부분입니다. 만약 항소심에서 사기라는 판단 자체가 유지되더라도 투자금 중 일부를 실제 사업에
사무실 문을 열고 하루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사건기록이다. 책상 위에 정리된 파일을 펼치면, 늘 같은 단어가 눈에 들어온다. ‘사실관계’, 변호사의 하루는 이 단어에서 시작해 이 단어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률서면은 언제나 사실관계 위에 세워지고, 사실관계가 흔들리면 그 위에 쌓은 모든 논리도 함께 흔들린다. 나는 변호사다. 그리고 습관처럼 모든 문장을 근거 위에 세우려 한다. 의뢰인은 종종 결론을 먼저 묻는다. “이길 수 있나요”, “실형이 나올까요”, “집행유예 가능성은 있습니까”. 하지만 나는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는다. 먼저 기록을 펼치고, 조문을 확인하고, 판례를 살핀다. 그 과정이 번거롭고 느린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논리의 뼈대가 서면 안에서 먼저 서지 않으면 법정에서의 말 한마디는 쉽게 흔들린다는 사실을 수없이 경험해 왔다. 서면은 결국 말의 예행연습이자, 판결을 향한 가장 첫 번째 설득이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서면은 종류가 달라도 기본 구조는 같다. 소장이든 준비서면이든, 변호인 의견서나 항소이유서든 결국 같은 질문으로 돌아온다. 이 사건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평가인가. 무엇이 다툼 없는 사실이고, 무엇
사무실로 찾아온 의뢰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아… 조금만 더 빨리 오셨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그것이다. 막연히 ‘빨리 맡았으면 잘 풀렸을 사건’이라면서 의뢰인들에게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고, ‘왜 더 빨리 오시지 않았느냐’며 뒤늦게 오신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는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을 되돌릴 수 없음을 한스러워하는 것에 가깝다. 동명의 의학 드라마를 통해 많이 다뤄진 의학계 용어가 있다. ‘골든 타임(정확히는 ‘골든 아워’)’이라고 하는데, 환자가 중상을 입은 후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시간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이 시간 내에 적절한 응급 치료가 이루어지면 중상을 입었더라도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반면 이 시간을 놓치게 되면 생존 가능성도 급감한다. 법조계에도 이런 ‘골든 타임’이 있다. 사건이 발생한 뒤 사건이 의뢰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흐르게 도와드릴 수 있는 최적의 시간. 나는 그것이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오랫동안 끙끙 앓고 계시다가 뒤늦게 사무실을 방문한 의뢰인의 경우, 사건이 이를테면 많이 ‘망가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 이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8월 교정시설 과밀수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석방 인원을 30% 정도 확대하도록 지시했고, 9월 가석방 출소 인원은 1218명으로 지난 5~8월 월평균 가석방 인원(936명) 대비 약 30% 증가했다. 법무부는 지난 11월 ‘2026년 가석방 확대안’을 통해 월평균 가석방 허가 인원을 2025년 1032명에서, 2026년에는 약 1340명으로 전년 대비 30% 확대하여 재범 위험성이 낮은 수형자가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가석방에 관련된 규정으로는 형법(제72조~제76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제119조~제122조), 같은 법 시행규칙(제236조~제263조), 가석방 업무지침 등이 있다. 형법 제72조에서 정한 가석방의 허가요건은 징역‧금고의 집행 중인 자가 최종 형기 종료일 기준으로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고, 행상이 양호하며 뉘우치는 빛이 뚜렷한 경우다.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등으로 인해 1개의 판결로 수 개의 형이 확정된 경우에도 ‘각 형의 형기를 합산한 형기’나 ‘최종적으로 집행되는 형의 형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각 형의 형기’를 의미한다. 즉, 수 개
이번 ‘법•알•못 상담소’에서도 형사 절차를 앞둔 많은 분들이 실제로 불안해하고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고민이지만, 막상 정확한 답은 알기 어려워 막연한 걱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오해와 불안을 하나씩 정리하며, 실무 상황을 설명해 드리려 합니다. 이 코너가 많은 독자분들의 답답한 마음을 덜어드리고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Q.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 전 변론이 종결되면서 검사 구형도 있었는데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구형이 훨씬 높았습니다. 주변에서 구형이 높으면 결과도 안 좋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지 불안합니다. 보통 구형 대비 어느 정도로 형량을 받나요? A. 형사 재판을 받는 많은 분들이 가장 긴장하는 순간이 바로 검사의 구형입니다. 그래서 안에서는 구형과 관련된 ‘카더라’ 소문도 많습니다. “보통 구형의 절반 정도로 받는다”, “구형이 몇 년 이상이면 집행유예는 불가능하다”와 같은 이야기도 있고, 한편으론 “구형 그대로 나오는 일은 없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기소도, 재판도, 선고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건은 그보다 훨씬 앞선 시점, 처음 조사실에 들어서는 순간 이미 방향이 정해진다. 첫 질문을 받았을 때 그 질문에 어떤 태도로, 어떤 말로 응답했는지 기억나는가? 바로 그 짧은 시간 동안 사건의 ‘인식’이 형성된다. 이때 형성되는 것은 단순한 첫인상이 아니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바라보는 기준점이며, 이후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종종 ‘무슨 일이 있었는가’보다 ‘처음 어떻게 말했는가’가 사건의 성격을 규정한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초기 진술이 어떤 구조를 갖고 있었는지에 따라 사건은 전혀 다르게 기록된다. 필자는 같은 상황이 어떤 사건에서는 계획적 범행으로, 또 다른 사건에서는 우발적 상황으로 해석되는 과정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 차이는 사실관계가 아니라 초기 진술의 구성 방식에서 비롯된다. 처음부터 정리되지 않은 진술은 사건을 설명하기보다, 사건의 방향을 고정해 버린다. 문제는 이렇게 형성된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초기에 잘못 정리된 진술은 이후 아무리 보완해도 ‘사후적인 주장’으로 취급되기 쉽다. 당시에는 혼란스러웠고 충분히 설명할 여유가 없었다
Q. 저는 2024년 8월 23일 특수강간(당시 인정 죄명은 준강간), 상해,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은 뒤, 같은 해 12월 12일 항소심에서 특수강간, 상해, 특수주거침입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되어 복역 중입니다. 그런데 최근 같은 날 고소되었던 별개의 사건인 ‘카메라등이용촬영’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제 연인이었고, 위 강간 사건과 동일인입니다. 해당 사건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해악을 입힐 목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점이 드러나 이에 근거해 특수강간 등의 재심을 청구했더니 재심이 받아들여졌다는 취지의 문서를 받고 의견을 제출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다만 어디에 의견을 구해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고, 금전적 여유도 없어 변호인을 선임하지 못해 매우 막막한 상황입니다. 문서 어디에도 국선변호사의 존재 여부나 의견서 제출 절차에 대한 안내가 없어, 재심이 인용되었다는 희소식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1년 8개월 동안 ‘강간범’이라는 낙인 속에서 억울하게 수용 생활을 하다가 비로소 희망이 보이는 상
이번 ‘법•알•못 상담소’ 코너에서도 독자분들이 보내주신 개별 질문들에 하나씩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서신을 통해 직접 질문을 주신 분은 한 분일 지라도, 같은 고민을 안고 계신 분들은 훨씬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드리는 답변들이 그분들의 답답한 마음을 덜어드리고, 궁금증을 풀어 드리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시작하겠습니다. Q1.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더시사법률>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번 구속 영장이 청구됐다가 다행히 기각 결정을 받았는데요. 저는 안심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는 다시 영장이 청구될 수도 있다고 해서 너무 불안하고 걱정이 됩니다. 같은 사건으로 또 다시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도 있는지,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습니다. A1. 일단 질문자분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다는 것에 대해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얼마나 마음 졸이셨을까요. 가족분들께도 굉장히 반가운 소식 이었을 것 입니다. 실무에서도 영장 기각은 수사 기관의 인신구속 시도가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것이기에 매우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다만 조심스럽게 말씀 드립니다만, 구속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