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우연히 ‘직업훈련’이라는 좋은 코너를 보며 훈련생 시절의 감회가 떠올라 제 경험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2019년 겨울 2020년 상반기 직업훈련생 원주교도소 ‘타일기능사’ 과정에 선발되었습니다.
당시 경북북부 제2교도소 관용부에서 생활 중이었고, 선발 소식을 듣고 큰 기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훈련 일정은 기약 없이 연기 되었고, 어렵게 얻은 기회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상황은 점점 심각해져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경북북부제2교도소의 수용자 500여 명은 전국 각지로 조절 이송을 가게 되었습니다. 전 사동이 전부 독거 사동이 었던 그곳의 특성상 저도 10여 명과 함께 경주교도소로 이송되었습니다.
마 침 그 시기가 2019년 12월 말, 훈련생 이송이 있을 시기였습니다. 훈련 과정이 취소될 것이라는 소문 이 돌며 불안은 커졌지만, 약 30일 후 훈련 재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1월 말 원주교도소로 이송되었고, 30여 명의 훈련생이 차례로 도착해 2월 초부터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모집 관련
직업훈련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는데, 상반기는 하반기에 비해 모집 인원과 학과목이 거의 두 배 정도 많습니다. 신청 절차는 전국 교정시설의 대부분이 동일하므로, 제 경험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만 훈련생 모집 공고가 뜨고 신청·마감까지의 기간이 일주일도 안 될 만큼 짧기 때문에, 훈련생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미리 희망 학과목을 정해두고 공고를 기다리시는 것이 좋습니다. 학과 목록표는 사 동 담당 근무자님께 요청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타일기능사 자격증 시험 관련
건축 관련 자격증은 대부분 실기시험 위주이며, 필기·실기 여부는 모집 공고에 명시됩니다. 주위에서는 일종의 ‘노가다’ 과정이라 힘들거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경험 해 보니 크게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일상에서 흔히 보는 ‘타일’ 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볼 수 있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흙과 시멘트일 뿐인 것들이 손의 힘과 기술을 통해 융화되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과정이 신기했습니다.
요즘에는 대부분 타일본드를 이용해 붙이지만, 자격증 실기시험에서는 여전히 모르타르를 물과 섞어 점도를 맞추고, 손바닥으로 비비며 타일을 붙이는 전통적인 방식을 사용합니다.
교육을 받기 전에는 ‘그냥 타일을 붙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타일장의 수평을 잡고 줄눈을 메우는 세밀한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손재주가 없다고만 생각했던 저는 해당 과정을 통해 ‘안 되는 건 없구나’하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저처럼 열정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기술을 익힐 수 있고, 그라인더 같은 위험 도구도 안전 교육을 통해 충분히 자신 있게 다룰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훈련생들 끼리 서로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고 단합해 나가던 분위기는 지금도 그리워지곤 합니다. 당시 가석방으로 인한 중도 출소자를 제외하고 동기 전원이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후기
저에게는 타일기능사 과정의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그라인더, 수평계, 저울, 타일, 모르타르 등 생소한 도구 들을 태어나 처음 보고 다뤄봤습니다. 그러나 하나씩 배워가는 과정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저는 자격증을 따고 나서 관련 직업을 갖지는 않았지만, 이후 집의 타일 수리는 제가 직접 합니다. 직업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내 기술이 생긴다’는 점에서 큰 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뜻하지 않게 수용생활을 하게 되더라도, 배움의 기회가 있다면 직업 훈련 과정을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훈련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이라면, 코로나19로 인해 교육이 불확실할 때 느꼈던 불안감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을 꼽자면 학과목과 선발 인원이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보완되어 더 많은 분들에게 배움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