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소변을 제출해 마약 검사를 피한 피의자에게 위계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하급심 판단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체포와 채뇨 요구 자체가 위법한 강제수사라면 이를 전제로 한 공무집행방해죄도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24년 6월 필로폰 투약 방조 혐의로 긴급체포된 뒤 유치장에서 다른 사람의 소변을 자신의 것처럼 제출해 음성 판정을 받고 석방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유치장에 있던 B 씨에게 금전을 주고 소변을 받아 제출한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경기 의정부의 한 호텔에서 B 씨와 함께 있던 A 씨는 퇴실 직후 경찰과 마주쳤고 경찰의 요구로 객실로 이동했다. 이후 B 씨의 가방에서 마약류가 발견되면서 B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문제는 그 이후 객실에 남아 있던 A 씨가 협조를 거부하자 경찰은 양팔을 붙잡아 수갑을 채운 뒤 신체를 수색했다. 별다른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소변 검사를 요구했고 약 1시간 동안 실랑이 끝에 긴급체포했다. 1심과 2심은 이를 모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으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에 대해 항소심이 1심보다 형량을 늘려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주가조작 부분에서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하고, 금품수수 부분에서는 알선수재와 포괄일죄를 적용해 유죄 범위를 확대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5-2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1심에서 일부만 인정됐던 금품수수 혐의는 항소심에서 전부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2개와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나의 청탁 과정에서 이어진 일련의 행위로 보고 전부를 알선수재 범행으로 인정했다. 압수된 다이아몬드 목걸이는 몰수됐고 일부 금액에 대한 추징도 명령됐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1심은 김 여사의 일부 행위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하고, 시효가 남은 부분에 대해서도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단순 투자 또는 자금 제공에 해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반면 항소심은 김 여사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시세조종 구조를 인식한 상태에서 거래에 참여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됐던 고(故) 윤동일씨 사건과 관련한 수사기록 확보가 국가배상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법원이 기록 제출 협조를 요구하면서 당시 수사 과정의 위법성 규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18부(류승우 부장판사)는 28일 윤씨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유족 측은 윤씨가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로 잘못 특정된 데서 이번 소송이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 대리인은 “불법 행위의 출발점이 용의자 오인에 있는 만큼 당시 수사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판부 역시 기록 확보 필요성에 공감했다. 재판부는 “통상 불기소 사건 기록은 검찰이 제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사안은 필요하다면 현장 확인까지 검토해야 할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가 측에 문서 송부 촉탁에 적극적으로 응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민사소송법 제352조의2는 문서 송부를 촉탁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협력해야 하며, 문서를 보관하고 있지 않거나 송부 촉탁에 따를 수 없는 사정이 있으면 그 사유를 법원에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다. 또 민사소송규칙 제
올해 상반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방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관광업계는 여행객 증가가 지역 경제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코레일은 5개 시도(부산·광주·울산·전남·경남)와 협력해 남부권 동서를 잇는 ‘남도 기차둘레길’ 여행 활성화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남도 기차둘레길’은 부산역에서 출발해 해남·장흥 일대를 돌아보는 코스, 목포역에서 출발해 진주·하동 명소를 방문하는 코스 등 4개 노선을 갖췄다. 다음달 16일 진주·하동 코스를 첫 시작으로 연중 운영된다. 코레일과 문체부는 기차와 버스, 숙박을 묶어 1박 2일 상품을 구성하고 상품가의 최대 35% 할인 혜택을 지원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2월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발표된 ‘지역 관광 대도약 방안’의 일환이다. 코레일은 대중교통을 기반으로 지역 관광 수요를 확대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코레일은 문체부·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5월 31일까지 ‘인구감소지역행 자유여행상품’을 운영하며 지역 여행 환급 프로모션을 운영하고 있다. 삼척·단양 등 42개 인구감소지역 내 지정 관광지를 방문한 뒤 QR코드 또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으로 방
성폭행 사건에서 가장 첨예한 다툼이 발생하는 영역 중 하나는 ‘동의’의 존재 여부다. 특히 준강간 사건에서는 당사자의 인식과 법적 판단 사이에 큰 간극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의 피고인은 분명히 합의된 관계였다고 호소하지만, 고소인은 당시 상황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될 경우 당시 상대방의 상태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필요하다. 준강간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상황을 이용해 성관계를 가졌을 때 성립하는 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쟁점은 ‘상태’다. 즉 상대방이 정상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 여부가 유죄 판단의 기준이 된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발생한 성관계는 바로 이 지점이 다툼이 되는 대표적인 경우다. 술을 마신다고 해서 모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지는 않는다. 또한 같은 양의 술을 마셨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취하는 정도와 판단 능력 저하의 수준은 다르게 나타난다. 따라서 단순히 음주 사실만으로 곧바로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당시 피해자가 정상적인 판단이나 거부가 어려운 상태였는지를 구체
동거하던 남성을 살해한 뒤 양평 두물머리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의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전과가 밝혀졌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2014년 12월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오선희 부장판사)는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성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성씨는 2013년 11~12월 한 달 간 당시 13세던 가출 청소년 B양을 “월세방 얻을 때까지만 돈 벌자”며 부추겨 성매매를 하도록 유도했다. 또 인터넷 채팅으로 성매수자 150여 명을 모집하고 피해 아동으로부터 하루 평균 약 80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13세에 불과한 청소년을 하루에 무려 5~6회씩 성매매를 시킨 다음 그 화대를 착취한 것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성씨는 올해 1월 14일 동거하던 30대 남성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후 경기 양평군 남한강 두물머리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살해 이전에도 피해자를 상습적으로 협박·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오병희 부장판사)는 다음 달 7일 성씨의 첫 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
이별한 연인 사이에서 주식 수익금 분배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투자 조언의 대가로 수익 일부를 요구한 전 남자친구의 행위를 두고 상식과 법적 기준을 벗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헤어진 남자친구가 투자 수익금 30%를 요구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대기업에 재직 중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어제 헤어진 남자친구 때문에 손이 떨릴 정도로 황당하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전 남자친구는 자산운용업계 종사자로, 연애 기간 동안 특정 종목을 지속적으로 추천해왔다. A씨는 자신의 자금으로 해당 종목에 투자했고,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도 전적으로 본인이 부담해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익이 발생한 이후였다. 전 남자친구는 “종목을 추천해준 대가”라며 수익금의 일정 비율을 요구했고, A씨는 이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약 150만 원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초 요구 비율은 40%였으나 협의 끝에 30%로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별 이후에도 전 남자친구는 “월요일 장이 열리면 보유 주식을 전부 매도한 뒤 수익금의 30%를 입금하라”며 “미래를 생각하며 종목을 추천해준 대가”라고 주장했다. A
결혼정보업체 등을 통해 만난 남성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금품을 가로챈 사건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범행 방식이 이른바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고인 김소영 사건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면서 모방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상해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20대 여성 A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수도권 일대에서 남성 4명에게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약 489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결혼정보업체나 지인 소개로 알게 된 남성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약 한 달간 동거하며 관계를 형성하고, 음식이나 음료에 수면제를 넣는 방식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잠들면 휴대전화를 이용해 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수백만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금품을 챙겼다. A씨는 “수면제는 병원에서 공황장애 치료 목적으로 처방받은 것”이라며 “피해자들이 스스로 약을 복용했고 금품도 자발적으로 건넨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피해 남성이 잠에서 깬 뒤 이상함을 느끼고 신고하면서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시송달로 재판이 진행돼 유죄가 확정된 경우 재심 사유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절차적 권리 보장이 결여된 상태에서의 유죄 확정은 유지될 수 없다는 취지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횡령,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대출을 미끼로 접근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계좌와 체크카드를 넘기고 피해금 일부를 인출해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적장애인의 신분 정보를 이용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은 뒤 수십 차례에 걸쳐 약 170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1심과 2심은 모두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재판 도중 도주한 점 등을 불리한 사정으로 판단해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A씨가 자신의 책임 없는 사유로 공판에 출석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됐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사건을 다시 살폈다. 재판의 쟁점은 특례법상 불출석 재판 요건이 충족됐는지와 피고인의 불출석에 귀책사유가 있는지, 상고권
Q. 구속 시 압수된 물품과 금원은 본인에게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에서 별도 동의나 위임 없이 법률 대리인인 변호인에게 환부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속되어 신변이 자유롭지 않은 상태에서 해당 금액을 변호인으로부터 돌려받을 방법이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입니다. 1. 검찰이 압수물 환부금을 변호인에게 지급할 수 있는 것인지 형사소송법 제332조는 “압수한 서류 또는 물품에 대하여 몰수의 선고가 없는 때에는 압수를 해제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검사는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게 되면 압수물을 소유자·소지자·제출인 등 “권리 있는 자”에게 환부하여야 합니다. 대법원도 피해자에게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면 검사는 피압수자나 제출인 이외의 사람에게 압수물을 환부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원칙적으로 귀하에게 직접 돌려주는 것이 맞고, 제3자인 변호인에게 곧바로 지급하는 것은 엄격한 요건을 갖춘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검찰압수물사무규칙은 이 점을 구체화하여 압수금이나 환가대금을 환부할 때에는 피환부인의 신원을 확인하도록 하고 있으며, 대리인이 수령하는 경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