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로 신상공개 대상이 된 이들 가운데 추가 범죄로 교정시설에 수용된 인원의 약 3분의 1은 출소 전에 신상공개 기간이 종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 위험이 가장 높은 사회 복귀 시점에 제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정부도 법 개정에 착수했다. 2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성범죄로 신상정보 공개 대상이 된 인원은 총 3461명이다. 이 가운데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인원은 471명으로, 이들 중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32명은 출소 전에 신상공개 기간이 만료될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제도는 성범죄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의 이름·나이·사진·주소 및 실제 거주지·전과·전자장치 부착 여부 등을 일정 기간 국가가 관리하고, ‘성범죄자 알림e’ 등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다. 공개 기간은 범죄의 중대성에 따라 10년에서 최대 30년까지 부과된다. 문제는 수감 기간에도 신상공개 기간이 형 집행과 무관하게 그대로 경과한다는 점이다. 성범죄자가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경우 ‘성범죄자 알림e’에는 ‘교정시설 수용 중’으로만 표시될 뿐, 공개 기간 자체는 중단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장기간 수감된 경우
김건희 여사가 1심 선고 이후 지지자들에게 받은 편지와 영치금을 큰 위안으로 삼고 있다는 근황이 전해졌다. 김 여사의 변호인인 유정화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사님께서는 영치금과 함께 보내주신 짧은 메시지와 편지, 기도 글, 그림과 사진 등을 구치소 벽에 붙여두고 큰 위안으로 삼고 계신다”며 “보내주신 분들의 이름을 공책에 한 분 한 분 적어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또 “김 여사가 어지럼증 등 건강상의 이유로 일일이 답장을 드리지 못하는 점을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며 “민감한 시기인 만큼 일반 접견이나 답장이 어려운 사정을 이해해 달라고 전해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게시글 제목은 ‘보내주신 마음, 모두 기억하고 있다’로 김 여사의 발언을 직접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현재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번 메시지는 지난달 28일 1심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은 지 사흘 만에 전해졌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김 여사에게 통일교로부터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만 일부 유죄로 인정했다. 반면 △도이치모터스 주
캄보디아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다가 태국으로 근거지를 옮긴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룽거컴퍼니’ 소속 조직원들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2일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김정곤) 심리로 열린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팀장급 조직원인 30대 조모 씨에게 징역 35년과 추징금 960만 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20대 조직원 A씨와 B씨에게는 각각 징역 30년에 추징금 900만 원, 징역 20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매우 중대해 엄벌을 통해 조직적 피싱 범죄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며 “조 씨는 범행 가담 기간이 길고, 다른 공범이 팀장을 맡기 전까지 로맨스 스캠 조직을 총괄하는 등 역할이 중대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A씨와 B씨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기간이 비교적 짧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 말부터 2024년 6월까지 ‘룽거컴퍼니’ 소속으로 활동하며 국내 피해자들을 상대로 각종 스캠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로또 미당첨 보상’, ‘사모펀드 투자’, ‘로맨스 스캠’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속여 금전을 편취하고, 이른바
피고인의 원활한 방어권 행사를 위해 피고인석에 부드러운 필기구를 고정형으로 비치해야 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2일 인권위는 지난달 5일 법원행정처장에게 이 같은 내용의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A구치소에 수용 중인 B씨는 법원 재판에 출석할 때 볼펜 지참이 제한돼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며 지난해 4월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A구치소 측은 수용자가 필기구를 이용해 판사나 변호인, 교도관 등을 폭행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물품 지참을 제한하고 있으며, 실제로 필기구가 흉기로 사용된 사례가 많아 안전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고 답변했다. 또 수용자가 재판정에서 방어권 행사를 위해 볼펜 사용을 요청할 경우 교도관이 대여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관련 법령에 따라 A구치소가 시설 안전과 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물품 지참을 제한한 것 자체만으로는 B씨의 방어권이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92조는 수용자가 마약, 흉기, 독극물 등 범죄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물품을 소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A구치소의 조치가 법정 내
“정말 몰랐습니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집행유예는 가능할까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차가운 수용시설의 벽 앞에 선 이들은 이 질문을 수없이 되뇌고 있을 것이다.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말에 현혹되었을 뿐이고, 통장 하나를 빌려주었을 뿐인데, 사건의 전모조차 명확히 알지 못한 채 인생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현실 앞에서 억울함과 절망이 교차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조직형 재산범죄 사건의 항소심을 오랫동안 수행하며 분명히 확인한 사실이 있다. 같은 범죄에 연루되었더라도 항소심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결코 같지 않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원심의 형을 그대로 감내하지만, 항소심은 1심의 단순한 반복 절차가 아니다. 특히 보이스피싱 사건의 항소심은 범행을 부인하는 데 그치는 자리가 아니라 어떠한 책임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를 다시 묻는 마지막 절차에 가깝다. 전략은 판결 이후가 아니라 수감된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시작된다. 첫째, 자신의 역할이 과대평가되었는지를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1심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태도가 항소심에서 반드시 효과적인 전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1심 판결이 피고인의 가담 정도나 범행 내
수년 전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에서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피고인이 수사 단계에서 다른 법무법인으로부터 받은 ‘법률자문보고서’를 검찰이 유죄의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변호사가 검토 과정에서 남긴 “유죄로 보인다”는 의견이 담겨있었고, 검사는 이를 근거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려 했다. 필자는 즉각 반박했다. “변호사가 무죄 의견서를 썼다면 무조건 무죄를 줄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로펌의 내부 의견이 유죄의 근거가 된다면 이는 헌법상 방어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 역시 이 문제의식을 공감하며 검사에게 즉각적인 증거 철회를 요청했고,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당시 법정에서 “이런 식이라면 수사는 왜 하나, 차라리 변호사 개인 휴대전화를 압수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까지 나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 경험을 떠올리면, 지난 2026년 1월 29일 국회를 통과한 변호사비밀유지권 도입은 분명 늦었지만 의미 있는 진전이다. 그동안 우리 법제에는 변호사가 상담 내용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의무만 있을 뿐, 국가의 강제 수사로부터 의뢰인과의 상담 자료를 지켜낼 권리는 명확히 규정돼 있지 않았다. 이번 개정으로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법
Q. 오늘은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내신 김영훈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A. 안녕하세요. 김영훈 변호사입니다.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27기를 수료했습니다. 판사로 근무한 뒤 변호사로 개업했으며, 2023년 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을 역임했습니다. Q. 법조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와, 그중에서도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법조인으로 활동하셨던 부친의 영향으로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법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판사에 지원한 이유는 재판이 개인의 권리와 의무는 물론 사회 질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이라는 가치 역시 판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Q. 판사 재직 시절 사직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가요? A. 형사단독 재판장을 맡아 근무하던 시절, 법원 내부 인사 조치 과정에서 재판부 전원이 교체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재판의 독립성과 관련해 개인적으로 문제의식을 느끼게 됐고, 이를 계기로 법원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하
경찰 출동 장면과 음란물 등을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해 허위 영상물을 제작·유통한 유튜버가 구속됐다. 법조계에서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AI 음란물 제작의 경우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1대는 전기통신기본법, 자본시장법,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유튜버 A씨를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를 활용해 허위 영상물을 제작한 뒤 유튜브 채널 ‘순찰 24시’ 등에 게시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실제 뉴스를 참고해 사회적 이슈를 선정한 뒤 이를 각색해 시나리오를 만들었고, 동일한 장면을 여러 버전으로 제작한 후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결과물을 최종본으로 게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과잉 진압을 하는 것처럼 연출한 영상도 포함됐다. 해당 영상은 실제 경찰청에 과잉진압 민원이 접수될 정도로 파급력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제작·유포한 허위 영상은 총 54개다.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등 다수의 SNS에 게시됐고, 영상당 조회 수가 1000만 회를 넘긴 사례도 확인됐다. 그는 조회 수와 구독자를 늘려 광고 수익을 얻
서울고법 형사13부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프로골퍼 안성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핵심 공소사실 전반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안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안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상준 전 빗썸홀딩스 대표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1152만5000원이 선고됐다. 상장 청탁을 한 사업가 강종현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두 사람 모두 1심에서는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형이 감형됐다. 코인 발행업체 관계자 송모씨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먼저 배임수재 혐의의 전제가 되는 상장 청탁 대가의 실제 교부 여부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코인이 상장되기도 전에 수십억원을 지급했다는 진술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금품을 건넸다는 강씨의 진술은 합리성과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계좌 흐름이나 객관적 물증 제3자 확인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진술만으로는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형사재판에서 유죄는 합리적 의심이 남지 않을 정도로 증명돼야 한다는 원칙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