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7일 청와대에서 여야 대표와 회동한다. 지난 2월 회동 무산 이후 약 54일 만이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홍익표 정무수석은 전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7일 오전 11시30분 ‘여야정 민생 경제협의체 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홍 수석은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 위기를 언급하며 초당적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회담에는 정청래 대표와 장동혁 대표,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송언석 원내대표가 참석한다. 정부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홍익표 정무수석이 배석한다. 이번 회동은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직후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송 원내대표가 중동 전쟁 대응을 위한 여야정 긴급 원탁회의를 제안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제는 민생 경제 대응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환율, 물가, 유가 등 경제 현안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다만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의제 제한 없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회담 목적에 대해 민생 회복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정치적 고려 없이 민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회가 ‘전쟁 추경’ 처리 시한으로 설정한 10일을 앞두고 있어 추가경정예산 논의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다. 국민의힘은 일부 사업 예산 삭감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개헌 문제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대통령이 시정연설 전 개헌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이전 개헌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송 원내대표는 앞서 여야 합의 없는 개헌 추진은 과거 권위주의 시기 사례와 유사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날 회동을 전후해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별도 회담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다만 청와대는 독대 여부와 회동의 상시화 가능성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회담이 실제로 성사될지 여부도 변수다.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의 사법개혁안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 측 불참으로 회동이 무산된 바 있다.
신규 변호사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자체 설문 결과가 나오면서 법조계 내부의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변호사 10명 중 8명이 신규 변호사 규모가 과도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포화와 생존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이에 변호사들은 직접 거리로 나서기로 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6일까지 회원 252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응답자의 75.9%(1914명)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가 ‘매우 과잉’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변시 합격자는 1744명에 달했다. 적정 배출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39.5%(996명)가 ‘1000명 이하’라고 응답했고, 24%는 ‘500명 이하’가 적정하다고 봤다. 경쟁 과열은 이미 수치로 드러난다. 응답자의 97.7%(2463명)가 변호사 간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해졌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사건 수임료도 급락했다. 최근 5년간 평균 사건 수임료가 30% 이상 크게 감소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2%(962명)에 이른다. 변호사들은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형사(87.7%), 민사(82.6%), 가사(79.3%) 분야가 포화 상태라는 인식이 강하다. 변협은 시장 포화가 단순한 인원 증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로 자문 수요가 줄고, 정부 기관의 사건 독점이 이어지는 데다, 세무사·노무사·법무사 등 유사 직역과의 경쟁까지 겹치면서 이러한 상황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 사건과 저수임료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전관예우 등 고질적인 법조 비리 문제도 여전히 법조계 신뢰를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변호사들은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꼽은 정책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정원 축소였다. 이어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절차 합리화, 결원보충제 폐지 등이 뒤를 이었다. 일부 응답자는 유사 직역을 변호사로 일원화하거나 변호사시험 난도를 높여 연간 합격자 수를 500~1000명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유례없는 인구 절벽 위기에 변호사 수는 로스쿨이 도입된 2009년 약 1만 명에서 올해 4월 3만8234명으로 급증했다”며 “수요가 감소하는 시장에서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서비스 품질을 저하시킬 뿐”이라고 주장했다. 변협은 오는 6일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 정문에서 변호사 배출 규모 감축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20년 넘게 성매매를 알선해 온 대형 업소가 경찰에 적발됐다. 성매매 영업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건물이나 자금을 제공한 경우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되는 건물주 책임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3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올해 1분기 성매매 업소와 학교 주변 유해시설 등 95곳을 단속해 업주 등 170명을 검거하고, 알선 대금 등 2890만원을 압수했다. 단속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 이번에 적발된 강남 소재 업소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규모의 대형 영업장으로, 반복된 단속에도 동일 건물에서 약 20년간 불법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해외 기반 전용 사이트를 개설해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치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해당 업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업주 등 10명을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현장에서 침대 40개와 알선 대금 1355만원을 압수했다. 재영업을 차단하기 위한 폐쇄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상호 변경과 대표자 교체를 반복하며 단속을 회피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경찰은 이 같은 편법 운영을 근절하기 위해 영업에 사용된 시설물까지 폐기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와 함께 동대문구·강북구·광진구 등 학교 인근 대형 업소 5곳도 추가로 적발돼 22명이 검거됐다. 광진구의 한 업소에서는 영업 장부를 확보해 불법 수익 약 1억원을 특정하고 과세 조치를 진행했다. 현행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다목은 성매매 알선뿐 아니라 해당 영업에 자금이나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조계 안팎에서는 성매매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면서 자금이나 토지·건물을 제공한 경우도 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개인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지 여부를 두고 논의가 이어져 왔다. 실제로 오피스텔을 임대한 뒤 해당 공간에서 성매매가 이뤄져 건물주가 수사를 받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임대인이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 처벌 대상이 되지 않지만 영업 형태나 정황상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형사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2006년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 집창촌 건물주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도 헌법재판소는 관련 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매매 구조의 고질적 폐해와 인권 침해를 차단하기 위한 공익이 개인의 재산권보다 크다고 보고, 건물 제공 행위에 대한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성매매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황에서 건물을 임대한 경우 소유주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범죄수익은닉규제법에 따라 해당 영업으로 얻은 재산도 몰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관리 업무에 관여했더라도 범죄 인식 여부에 따라 형사 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며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이 입증되면 무혐의 판단이 가능하므로 수사 초기부터 법률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제5조의4의 상습적인 절도·강도 등 특정 재산범죄를 가중처벌하는 조항에 대해 확고한 합헌 판례 동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상습절도 혐의 가중처벌을 다룰 때 이 조항 자체가 위헌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상습절도 사건에서는 이 사건이 과연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정한 엄격한 구성요건을 모두 충족하는지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것이다. 대법원은 특가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가 형법상 누범가중에 대한 특칙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자적인 범죄유형을 규정한 구성요건이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이는 검사가 이 조항으로 기소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요건 요소들을 모두 엄격하게 증명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호인은 다음 사항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3회 이상 징역형’이라는 전과 요건의 충족 여부이다. 대법원은 이 요건을 매우 까다롭게 판단하며, 법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전과는 산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형이 실효된 전과는 ‘징역형을 받은 경우에 포함되지 않으며(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도8021
재판받는 당사자들과 만나다 보면 이들의 억울함에는 일정한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수사기관은 모든 증거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그 내용을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편집하여 제출한다. 반면 수사 대상인 피의자는 고소장과 자신이 진술한 피의자신문조서 외에는 거의 모든 증거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피고인에게는 검사의 기소 이후에야 비로소 증거기록 전체를 열람할 권한이 부여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수사기관이 구축한 증거 구조는 이미 상당 부분 완성되어 있고, 그 위에 형성된 법관의 초기 심증 역시 일정한 방향성이 생긴다. 이러한 상태에서 방대한 기록을 분석하고 그 허점을 찾아내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일은 전문적인 법률 지식과 경험이 없는 개인에게 사실상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다. 따라서 단순한 서면 반박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변호인의견서나 준비서면을 통해 논리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이미 형성된 인식을 전환시키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때 요구되는 것은 법관으로 하여금 기존 기록만으로는 유죄를 확신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갖게 만드는 ‘결정적 장면’이다. 그 중심에 놓이는 절차가 바로 증인신문이다. 증인신문이 공판절차의 꽃이라 불리는 이유는 서면
최근 도입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제(헌법재판소법 개정), 법왜곡죄(형법 개정),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은 사법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선의에서 출발했다.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겠다는 문제의식 자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법은 의도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까지 함께 보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재판소원제’와 ‘법왜곡죄’를 들여다보면, 개혁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위험 요소가 결코 가볍지 않다. 먼저 재판소원제는 대법원 확정판결이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면 헌법재판소가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극히 제한적으로만 허용되던 영역을 일반 재판까지 확대한 것이 핵심이다. 겉으로 보면 사법 통제 장치를 강화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제도가 실질적인 권리 구제보다 ‘희망 고문’에 가까운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문턱은 낮아졌지만, 인용 요건은 여전히 엄격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청구는 폭증하고, 실제로 구제되는 사례는 극소수에 그치
성범죄 사건에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뒤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피해자 진술 외에 뚜렷한 물증이 없는 사건도 있고 무죄를 뒷받침할 정황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법원이 피해자의 대응이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는 이유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비정형적 반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성범죄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개념이 ‘성인지 감수성’이다. 대법원은 성범죄 사건을 심리할 때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여러 판결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난이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의 행동을 일반적인 기준으로만 평가하면 사건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 법리는 분명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해자가 범행 직후 가해자에게 평온한 메시지를 보냈다거나 신고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진술을 배척하는 것은 성범죄 피해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판단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대응 방식은 사건마다 다르며 일정한 유형으로만 설명될 수 없다는 점도 여